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8
2026
1980년대 중반 경기도 연천 GOP에서 군생활을 했다. 태풍전망대 인근이었는데 특이하게 미군들과 OP를 같이 썼다. 10명 정도의 미군들은 각자 개인용 케네디지프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파주에서 연천, 철원까지 흩어져 밤 근무를 하고 다음날 아침에 돌아왔다. 부대 책임자는 헬기를 타고 다녔다. 이들은 우리가 낮 근무를 서는 대공초소에 지상관측용 레이더를 설치해 운용했다. 이 레이더는 야간에도 수십km 전방에 있는 북한군의 움직임을 본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들은 ‘핵지뢰’ 운용팀이었다. 핵지뢰는 대전차 방어용 핵무기다. 전차들이 접근하는 길목 지하에 매설해 유사시 폭파시킨다. 핵지뢰가 터지면 그 자리에 지름 1km, 깊이 100미터의 거대한 방사능 웅덩이가 만들어진다. 전차 접근을 차단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방사능 낙진이 워낙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된 적은 없다. 전술배치도 한반도가 최초이자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주한미군들은 전술용 ‘중성자탄
01.27
#1. 2019년 8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사는 것이 전략적으로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이미 미군은 1951년 협정에 따라 북부 툴레(Thule) 공군기지(현 피투피크우주기지)를 운용 중이었다. 7년이 지난 2026년 1월, 트럼프는 다보스포럼 연설을 통해 “미국만이 그린란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라며 린란드 통제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2.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은 “그린란드는 매물도 판매대상도 아니다.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단호히 반박했다.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그린란드는 매매의 대상이 아니다(Greenland is not for sale)”라는 팻말을 들었다. 그러자 트럼프는 예정되어 있던 덴마크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해버렸다. #3. 2026년 재점화된 논란 속에서 트럼프는 “무력은 쓰지 않겠다”라면서도, 요구를 거부하면 “우리는 그것
01.26
ENEOS, 에너지 인프라 산업의 핵심 기업 ENEOS는 일본 최대의 에너지·석유 기업 그룹으로 석유를 비롯해 전력 가스 수소 신재생에너지 금속·소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업을 운영하는 에너지 인프라 산업의 핵심 기업이다. 전국에 약 1만개 규모의 서비스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주유 기능을 넘어 EV 충전, 수소 공급, 카셰어링 등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미래 에너지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종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의 전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기업과 지자체가 CO₂ 배출량 감축에 힘쓰는 흐름에 맞춰, ENEOS는 재생·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CO₂ 감축을 지원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와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계약(PPA, 전력구매계약)을 확대하며, 법인 고객 대상 에너지·탈탄소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40년 장기 비전은 ‘에너지·소재의 안정적 공급’과 ‘카본 뉴트럴 사회 실현’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01.23
미국이 외국 국부펀드와 공적연기금에 적용해 온 ‘투자면세’ 원칙을 재검토하면서 국민연금의 미국투자 전략에도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 국세청(IRS)이 세법 조항의 해석 범위를 조정해 국부펀드 성격의 투자자에 대한 과세 가능성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세율인상보다는 어떤 투자방식을 면세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 변화가 핵심이다. 이 논의는 단순한 미국 세제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연금처럼 장기자금을 운용하는 공적 연기금의 경우 미국투자에서 ‘면세’가 더 이상 기본전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세후 수익률을 전제로 설계해 온 대체투자 전략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논의의 출발점은 미국 세법 조항 892(Section 892)다. 이 조항은 외국 정부와 그가 통제하는 기관이 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원칙적으로 세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부펀드와 일부 공적연기금이 미국채와 주식, 채권 등에 투
01.22
세계질서가 심각하게 요동치고 있다. 대서양을 둘러싼 유럽과 아메리카의 관계에서 특히 구조적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새해 들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하는 군사작전을 전개한 뒤, 무력을 사용하더라도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결정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북미의 그린란드 모두 아메리카 대륙에 속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서반구를 지배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베네수엘라는 오랜 기간 반미 좌파정권이 집권한 독재체제였기에 미국의 눈엣가시였다. 반면 그린란드는 21세기 들어 미국의 대외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덴마크의 영토이며, 미국이 이미 군사기지를 두고 운영해 온 땅이다. 무엇보다 덴마크는 제2차대전 이후 대서양 평화의 축이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미국의 전통적 정치·군사 동맹국이다. 러시아나 중국 등 외부의 위협
01.21
