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대부, 부동산 사기로 수사

2024-05-07 13:00:01 게재

삼흥그룹 김현재 회장

투자 명목 폰지 사기

기획부동산 대부로 알려진 삼흥그룹 회장 김현재씨가 투자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만 1000명이 넘고 피해금액도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김씨와 삼흥그룹 계열사인 케이삼흥 경영진을 수사 중이다.

김씨는 2000년대 전후에 급속도로 퍼진 기획부동산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는 산림이나 맹지, 개발제한구역 등의 땅을 경매로 헐값에 사들인 뒤 이를 쪼개 되파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전화상담원(텔레마케터)을 대거 채용해 무작위 홍보를 했다. 해당 토지에 개발이 예정돼 있다거나 개발제한이 풀린다는 등의 포장을 했던 일이 문제가 됐다.

일부 토지에 투자한 이들은 시세차익을 보기도 했지만 피해를 본 이들이 고소·고발을 하면서 경찰은 물론 검찰도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현 반부패범죄수사부)와 마약조직범죄수사부(현 강력부)가 김씨 신병을 확보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부동산사건 전담수사부서였던 형사8부가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이후 김씨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출소했지만 부동산 사업을 놓지 않았다.

최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건의 흐름도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획부동산 대신 유행하는 부동산 투자플랫폼이라는 간판으로 바꿔 단 것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케이삼흥은 2021년 설립됐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이 개발할 사업예정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팔아 차액을 실현한다는 내용이다. 단기 투자성과를 보기 어려운 구조인데도, 케이삼흥은 월 2% 이자 지급을 약속했다.

투자자들은 초기에 정상적인 이자 지급이 이뤄진 후 약정기간 이후 원금까지 되돌려 받았다. 안심한 투자자들이 투자액을 늘려 케이삼흥에 맡겼지만 얼마 되지 않아 원금은 물론 이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전형적인 돌려막기(폰지) 사기 방식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케이삼흥측은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라고 설명을 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경찰은 서울경찰청 금수대에 사건을 모아 수사하고 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오승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