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9
202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상단을 4.50%에서 4.25%로 내렸다. 이는 경기둔화와 고용약화를 고려한 조치로 올해 10월과 12월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하가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 그리고 앞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 동향을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심리지수다. 2025년 9월 이 지수 예비치는 55.4로 8월(58.2)보다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 장기 평균인 82.3을 크게 밑돌았다. 구성요소 중 ‘현재 경제상황’보다는 ‘미래기대’ 지수 하락폭이 더 컸다. 응답자 가운데 중·저소득층의 심리가 더 위축되었다. 미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조짐 미시간대학의 조사에 응답하는 가계의 체감경기는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깝다. 실제로 소비가 줄어들고 물가는 오를 것인가? 그 확률이 매우
09.18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서방 지도자 가운데 최고 베테랑이다. 2017년부터 프랑스 대통령을 역임하면서 줄곧 국제무대를 누벼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해 집권에 성공했으나 2020년 재선에 실패하면서 4년의 공백기를 거쳐 돌아왔다. 국제무대 다자간 회의에서 경력자는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발휘하기 마련이라 트럼프가 마크롱을 특별히 눈엣가시로 여기는 배경이다. 9월 들어 마크롱은 프랑스 국내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8일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정부 예산을 두고 의회에 신임을 물었다가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낙마했다. 마크롱이 지난해 6월 의회를 해산하고 치른 총선 이후 불과 15개월 만에 두명의 총리와 내각이 무너진 셈이다. 유럽 기구에서 잔뼈가 굵은 브렉시트의 협상가 미셸 바르니에 총리, 그리고 이번에는 프랑스 중도정치의 역사를 대변하는 바이루 총리, 둘 다 마크롱의 소수정부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고 수건을 던지게 되었다. 정부의 불
09.17
4년 차에 접어든 인공지능 시대,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그동안 클라우드 거대 기업들이 엔비디아 범용 그래픽 칩(GPU)에만 의존해 연산 성능을 끌어올리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제는 각자의 필요에 딱 맞춘 맞춤형 AI 칩(ASIC, 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개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AI 열풍 초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데이터센터 설비투자를 폭증시켰다. 하지만 최근 이런 투자 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그룹에 따르면 세계 11대 클라우드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2024년 55%에서 2025년 56%, 2026년 26%로 급격히 둔화할 전망이다. 칩 공급 부족이 해소되고 AI 칩 성능이 향상되면서 같은 비용으로도 더 큰 연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동시에 초기 투자 대부분이 엔비디아 범용 칩에 몰렸지만, 이제는 맞춤형 AI 칩 도입 비
09.16
미·러 관계에 ‘신중한 낙관주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알래스카 정상회담(8.15)에서 실질적 합의는 없었지만 러시아는 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무엇보다도 양국이 서로에게서 ‘공동 이익’을 향한 태세 전환 의지를 확인한 것이 큰 성과다. 알래스카 정상 회담은 미·러 관계의 질적 변화를 상징한다. 바이든정부 시기 상호 방문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음번 모스크바 정상 회담이 더욱 기대된다. 과연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를 선언하는 최종 합의문이 나올지 주목해야 한다. 반면에 트럼프에게 알래스카 정상 회담은 스스로 빠진 함정에서 나오기 위한 출구였다. 트럼프는 당초 베이징과 뉴델리를 통해 모스크바에 효과적인 압박을 가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러시아의 고립이 아니다. 오히려 미·인 관계의 위기와 러·인·중 삼각체제가 가시화됐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대러 제재 이후에는 미국이 대러 압박을 강화할수록 심각한 자상을 입는 ‘제재의 역설’이 발생했다
09.15
캐나다정부는 최근 발생한 항만 철도 우편 등 공공부문노조 파업 때마다 업무복귀 명령이나 ‘강제중재’를 지시하며 개입했다. 국민생활 불편과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크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최근 에어캐나다 승무원들의 파업에서 정부의 개입 효력은 한계를 드러냈고, 노동운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상 못한 노조의 버티기 에어캐나다 승무원 노조는 지난 6일, 8월 중순 잠정 합의한 단체협약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신입 승무원의 임금 12% 인상안 등에 대해 조합원의 99.1%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의 단체협상안 부결에도 항공사 노사는 직장폐쇄나 2차 파업 대신 추가협상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승무원들은 앞서 지난달 16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벌였다. 하루 5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고, 인천-토론토 노선 등 항공 수요가 많은 여름 휴가철 여행객 수만 명의 발이 묶였다. 패티 하지우 캐나다 노동장관은 파업이 시작된 지
09.12
최근 빌 게이츠의 방한 소식에 3년 전 어느 대학교 강당으로 마음을 옮긴다. 때는 미국 서부 시각으로 2022년 6월 14일 오전 11시다. 장소는 UC버클리의 다목적 공연 시설인 젤러바흐홀이다. 거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가 왔다. 한 온라인 미디어가 마련한 테크놀로지 행사에 대담을 하러 온 빌 게이츠는 ‘기후위기’에 대한 모두의 관심을 고취하고 30분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질문은 받지 않았다. 대담 내내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손을 들리라 다짐했던 터라 진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럼에도 먼발치에서나마 빌 게이츠를 만났던 그날은 필자 인생에서 커다란 순간 하나로 남아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동안 탐구에 몰두한 인물은 단연 스티브 잡스다. 하지만 필자는 애플 제품을 단 하나도 쓰지 않는다. 매일 MS의 ‘윈도우’로 작업하고 하드웨어는 IBM에서 레노버로 넘어간 ‘씽크패드’를 쓴다. 이런 개인적 모순을 타파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결국 독서다.