“미국과 ‘경계 섞인 우정’의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제 세계화와 ‘대륙 통합’이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메일’의 8일자 사설 중 일부다. 1년여 전 미국 트럼프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캐나다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암울함의 연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초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51번째 주”라며 조롱했고, “가장 가깝다는 우방이 미국에 빨대를 꽂아 이득을 취했다”며 관세폭탄을 안겼다. 최근 미군이 중남미 베네수엘라의 마두라 대통령을 체포해 압송하고,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캐나다인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브앤메일’은 이날 사설을 통해 1775년 미국의 퀘벡 침입과 1812년 캐나다 합병 시도, 1890년대의 관세 부과를 통한 압박 등 미국과 엮였던 사건을 일일이 거론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상당 기간 동안 캐나다와 미국의 관계는 그리 친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장하고 번영해 왔
01.20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살지만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영위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사회적인 역할이다. 이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어떤 그룹이나 계층이 함께 묶여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남성으로서의 역할, 여성으로서의 역할이다. 이 성적 역할이란 점에서 한국의 여성은 일본의 여성과 너무 닮았다.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발간하는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를 보자. 이 보고서는 ①경제적 참여와 기회 ②교육적 달성 ③건강과 생존 ④정치적 역량이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성 평등의 정도를 평가한다. 148개국을 대상으로 한 2025년 조사에서 한국은 101위, 일본은 118위를 차지했다. 영역별로는 한국이 ③, 일본이 ②에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았으나 양국 모두 사회적 활약에 직결되는 ①과 ④에서 평등도가 낮아 선진국 중 가장 뒤떨어진 수준에 머물렀다. 경제적 참여와 기회에서 후진적인 모습 경제적 참여와 기회에 초점을 맞추어 한일 양국의 후진적인
01.19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3년 만에 5조달러 규모의 ‘블랙홀’로 커졌다. 중국이 AI 경쟁에서 앞서나가지 못하도록 막으려면 앞으로 5년간 최소 5조달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미국 시장에서 나오면서, AI 거품붕괴 위기까지 거론됐다. 그런데 이 거대한 자금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오픈 컴퓨터 프로젝트(OCP) 글로벌서밋에서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길’을 아예 다시 깔겠다고 선언했다. 지금처럼 415V 교류를 여러 단계로 바꿔 쓰는 구조로는 서버 1단위당 전력이 1㎿까지 치솟는 초고밀도 시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엔비디아는 2027년부터 800V 직류 전력 체계로 전환해 같은 전력을 더 적은 전류로 보내 배선과 구리 부담, 전력 손실과 발열을 줄이고, 서버 단위당 밀도를 1㎿급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 전환의 대표 사례가 바로 이날 제시한 차세대 루빈 플랫폼 기반의 베라 루빈 NVL144 서버
01.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중남미를 자신의 선거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데 이어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중남미는 다시 한번 강대국 정치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이나 개별 국가의 위기와 차원을 달리한다. 트럼프가 미국 내 정치적 결집을 위해 강대국의 힘을 외부로 투사하는 방식은, 중남미의 정치·안보 환경을 구조적으로 뒤흔드는 ‘선거전략형 외교’로 규정할 수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와 멕시코처럼 중남미 질서의 핵심적 비중을 지닌 국가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그 여파는 역내 민주주의·안보·경제 전반에 걸친 대전환을 강제하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변화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한국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위험한 외부’로 중남미 소비하는 전략 트럼프는 과거 임기 동안에도 이민 마약 국경통제를 둘러싼 문제를 정치적 무기로 삼
01.15
영국의 시사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돈로의 망상(Donroe’s Delusion)‘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지난 3일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진 미국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사건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가 문제삼은 것은 단순한 주권 침해가 아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외교전략 전반에서 감지되고 있는 지정학적 현실주의다. 이코노미스트가 명명한 ‘돈로주의(Donroe Doctrine)’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 ‘돈(Don)’과 19세기 미국 외교원칙인 ‘먼로주의(Monroe Doctrine)’를 결합한 신조어다. 먼로주의는 1823년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선언한 외교원칙으로, 유럽 열강의 아메리카 대륙 개입을 거부하는 동시에 미국 역시 유럽의 분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상호불간섭의 약속이었다. 보다 정확하게 당시 이 원칙은 신생 독립국이었던 미국이 유럽 강대국 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든 방어막에 가까운 것이었다.
