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
2024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인 롭 본타는 지난달 23일 엑손모빌이 지난 반세기 동안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대중들에게 홍보했지만 실제로 미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비중은 5~6%에 그쳐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초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주정부가 석유 대기업을 상대로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국제협약안 도출이 예정된 가운데 이같은 소송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엑손모빌은 시장가치 측면에서 세계 두번째로 큰 석유·가스 회사일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식기, 음료수 병 및 포장재를 포함해 일회용 플라스틱의 구성 요소로 사용되는 폴리머의 세계 최대 생산업체이기도 하다. 이 소송의 핵심은 엑손모빌의 메시지로 인해 소비자들이 더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구매하고 사용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소송은 회사가 허위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불공정 경쟁과 공공의 불편을 초래
10.04
캐나다 최대도시 토론토시가 빗물세 도입을 다시 추진한다. 당초 2027년 시행할 예정이었던 빗물세는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지난 4월 올리비아 차우 토론토시장이 직접 나서 논의 중단을 지시했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 잇따른 폭우 때문에 정전과 홍수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등 큰 피해가 반복해 발생했고, 기후변화 대응책의 하나로 빗물세 도입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빗물세는 1990년대 독일에서 먼저 도입한 제도로 콘크리트 포장도로 등 불투수(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면적 때문에 발생한 하수처리 비용 부담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시스템이다. 토론토시는 빗물 때문에 발생하는 하수관리비용 3억8500만캐나다달러(이하 달러, 약 4000억원)를 총 불투수성 표면적(2만2857헥타르)으로 나눠 ㎡당 1.68달러씩 2027년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다. 100년 빈도 집중호우 10년 사이 세 차례 토론토시가 빗물세를 비롯한 기후변화 대응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기
09.26
“(기성정당에 대한) ‘실망’에서 이제 (AfD에 대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9월 2일 독일의 동쪽(구동독) 2개주에서 극우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처음으로 제1당, 근소하게 2당으로 각각 승리하면서 나온 분석이다. AfD는 튀링겐 주에서 33.1%, 작센 주에서 30.5%를 획득했다. 우리나라 ‘조국혁신당’처럼 독일 정당역사 처음으로 개인 이름을 내걸고 창당한 변형된 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집권당 사민당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BSW는 튀링겐 주에서 15.6%, 작센 주에서 11.7%를 얻었다. BSW는 지난해 9월 창당했다. 사민당은 2개주에서 각각 6.1%, 7.3%를 득표했다. 이어 9월 22일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브란덴부르크 주선거에서 AfD는 29.2%를 얻어 사민당(30.9%)에 근소한 차이로 2위를, BSW(13.5%)는 기민당(12.1%)을 제치고 3위를 기록했다. 집권 연정에 참가한 진보정당 녹색당은 4.1%로 의회 입성 문턱을 넘
09.25
전세계적으로 금속 생산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한 원인이다. 금속은 재생불가능한 광석에서 추출된다. 그 과정에서 많은 물과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금속재활용(Recycled Metals)은 이미 추출된 금속을 재료로 활용한다. 금속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광물자원을 캐낼 필요도 없다. 금속은 이론적으로는 영원히 재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불순물 유입, 잘게 부서짐, 품질저하 등 여러 이유로 재활용에 한계가 있다. 수거에 들어가는 기술적 재정적 어려움도 금속재활용과 2차 생산을 제한한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2050년까지 재활용 금속 생산을 48%까지 늘리면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12기가톤 이상 줄일 수 있다(2021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6.3기가톤). 재활용 금속을 사용하면 산림파괴, 토양과 수질오염 등 광업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든다. 금속 추출과 관련된 건강 피해와 아동 노동도 줄어든다. 자동차 녹여서 자동차 만들기 철(鐵. I
09.24
2주 전 9월 10일 미국 대선 토론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공식적으로 처음 만난 자리였던 만큼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이 토론의 승패를 떠나 가장 큰 쟁점이 되었던 장면은 트럼프가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지역에 사는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고 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었다. 아이티 이민자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은 토론을 전후로 몇몇 저명한 우익 인사들이 소셜미디어에 관련 글을 게시한 이후 더욱 확산되기 시작했다. 극우주의자 중 한명인 찰리 커크(Charlie Kirk)는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를 도살해 먹는다는 익명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스크린 캡처와 함께 X(트위터)에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론 머스크까지 나서서 “이민자들이 애완용 고양이를 잡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이 나라에 살면 안 될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납치해 먹었다는 보고가 있다’는 거짓 주장을 X