09.11
미국의 요청으로 미국 땅에 우리 돈 9조원이나 들여가며 공장을 짓고 있던 우리 근로자 300여명이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됐다. 미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가 군사작전 벌이듯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 들이닥쳤다. 미국민들이 저런 일을 당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알렉스 타바록 조지메이슨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만일 한국이 미국인 수백명을 쇠사슬로 묶었으면 미국인들은 지금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과 정말 좋은 관계”라면서 “미국 내에 관련 기술을 아는 사람이 부족하다면 외국의 전문가들이 들어와 미국인들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율배반이다. 한국으로부터 투자와 기술은 얻고 싶지만 그 과정에서 필요한 노동력은
09.10
“일본 정책금융기관 자금으로 미국 경제와 산업을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방식이다. 명백한 불평등 합의다.”(노무라종합연구소) “일본의 연간 대미 투자액 대비 7~8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현실적이지 않다. 여전히 구체적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향후 커다란 리스크다.”(게이오대학 교수) 노무라, 4가지 문제점 지적 미국과 일본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관세협상과 관련한 대미투자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지난 7월 양국이 구두합의한 내용을 문서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해 15% 상호관세가 본격 시행된다는 의미에서 일본 내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인 2029년 1월까지 총액 5500억달러(약 80조엔) 규모를 투자하는 것에 비해 자국이 갖는 실익이 무엇이냐를 두고 부당한 협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번 합의가 불평등하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한국도 구두합의 내용을 조만간 문서화하는 과정에서
09.09
텍사스 주지사 그렉 애보트가 지난 8월 29일 공화당에 유리한 의회 선거구 재조정 법안에 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게리맨더를 부여하는 선거구 재조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조치는 전통적으로 10년마다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진행되던 선거구 개편 관례를 깨고 2021년 이후 불과 4년 만에 시행된 것이며, 공화당은 2026년 중간선거에서 최대 5석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응해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조건부 맞대응 전략을 내놓았다. 즉, 텍사스가 의석을 늘리기 위해 지도를 다시 그린다면 캘리포니아도 같은 방식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지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뉴섬은 오는 11월 4일 주민투표에 붙일 ‘발의안 50’을 추진 중이며, 만약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캘리포니아는 민주당이 최대 5석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선거구를 마련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통상 백악관 집권당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역대 사례를 의식하며 하원에서 근소한 과반
09.08
지난 9월 3일에 있었던 중국 ‘전승절’ 행사는 냉전 해체 이후, 미국 중심의 단극질서가 약화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소위 ‘반미’진영의 국가들이 세계 질서의 다극화 혹은 다자질서를 추구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중국을 가운데 두고 ‘좌 북한, 우 러시아’가 나란히 서는 장면은 현 세계질서의 주도권을 두고 소위 말하는 ‘반미 진영’의 대표적인 국가들이 나란히 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이야 미국과의 갈등을 벌이고 있는 직접적인 당사자이고, 러시아는 러-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 및 유럽과의 갈등을 겪고 있으니 서로가 미국에 맞서 연대의 힘을 과시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북한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러시아와의 군사동맹 강화, 그 동안 소원했던 중국과의 협력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을 넘어 ‘반미’ 진영과의 연대를 통해 세계무대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중국 러시아 북한은 세계인들 앞에 미
09.05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주요 지표들은 시장이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매출 대비 주가비율(PSR)이 3.23배로 닷컴버블 정점보다 높아졌다. 기업들의 미래 이익을 반영한 주가수익비율(PER)도 22.5배에 이르며, 2000년 이후 평균치인 16.8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상위 10개 기업이 지수 전체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는 쏠림 현상은 시장의 취약성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집중 현상은 투자자들의 자금이 일부 대형주에만 몰리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술 대형주 쏠림과 위험 이 같은 고평가 논란의 중심에는 기술 대형주가 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여전히 매출과 이익을 빠르게 늘리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매우 높은 가치평가와 과밀한 투자흐름이 시장을 장기 침체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을 우려한다.
