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가 조류 번식에도 악영향

2024-03-04 13:00:04 게재

해상풍력 잠재 영향 등 추가 연구

해양쓰레기가 괭이갈매기 번식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괭이갈매기는 한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볼 수 있는 바다 새다. 주로 어류와 해양 무척추동물을 먹는다.

4일 국제학술지 ‘다양성(diversity)’의 논문 ‘한국에서 성체 및 어린 괭이갈매기 번식지의 해양쓰레기 피해 현황’에 따르면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성체나 어린 갈매기 모두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 지역 중 한 개의 섬 외에는 성체 갈매기에서 더 피해가 컸고 번식기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번식 성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다.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 자연환경연구실 연구위원 등은 2021년 4~7월 괭이갈매기 번식기에 한국의 5개 무인도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각 섬별 괭이갈매기 번식 밀도를 평가하고 번식 개체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서다. 또한 위성사진자료를 이용해 번식 가능 면적을 계산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해양쓰레기로 인한 총 피해는 성체 14마리와 어린 갈매기 11마리에서 발견됐다. 갈매기들이 가장 손상을 입은 부분은 다리다. 낚싯줄과 갈고리가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 어른 갈매기의 경우 해양쓰레기가 신체에 얽혀서 나타나는 피해가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섭취로 인한 피해도 3건이었다. 반면 어린 갈매기의 경우 해양쓰레기가 신체에 얽혀서 나타난 피해는 6건, 섭취는 5건으로 비슷했다.

2021년 해양쓰레기로 죽거나 다친 성체 괭이갈매기들 a. 4월 동만도에서 확인된 다리에 플라스틱 조각이 걸린 개체. b. 5월 동만도에서 다리에 낚싯줄이 걸린 채 죽은 개체. c. 7월 난섬에서 발견된 낚싯바늘을 삼켜 죽은 개체. d. 5월 불무기도에서 발견된 다리에 낚싯줄이 얽힌 채 죽은 개체. e. 6월 불무기도에서 확인된 몸에 낚싯바늘이 걸린 개체. f. 7월 불무기도에서 발견된 다리에 낚싯줄이 얽혀 죽은 개체. 사진 이후승 박사 연구팀

특이하게도 충남 태안군 근흥면 궁시도에서만 해양쓰레기 피해 발생률이 성체보다 어린 개체가 더 높았다. 어린 개체에서는 해양쓰레기 섭취와 신체 얽힘 피해 사례가 모두 확인됐다. 반면 어른 갈매기에서는 해양쓰레기 섭취 피해 사례가 1건만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 빈도와 유형은 번식지의 지형적 특성과 인간의 어업 활동 수준에 따라 다양할 수 있는 걸로 나타났다. 번식기 괭이갈매기에게 해양쓰레기로 인한 얽힘 피해 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어업, 특히 레저낚시와 연관이 많았다. 또한 번식지 근처에 해상 풍력 발전소가 있으면 해양 환경에 추가적으로 인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번식기 괭이갈매기의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 현황 조사를 위해 실시됐다.연구진은 “해상 풍력 발전 단지의 잠재적 영향을 포함해 환경요인과 해양쓰레기가 괭이갈매기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상세한 평가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어업 활동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