09.23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선거가 ‘3강’ 양상이다. 선거 초반 ‘40대 대망론’까지 나왔던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 의원은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 틈을 비집고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강경 보수층 지지를 업고 약진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의원은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세를 보인다. 이달 27일 투·개표가 진행되는 자민당 총재선거는 모두 9명이 입후보했다. 일본 주요 언론은 선거가 종반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선두권 3명 가운데 2명이 결선투표에 나갈 것이라는 데 일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이즈미, '해고 완화' 내세웠다 역풍맞나 일본 언론사 보도를 종합하면 고이즈미 후보는 1차 투표에서 60명 전후의 국회의원표를 확보해 가장 앞서고 있지만 높은 지지율은 기세가 꺾이는 양상이다. 공식 선거 개시 전인 이달 초까지 고이즈미 대세론이 나왔던 배경은 지지율에서 크게 앞섰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말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층 32%가 고이즈미를 선
09.19
2011년 4월 필자는 비엔나에 부임했다. 그 당시 중동은 튀니지에서 노점상 청년의 분신으로 시작된 민주화의 불길, ‘아랍의 봄’이 확산되고 있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의장에서 만난 여러 유럽대사들은 이 불길이 북한까지 번질 것 같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필자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에는 청년들이 10년 이상 군 복무를 하기 때문에 아랍과 달리 길거리에 분노에 찬 청년들이 없다”고 설명했다. 몇달 뒤 김정일이 사망하고 김정은 체제가 이변 없이 들어섰다. 고모부인 장성택이 처형됐을 때 김일성의 사위로서 20여년째 비엔나에 체류해 온 김광섭 북한대사에게 변고가 생길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습게도 그가 혹시라도 망명을 요청하지 않을까, 그런데 전화를 놓치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다. 시간이 흘러 2017년 12월 북한에 대한 제재결의안을 채택하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 비장한 마음으로 참석했다. 결의안이 채택될 때 1987년 브뤼셀에서 북한의 고위급 귀순인사를 맞이하던
09.13
추석이 다가올 때마다 추억에 잠긴다. 선선한 초가을 바람에 몸이 감응하는 이유는 꼭 이맘때쯤 아버지를 잃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가을 추(秋)를 쓰는 추석과 따를 추(追)를 쓰는 추억은 의미상 아무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음운적 차원에서 과거의 어느 시점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현상을 막을 도리는 없다. 9월로 달력이 넘어간 어느날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필자는 이럴 때마다 이란에서 근무하던 10여 년 전 기억을 소환한다. 당시는 유튜브가 아닌 팟캐스트의 시대였다. 11년 전 다운받은 3시간짜리 팟캐스트 음원을 찾아 틀어놓고 잠을 청한다. 프로그램은 2013년 7월 시작해 3년간 계속된 평론가 신형철의 ‘문학 이야기’다. 특히 가수이자 시인이자 농부인 ‘루시드 폴’의 에피소드는 지금껏 인생에서 수십 번도 넘게 밤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문학 이야기’는 딱 두개였다. 하나는 ‘루시드 폴’ 편이고 다른 하나는 프로그램의 첫회였다. 팟캐스트의 문을 열며
09.12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는 오랜 역사적 유산 위에 쌓아 올린 은근하고 강력한 우정에 기반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양국은 굳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조용히 실익을 도모하며 관계를 견고하게 발전시켜왔다. 이같은 양상은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런데 최근 인도는 은밀한 관계를 공개적으로 추진하면서 중재자 타이틀을 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 첫번째 파격은 2022년 9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작되었다. 인도 모디 총리는 SCO 계기로 열린 양자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민주주의 대화 외교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지적하며 전쟁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생중계된 이 장면은 인도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서방 세계와 반서방 세계를 잇는 대화 채널로서 인도의 가치를 부각시킨 중요한 계기로 꼽을 만했다. 모디 총리는 올해 7월 3~4일 SCO 정상회의에는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지
09.10
“다시 ‘신흥시장의 봉기’가 시작됐다(the rest are rising again).” 신흥시장의 붐이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도와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멕시코 등 신흥시장의 경제가 2000년대 못지않은 성장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기록적인 적자에 의존해 성장을 해온 미국의 경제는 그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5년 동안 미국의 성장을 주도해온 이른바 ‘M7(애플,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으로 지칭되는 대형 기술주들의 수익 성장은 내년에 절반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자들, 중대변화 감지 못해 미국의 저명 저널리스트인 파리드 자카리아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다시 변방이 봉기하고 있다(the rest are rising again)’라는 칼럼을 통해 신흥시장 경제가 다시 활력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자카리아는 “2000
09.09