09.04
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는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위기를 맞은 인텔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가 안보와 기술 자립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결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파산 위기에 몰렸던 크라이슬러(Chrysler)와 제너럴모터스(GM)에 대해 미국 정부가 대규모 구제금융을 투입한 사례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이뤄진 ‘사실상의 국유화’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번 인텔 사례는 성격 면에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크라이슬러와 GM의 경우 당시 정부는 일시적이고 한정적인 개입을 통해 위기 극복을 지원했고, 이후 구조조정과 민영화 과정을 거쳐 투입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반면 이번 인텔 지분 인수는 단순히 위기 극복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국가 전략의 핵심 과제로 삼아 특정 산업을 직접 육성·지원하겠
09.02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 집단은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미국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아시아계 미국인 인구는 약 2480만명으로, 2000년의 1190만명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전체 미국 인구의 약 7%에 해당한다. 이들의 성장속도는 미국 내 다른 인종집단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히스패닉 인구는 2000년 약 3500만명에서 2023년 약 6200만명으로 증가하며 여전히 가장 큰 규모의 소수인종집단이지만 증가율은 약 77% 수준에 머물렀다. 아프리카계 인구는 2000년 약 3500만명에서 2023년 약 4700만명으로 증가하며 증가율이 약 34%에 그쳤다. 한때 미국 사회의 다수를 차지했던 백인 인구는 이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아시아계 미국인은 같은 기간 108% 이상 증가해 어떤 인종과 비교해도 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비록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히스패닉이나 흑인보다 작지만 이들의
09.01
글로벌 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일본의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약 130억달러(약 1.9조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으며 이는 2023년 대비 17배 증가에 해당한다. 생성형 AI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일본 AI 혁신 가속화 일본의 AI를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가 소프트뱅크다. AI는 단지 도구가 아니라 앞으로는 인간의 파트너와 같은 존재로 더욱 가까이 다가올 것이라고 하는 손정의 회장의 확고한 신념하에 AI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지난 7월에 개최된 ‘소프트뱅크 월드 2025’에서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그룹 전체가 AI 에이전트(AI agents)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 100억개의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앞으로는 소프트뱅크 그룹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서도 수억 개, 수
08.28
근대 유럽의 지성들은 앞다퉈 나폴레옹을 칭송했다. 독일 철학자 헤겔은 “말을 탄 시대정신”이라고 극찬했다. 악성 베토벤은 ‘영웅 교향곡’으로 찬미했다. 영국 철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인류의 영웅’ 목록에 나폴레옹의 이름을 올렸다. 나폴레옹은 자유와 평등과 박애 등 프랑스 혁명의 정신을 전 유럽으로 실어 나른 선구자였다. 현대 영국의 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저서 ‘혁명의 시대’에서 “비록 권력이 나폴레옹을 다소 역겨운 인간으로 만들 긴 했지만 한 인간으로서 그는 의심할 바 없이 매우 총명하고 재주가 많으며 지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홉스봄은 “한마디로 나폴레옹은 전통과 손을 끊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꿈속에서 스스로와 동일시 할 수 있던 인물이었다”고 썼다. 요즘 서방언론들이 나폴레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을 비교하는 글들을 심심찮게 싣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기존 질서와 충돌한 아웃사이더였고, 대중을 움직이는 카리스마를 지녔고, 자국의 입장을 이웃국
08.27
2024년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전세계 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CP) 과학팀은 ‘2024년 전세계 탄소수지 보고서(Global Carbon Budget)’에서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374억톤으로 전망했다. 2023년 대비 0.8% 늘어난 양이다. 여기에 산림벌채 등 토지이용 변화로 인한 배출량 42억톤을 더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3년 406억톤에서 2024년 416억톤(41.6Gt)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매년 400억톤 이상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기후는 점점 더 비극으로 치닫는데 화석연료 연소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2024년에도 화석연료 연소가 늘었다. 석탄(↑0.2%) 석유(↑0.9%) 천연가스(↑2.4%) 등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는 2024년 화석연료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1%, 32%, 21%를 차지했다. ‘세계 탄소수지 보고서’는 120명 이상의 과학
