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는 의·정 대화…당분간 어려울 듯

2024-03-27 13:00:04 게재

의협 새 회장 “원점에서 재논의 준비돼야 협의” … 진료지원간호사 1900명 추가 예정

윤석열대통령의 ‘의료계와의 대화’ 지시에 따라 의-정간의 대화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환자단체 등은 기대하지만 당분간 진지한 대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의사협회 새회장이 선출됐지만 서둘러 대화할 의지가 없고 의대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은 이어지고 있다. 비상진료 발생에 대비 진료지원간호사 1900명이 추가된다.

27일 중앙재난대책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협회가 새로 뽑힌 회장을 중심으로 정부의 의대증원과 의료개혁 추진을 반대하는 강경투쟁을 나설 전망이 나온다.

당장 정부가 제시하는 조건없는 대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길어지는 의정 갈등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26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임현택 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26일 당선 확정 후 “정부가 원점에서 재논의를 할 준비가 되고, 전공의와 학생들도 대화의 의지가 생길 때 그때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앞서 의협비대위 활동에서 의대정원은 지금도 많다며 오히려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임 당선인은 같은 날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으로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중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당선인은 현재 의협비대위 활동 관련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의대교수들의 사직서 제출과 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기존 의료진의 피로도가 높아짐에 따라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한다.

정부는 25일 군의관와 공중보건의사 등 413명을 의료기관에 파견하고 있다. 이어 ‘진료지원 간호사’도 확대해 나간다.

보건복지부는 4일부터 15일까지 47개 상급종합병원, 87개 비상진료 공공의료기관 대상으로 진료지원 간호사 증원 계획을 조사한 결과 현재 약 5000명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또한 향후 상급종합병원 1599명, 공공의료기관 320명 등 1900여명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추가로 증원 예정인 점을 확인했다.

정부는 시범사업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진료지원 간호사 표준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수술 외과 내과, 응급중증 4개 분야 프로그램을 4월 중 제공하고 시범사업 기간 동안 심혈관 신장투석 상처장루 집중영양 4개 분야 프로그램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수도권 주요 5대 병원의 진료상황은 유지되고 있다. 전공의가 없는 종합병원의 입원환자는 평시인 2월 첫주 대비 3월 셋째 주 기준 10.3% 증가했다. 대형병원 환자들 일부가 비수련병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계에 대화를 제시한 정부는 3월 20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과 학교별 배정을 확정했다.

대학입학전형 반영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5월 내로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규홍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 원칙은 변함없다”며 “ 정부는 국민께 약속한 대로 의료개혁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갈등 상황을 조속히 수습하고 의료현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화와 설득 노력도 적극적으로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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