치매노인 실종 대비 모의훈련

2024-05-02 13:00:15 게재

구로구 6월까지 두차례

시장·고등학교에서 진행

서울 구로구가 지역 내에서 치매노인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모의훈련을 하기로 했다. 구로구는 5월과 6월 각 한차례씩 ‘지(G)브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모의훈련은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이다.

구로2동 고척2동 등 4개 치매안심마을이 함께한다. 매년 치매노인 실종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자칫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빠르고 안전하게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의미도 있다.

2024년 현재 구로구는 노인이 전체 인구 가운데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주민 가운데 7141명이 치매환자로 추산된다. 지난해 구로구에서 발생한 치매환자 실종신고는 138건이다. 전체 실종신고 322건 가운데 42.8%로 절반에 육박한다.

구로구는 치매노인 실종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달부터 모의훈련을 한다. 훈련은 시장형과 체험형 두가지로 준비한다. 시장형 모의훈련은 시장상인회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치매환자의 특성과 대응 행동요령 등을 교육한 뒤 실종 발생 상황을 가정한다. 실종된 주민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고 가족에게 인계하기까지 전 과정을 실제처럼 훈련한다.

체험형 모의훈련은 학교나 기관에서 치매와 치매환자에 대해 알고 이해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둔다. 교육을 진행한 뒤 보물찾기 방식을 빌려 치매 배회 인식표 찾기를 하고 신고서를 작성하는 요령을 익힌다.

시장형은 오는 8일 고척2동 고척근린시장에서, 체험형은 다음달 13일 오류동 덕일전자공업고등학교에서 진행한다. 구로구 치매안심센터와 구로경찰서가 함께하면서 치매환자를 둔 가정에서 사전 지문등록을 하도록 홍보전도 펼친다.

구는 모의훈련을 계기로 동참한 상인회 학생을 비롯해 4개 동 치매안심마을 통장 등 400여명을 ‘실종 예방 지킴이’로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치매환자 행동과 특성을 비롯해 배회 인식표 등 치매노인 표식, 실종 대처법 등을 배우고 이웃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모의훈련은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며 “환자와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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