08.26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에 세금을 부과하면 대학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다”영국의 집권 노동당 정부는 지난달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의 6%를 세금으로 징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학교육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대학 재정에 부담을 더하며 유학생 유치전에서도 불리한 조치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써야 할 돈은 늘어나지만 낮은 경제성장률에 직면한 정부는 밀어붙일 태세다.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대학에 정부의 정책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영국대학의 학기는 9월에 시작한다. 2025~2026 학년도의 경우 영국인 학부생들은 9535파운드, 약 1763만원 정도를 수업료로 지불한다. 반면에 외국인 유학생은 학교와 문이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3만파운드가 넘는다. 영국 학부생들의 등록금은 2017년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285파운드가 올랐다. 지난 8년 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연간 최소 2000파운드 정도씩은 인상됐어야 대학 재정이 안정될 수 있다고 고
08.22
미국 증시에서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커버드콜 ETF가 빠르게 세력을 넓히고 있다. 테슬라(TSLY), 엔비디아(NVDY), 아마존(AMZY) 등 매월 분배금을 제공하는 구조 덕분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월세형 자산’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금리와 물가가 불확실하게 움직이는 국면에서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는 심리적 완충과 재무적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운용사들은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다양한 커버드콜 ETF를 내놓으며 ETF 시장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세그먼트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출시 초기 수억 달러에 불과하던 운용자산(AUM)은 2025년 들어 수십억 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 배당주 ETF를 넘어 젊은 투자자들까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기 자본이득 대신 단기 현금흐름을 선호하는 성향이 커지면서 커버드콜 ETF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공통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커버드콜 ETF의 작동 원
08.21
“재정적자는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다만 그 ‘언제’가 언제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2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올해 은퇴를 앞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5월 남긴 이 말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수십년간 근본적인 개혁 대신 임시방편에만 의존해 온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 것이다. 언젠가 그 미봉책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날 세계 경제는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이 말은 세계 각국의 정부와 의회, 그리고 중앙은행들을 향한 그의 마지막 경고였는지도 모른다. 미국 재정적자 위험 경고한 워런 버핏 워런 버핏과 마찬가지로 올해 은퇴를 선언한 또 다른 인물인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 역시 미국의 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본다. 그는 최근 출간한 '국가가 파산하는 방법(How C
08.20
탈냉전 시대가 저물고 세계화라는 거대한 파도가 몰려오면서 우리는 국제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기존의 국가 중심의 군사 정치 외교적 위협만으로 설명되던 ‘전통적 안보’를 넘어서 지구촌 모두를 위협하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위협이다. 기후변화와 전염병, 난민 테러 에너지 사이버 식량 등 비군사적 위협으로 구성된 ‘비전통 안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마주하고 있다. 세계화의 단면으로 볼 수 있는 이러한 현상은 국가 간 초연결성과 상호의존성 확대에서 기인한다. 상호의존성의 증가는 경제성장의 기회와 협력을 확대하지만 외부위협에 대한 취약성이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단일국가의 보건문제로 시작된 전염병은 순식간에 전세계를 마비시켰다. 이는 비전통 안보 위협이 초연결된 지구촌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였다. 이렇듯 비전통 안보 위협의 특징은 단일국가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지구촌의 숙제라는 점이다. 안보개념이 단순히 영토보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