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오픈런·큰병원 응급실 쏠림 해소하려면

2024-04-02 13:00:00 게재

24시간 소아전문상담센터 필요, 부모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해야

정부가 소아진료체계 개선에 필요한 보상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증소아가 전국 어디서나 안전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에서 진행돼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소아과를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문화조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소아 필수의료 보상 강화에 올해부터 연간 2600억원 규모의 수가 개선이 이뤄진다. 특히 5월부터 소아 고위험·고난이도 수술의 연령 가산을 크게 개선하고 고위험신생아 진료 지역정책수가를 새로 지원한다. 현재 1500g 미만의 신생아와 1세 미만의 소아에 적용하는 연령가산을 6세 미만까지 늘리고 가산 수준을 최대 300%에서 1000%로 올린다. 전문인력 확보와 유지가 어려운 지방 의료여건을 개선하고 고위험 신생아가 지방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게 지역 차등화된 공공정책수가를 새로 둔다.

소아과 합리적 의료 이용 문화를 만드는 것은 소아건강 관리에서 매우 중요하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이러한 소아진료 수가 개선은 중증소아와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합리적인 소아필수의료체계로 바꾸기 위해 ‘소아과 오픈런이나 대형병원 응급실 쏠림’ 같은 소아과 의료이용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희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은 ‘소아 필수의료대책 구체화를 위한 주요 과제 도출 및 대안 탐색'(2023.12) 보고서에서 “소아필수의료체계를 장기적으로 운영해 나가기 위해 합리적 의료이용 문화 조성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소아과 오프런 현상은 해당 지역에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의료서비스 이용자가 특정기관과 의료진을 선호하고 해당 정보를 맘카페 등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시킨다. 그 결과 특정 의료기관 혹은 의료인으로 쏠림 현상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형병원 응급실에 소아경증환자가 몰리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우선 부모의 의료욕구를 충족시킬 만큼의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부족하다. 야간 휴일 등 진료가능 기관은 더욱이 적다. 그리고 처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경우 아이의 발열 등 증상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아 불안감을 느낀다.

김 부연구위원 등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4시간 소아전문상담센터’ 도입을 제시한다. 사전에 부모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소아의료서비스 이용에 있어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의료기관과 의료인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아이의 증상에 대한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통상이다. 정보의 활발한 교류는 의미가 있지만 자칫 불확정적이거나 사실이 아닌 낮은 질의 정보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보다 정제된 정보를 부모들이 접할 수 있는 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김 부연구위원 등에 따르면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의 'NHS 24 Info'를 참고할 만하다. 주치의제도를 운영하는 영국이지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이전에 환자의 부모가 의료정보를 확인할수 있는 전문조직을 갖추고 있다. 특히 소아가 발열이 있는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어떤 것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 혹은 의원에게 상담과 방문을 해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지, 응급실로 가야하는 경우는 언제인지에 대한 정보를 가시적으로 제공한다.

소아의료서비스 제공에 있어 부모의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소아 필수의료대책으로 '36개월 미만 아동'의 주기적 건강관리시범사업이나 24시간 소아전문 상담센터 등은 의미가 크다.

김 부연구위원 등은 “소아 의료자원에 대한 지원정책부터 의료이용자의 합리적 문화 구축까지 다차원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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