워싱턴DC 연방법원이 4년 전 제기된 구글 검색엔진 반독점 소송에서 법무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미국정부가 구글에 ‘독점기업’이란 굴레를 씌우는 데 성공했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지난달 5일(현지시간) “일반 검색 서비스와 텍스트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배포 계약을 통해 독점을 유지함으로써 셔먼법 제2조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셔먼법 2조는 독점을 위해 담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여러차례 독점 제재를 당했던 유럽연합(EU)에서와는 달리 미국에서 구글이 ’독점금지법 위반’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다보니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기업분할 판결이 소환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법무부는 구글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와 웹 브라우저 크롬 2개 기업으로 쪼개는 것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법원, 구글 셔먼법 2조 위반 판결 이번 소송은 ‘빅테크 저격수’로 불리는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09.06
최근 차량점검 때문에 우버를 이용할 일이 있었다. 5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우버 운전사는 “언제 이민을 왔느냐” “어느 나라 출신이냐” 등 짧은 인사를 몇마디 건넨 뒤 이민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역시 영어 억양으로 보아 캐나다 태생은 아닌 듯했다. 그럼에도 최근 쏟아져 들어오는 이민자들에게 반감을 보이며 “트뤼도 총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런 식으로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난민정책에 대해서도 “캐나다 경제에 기여하기는커녕 세금만 낭비하는 한심한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캐나다정부로부터 영주권을 받는 이민자는 한해 50만명 가까이 된다.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는 30만명 수준이었다. 지난해 캐나다에 정착한 영주권자 가운데 인도 출신이 약 14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두번째로 많은 나라는 중국인데 3만2000명 수준이다. 아프가니스탄이 2만여 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10위권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민문제는
09.05
“전쟁이 국가를 만든다.” 미국의 정치사회학자 찰스 틸리가 명쾌한 분석력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유럽의 1000년 정치사를 훑어본 뒤 단언한 국가기원론이다. 오늘날 절대 다수 나라들의 정치체계가 국가라는 유형으로 수렴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 1000년 동안 끊이지 않았던 전쟁이 있었다고 했다. 전쟁 속에서 나라들이 살아남고 승리하기 위해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 다른 국가들을 흉내내다 보니 오늘날 다른 유형의 정치체계는 사라지고 오로지 국가만이 남게 된 것이다.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재정과 군대, 즉 세금을 거두고 상비군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가가 다른 유형의 정치체계보다 월등하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민족 형성의 기존 사례와 다른 베트남 “전쟁이 민족을 만든다.” 베트남의 지난 1000년 역사를 뒤돌아보면 이 나라의 민족과 민족주의를 만든 것은 바로 전쟁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학자들은 19세기 이후 민족과 민족주의의 탄생을 흔히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를 동반한
09.0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금리인하의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는 경제 데이터, 전망, 리스크의 균형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를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3%로 1년 넘게 유지해온 연준은 마침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연준 인사들은 경제를 냉각시키고 이를 통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높은 금리를 적용해왔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되고 고용시장이 흔들릴 조짐을 보임에 따라 연준은 더 이상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관심은 9월 금리인하 폭이 얼마나 클 것인지, 그리고 연준이 향후 몇달 동안 차입 비용을 얼마나 빠르게 낮출 것인지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명확한 윤곽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고용시장이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하기보다는 빠르게
08.30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이 한마디로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을 꺾고 백악관에 입성했다. 부시 대통령은 냉전 종식과 걸프전 승리 등의 업적으로 한때 89%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경기침체와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재선에 실패했다. 당시 클린턴의 이 말 한마디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선거에서도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고 있다. 과연 카멀라노믹스(Kamalanomics)는 첫 흑인여성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카드가 될 수 있을까? 카멀라노믹스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과 경제(이코노믹스)를 합친 말이다. 카멀라노믹스의 윤곽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에서 발표한 ‘취임 100일 경제구상’에서 드러났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나는 중산층의 경제적 안정
