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메탄 규제 법 제정 '초읽기'

2023-11-20 11:03:07 게재

온실효과 크지만 잔류기간 짧아

탈루 현상 등 관리 정책 효과 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메탄 배출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5일(현지시각) 이사회 유럽의회와 메탄 배출 규제법안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만약 이 법안이 최종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면 2027년 1월 이후 계약되는 수입산 화석연료에도 메탄 감축 의무가 부여된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EU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세계적으로 메탄가스 규제 강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석유·가스를 채굴하는 장면. 사진 이미지투데이


게다가 이미 2021년 '국제메탄서약'에 많은 국가들이 동참하기로 한 바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100여개 국가들이 참여하는 이 서약은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메탄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기 중에 퍼져있는 메탄가스 규모는 이산화탄소보다는 적다. 20일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91.4%로 절대적이다. 물론 비이산화탄소(Non-CO₂) 온실가스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물질이 메탄이긴 하지만 전체에서는 4.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메탄에 관심을 두는 걸까. 바로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력과 잔류 기간 때문이다. 메탄은 열기를 대기권 안에 가두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반면 잔류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100년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효과를 1로 가정했을 때 메탄가스는 이보다 20배 이상 높다. 게다가 메탄은 한번 배출되면 약 12년 정도 대기 중에 체류한다. 이에 비해 이산화탄소의 잔류 기간은 5~200년으로 굉장히 길다.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잔류 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 영향은 수십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메탄이 정책적으로 배출량을 줄일 경우 가장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온실가스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역시 메탄 감축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 1실무그룹'에 따르면 2019년 대기 중 메탄의 농도는 최근 80만년 동안 제일 높았다(매우 높은 신뢰도). 게다가 1750년 이후 메탄 농도는 156%나 증가했다(매우 높은 신뢰도).

IPCC는 이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메탄가스가 배출된 이후 20년간은 같은 농도의 이산화탄소와 대비 84배에 달하는 온실효과를 창출한다"며 메탄 감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연가스에서 85% 정도를 차지하는 메탄은 유전 지대에서 채굴 과정을 통해 방출된다. 송유관에서 미세한 균열을 통해 새어 나오는(탈루 현상) 메탄 규모 역시 상당하다. 북미에서는 석유·가스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많은 메탄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중국에서는 석탄 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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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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