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2000명 증원에 지방유학 바람분다

2024-03-27 13:00:03 게재

수능 수학 2~3등급도 합격선 … 지역인재전형 노리면 중학교 때부터 비수도권 입학해야

2000명 의대 증원분의 대부분을 비수도권이 차지하면서 지방유학 바람이 불고 있다.

정원 200명의 대형 지방의대가 나오고 지방의대 정원의 6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이 차지하면서 지역 학생들이 의대 진학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됐다. 일부 지방의대는 정원의 70~80%까지 지역인재전형으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의대 증원에 학원가 들썩’ 정부의 전국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 공식 발표 예정일인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의대 전문 홍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지역인재 전형 60%로 확대되면 2197명 =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지방의대 27개대학 모집정원이 2023명에서 3662명으로 1639명(81.0%) 대폭 확대된다. 아직 어떤 전형으로 선발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수시와 정시 모두 합격선 하락을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 수학 1등급을 받은 고3 재학생이 3346명이었음을 고려하면 종전 지방의대 모집정원은 2023명으로 1등급 학생이 1.7배로 많았지만 이번에 확대된 모집정원 3662명과 비교하면 0.9배에 불과해 오히려 1등급 학생이 적은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지역별 1등급 학생 수를 산출했을 때 강원지역은 고3 1등급 학생은 97명에 불과해 의대 모집정원 432명 대비 0.2배로 수능 최상위권 학생이 극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지역은 1등급 인원이 771명으로 해당 지역의대 모집정원 970명의 0.8배, 제주지역은 수능 수학 1등급 인원이 94명으로 해당지역 의대모집 정원 100명의 0.9배로 1등급 인원이 의대 모집정원보다 적은 상황이 발생한다.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지방 6개 지역 수능 수학 1등급 학생 수가 각 지역 의대 모집정원보다 부족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된 상황이라는 추산이다.

현재 비수도권 의대는 주로 수시선발 비중이 높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국어 수학 탐구 영어 중 3~4영역에서 1등급을 받아야 충족할 수 있다.

지역인재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완화되는 추세라지만 큰 차이는 없다.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이번에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최저 미충족에 따른 정시 이월 및 정시 합격선 하락이 예상된다. 수능 수학 2~3등급대도 합격할 수 있다는 예측도 일부 있다.

반면 서울수도권에서는 수학 1등급 학생 기준으로 현재 6.1배에서 4.5배로 축소됐으나 여전히 서울수도권 의대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지방 27개 의대 모집정원이 지역별로 확대됨에 따라 지방 지역인재 전형 확대도 불가피하다. 현행 지방 지역인재 전형은 1071명으로 전체 정원의 52.9%이다. 지역인재 전형이 60%로 확대될 경우 2197명으로 현행 대비 약 2배 증가가 예상된다.

◆현 중3부터 지역인재전형 지원 요건 강화= 지역인재 전형 확대로 지방소재 최상위권 학생은 지역의대 진학이 유리해진다. 지역인재전형은 대학이 위치한 권역의 고교 학생만 응시할 수 있다. 2028학년도 대입, 즉 현 중3부터는 중고교 모두 해당 지역에서 다녀야 하는 것으로 요건이 강화된다.

2021년 9월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해당 지역 고교 졸업생이면 지원이 가능했던 지역인재 지원 자격이 지방 중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지역 고교 졸업까지 해야 하는 것으로 강화됐다.

따라서 이미 수도권에 있는 중학생이라면 지방 지역고교로 진학을 해도 지역인재 전형을 지원하지 못한다. 현재 지방 지역고교에서 3년 동안 이수가 예정된 고등학생은 지역인재 전형 지원이 가능하다.

또한 전국 단위 선발이 가능한 지방소재 자사고나 자율학교에서도 각 지역별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이 가능해 지방소재 중학교 출신자와 초등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도 있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 때부터 비수도권에 입학과 졸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중3 중2 중1 학생들은 지금 시점에서 이미 중학교 입학을 비수도권에 했어야 한다. 지금 중학교 재학 중인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으로 전학을 간다하더라도 해당 지역인재 지원 자격은 부여되지 않는다.

현재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수도권 학생은 중학교를 전국 지역에 상관없이 비수도권에 입학을 하고 고교는 고교 소재지 의대가 있는 지역의대에 지역인재 전형 지원 자격이 부여받게 된다. 중학교를 비수도권으로 진학 후 고교는 지역내 자사고 또는 전국 기숙형으로 운영되는 전국단위 자사고 등의 관심이 높아질 수는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역인재 전형은 의대뿐만 아니라 약대 한의대 치대 간호대까지 적용된다. 의료보건계열 분야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지역인재 전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단 수의대는 지역인재 전형의 해당 사항이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중학교 진학시점에서 의대를 목표로 했던 것이 적성이 바뀔 수 있는 상황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비수도권으로 이동이 크게 늘기에는 여러 가지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 관련법 지방대육성법 제 10조 1항

법 제15조제2항제1호 및 제2호를 적용할 때 졸업요건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소재한 중학교 및 해당 지방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졸업(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졸업예정인 경우를 포함한다)할 경우에 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