08.29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 동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선출하면서 막을 내렸다. 민주당 출신 전현직 대통령들을 비롯 수십명의 저명한 민주당 인사와 유명인사들, 심지어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까지 무대에 올라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 연설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단결과 화합을 과시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소외된 그룹이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계 미국인들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소외된 아랍계 미국인 전당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대의원 30명은 이른바 ‘지지하는 후보 없음(Uncommitted)’ 운동을 이끌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군사행동 지원에 대한 항의로 지지 후보가 없다고 투표하는 ‘언커미티드 운동’은 지난 2월 미시간주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그후 이 운동은 전국으로 번져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70만 표 이상을 얻어 30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이 대의원들이 민주당 지도부에
08.27
‘나라 곳간이 비어 있다.’ 지난달 4일 총선에서 하원 의석 650석 가운데 411석을 얻어 압승을 거둔 노동당은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보수당의 유산이 발목을 잡는다. 노동당의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은 지난달 29일 하원에서 정권교체로 물러난 보수당이 원래 예산보다 219억파운드, 약 37조8000여억원을 더 써서 정부 예산에 구멍이 났다고 발표했다. 초과 지출 액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0.8% 정도나 된다. 돈 쓸 곳은 많지만 세수나 경제성장률은 따라주지 않아 14년 만에 어렵게 정권교체에 성공한 노동당의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공무원 임금인상이 초과 지출의 절반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인 리브스는 취임하자마자 재정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초과 지출한 219억파운드의 절반은 공무원을 비롯한 공공부문 근로자 임금인상에 쓰였다. 지난해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3%다. 반면 공공부문 근
08.23
몸을 움직이고 잠을 푹 잔다. 한국에 오고 처음 맞이한 여름휴가 때 세운 원칙이다. 이번 휴식의 가장 큰 목적은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고 다가올 6개월을 기획하는 것이었다. 귀국한 지도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2024년 상반기는 새로운 루틴(routine)을 만들기 위해 공들였던 시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할 때는 출근하기 전 눈뜨면 노트북부터 챙겨 밖으로 나갔다. 눈뜨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았다. 보통 오전 5시반 정도였지만 6시를 넘긴 날도 많았다. 가끔 이른 새벽에 깰 때가 있었다. 그때는 차를 몰고 테슬라 공장 옆에 있는 커피숍으로 갔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스타벅스는 새벽 3시부터 문을 연다. 그 시간에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테슬라 공장으로 출근하는 직원이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미래차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느낌을 주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기가프레스 공법으로 생산된 차체를 조립하고 있었다. 한국에 오고
08.22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출정식이 모두 마무리된다. 9월 10일 예정된 2차 TV토론에서 대선의 향배를 결정하는 대격돌이 벌어질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3개월의 짧은 캠페인으로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느냐가 이 한판의 토론에 달려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두번째 백악관 탈환의 성패를 가르는 마지막 관문이 된다. 11월 5일 투표일까지 정확하게 두달 반이 남았다. 지금은 까마득한 옛날 일처럼 기억되는 6월 27일 1차 TV 토론 이후 미국 대선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쳐 왔다. 7월 13일 트럼프가 오른쪽 귀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지도 않은 채 펄럭이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를 외칠 때 많은 사람은 이번 경주가 끝났다고 보았다. 그런데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가 흐름에 급변을 가져왔다. 민주당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81세 현직 대통령의 출마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눌
08.20
트럼프 후보 암살 시도, 공화당 전당대회,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정치신인 JD 밴스를 선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이 모든 일이 불과 열흘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이번 미국 대선은 여러 의미로 신선하고 미국 역사적으로도 흥미로운 기록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무게 추가 살짝 트럼프 후보에게 기울었던 것도 잠시, 해리스 후보가 살짝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선은 또다시 미궁 속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이렇게 결과가 예측할 수 없는 양상으로 가면서 이제 서로에 대한 각 선거진영의 비난의 칼날이 매서워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 경제정책을 두고 양당 후보 모두가 공개적으로 한목소리를 낸 신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양당 후보 모두 한목소리 낸 경제정책 문제의 정책은 ‘팁에 대한 연방세금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6월부터 라스베이거스의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