01.14
2025년 12월 28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휴대전화와 전자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알라딘상가와 차르수시장 상인들이 급격히 상승한 환율과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상점문을 닫고 항의하며 시위가 시작되었다. 이튿날에는 이란 최대시장인 테헤란의 그랜드바자르 상인들까지 합류하며 시위가 커졌다. 화들짝 놀란 정부가 상인들을 달래며 시위를 진화하려 했으나 이미 생활고에 지친 일반 시민들까지 거리로 나서면서 항의의 물결은 전국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고 윤리순찰대에 체포됐다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 추모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진 이른바 ‘히잡시위’ 이래 3년 만에 민중항쟁이 재발한 것이다. 환율,15년 만에 41배나 뛰어 그런데 이번에는 젊은이 주도 정치문화적 시위와 달리 경제난에 화가 난 상인들이 시작했다는 점이 기존 시위와는 달랐다. 1979년 이란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인 상인들이 먼저 앞장섰다는 사실은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현 이란정부에
01.13
2020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의해 살해되었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은 고질적인 인종차별에 맞선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M)’ 운동을 촉발했고 이는 미 전역으로 퍼졌다. 트럼프 1기 정권 말에 벌어진 이 시민저항운동은 집권 후반부 트럼프정부를 흔들었고 그 해 11월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26년 1월 7일,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된 곳으로부터 1.6km도 떨어지지 않은 주택가에서 또 하나의 무고한 생명이 공권력에 의해 살해되었다. 트럼프 2기 정권 탄생 후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비무장 시민의 얼굴을 향해 세 발의 총격을 가해 죽였다. 피해자 르네 니콜 굿은 유색인종도 이민자도 아닌 백인 여성으로 미국 출생 시민권자이자 세 아이의 엄마다. 소셜미디어에 자신을 ‘시인이자 작가, 아내이며 엄마’라고 소개했던 그녀가 새 삶을 찾아 캔사스시티에서 미니애폴리스로 이주한 지 일년이 채 되
01.12
시장이냐 박물관이냐,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무조건 시장이다. 그럼에도 박물관을 따라나선 까닭은 인생 대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서였다. 평생을 책에 헌신한 어느 출판사 대표, 일생을 사진에 건 어느 예술가, 오랜 시간 정부 기관에 몸담은 어느 출판인, 은행원의 삶을 은퇴한 어느 독서가까지. 네 선배들의 나이를 합치면 족히 300살은 될 것이다. 이러한 대선배들과 필자의 공통점은 ‘책’을 사랑하고 ‘예술’을 흠모한다는 점이다. 5인의 목적지는 인천 송도였다. 2023년 개관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는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제목으로 ‘세상을 바꾼 위대한 출판인, 알도 마누치오(Aldo Manuzio)’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활자적 인간’ 탄생시킨 마누치오 출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 ‘마누치오’다. 오늘날 인쇄혁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구텐베르크의 기계적 성취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현대적 ‘독자’ 개념을 설계한 인물은 베네치아의 인문주의자
01.09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은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찰을 자임해 온 미국이 공공연하게 독립국의 주권 침탈 행위를 자행한 것이다. 설혹 마두로 대통령이 흠 많은 지도자였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었다. 미국은 이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할 명분을 잃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마저 쏟아지고 있다. 2026년이 어수선하게 열리고 있다. 미국 정치위험 분석기관인 유라시아그룹 회장 이안 브레머는 일찌감치 ‘G-제로 세계’의 도래를 예고했다. 그는 2012년 5월 출간한 ‘각자도생의 시대: G-제로 세계의 승자와 패자’라는 책에서 앞으로 어떤 강대국도 세계질서를 좌지우지 못하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중국 중심의 G2 체제의 와해 브레머 회장의 예언은 적중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2개국(G2)
01.08
2025년은 동남아에게도 무척 힘든 한해였다. 연초부터 갓 출범한 트럼프 2기행정부가 대부분 동남아국가들에게 부여하던 일반특혜관세(GSP)를 폐지하고 개별 상호관세로 전환하면서 고관세 폭탄 위협을 했다. 연말에는 몇몇 나라에 기록적인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사태라는 물폭탄 세례를 퍼부어 1000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십만명의 수재민을 내는 참극이 빚어졌다. 진짜 폭탄은 7월에 태국-캄보디아 국경지대에 떨어졌는데, 영토분쟁 중인 두 나라는 12월에 이르기까지 총격전과 휴전을 반복해 100명 이상의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생명을 잃었다. 아세안이 창설된 이래 최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한 무력충돌이었다. 필리핀이 중국과 오랫동안 벌여 온 남중국해의 스카버러암초 영유권 분쟁은 2025년 들어 상호간 무력시위로 비화했고, 4년을 끌어온 미얀마 내전은 끝날 기미도 이를 종식시킬 수 있는 길도 보이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정부 실정과 권력층 비리에 대한 불만이 민주화 이후 최대규모 시위와 소요
01.07
유리에서 출발한 기술을 첨단산업의 심장부로 확장하며 ‘전통 소재’를 ‘차세대 기술 플랫폼’으로 재정의해 온 기업들이 있다. 이들 일본 유리 소재 기업은 극도로 까다롭고 기술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해 왔다. AGC의 경쟁력과 차세대 도전 AGC는 1907년 아사히글라스(Asahi Glass, 旭硝子)라는 사명으로 일본 판유리 산업의 개척자로 출발한 기업이다. 유리를 기반으로 기술혁신을 지속해 왔으며, 현재는 건축 자동차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화학 전자재료 세라믹 라이프사이언스까지 확장된 산업군을 아우르는 종합 첨단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8년 유리 중심 제조사라는 기존 인식을 뛰어넘기 위해 AGC로 사명을 변경했다. AGC의 대표적인 성장동력 중 하나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포토마스크 블랭크(Photomask Blanks)다. 이 시장에서 약 59%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01.06
워싱턴과 월가에서 2026년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인선이다. 제롬 파월 후임이 누구일지가 미국 경제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백악관의 정책수단이 되기를 원하며 “지금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공개 압박해왔다. 이번 결정은 연준 독립성이 여전히 유지되는지 혹은 훼손되는지를 가늠하는 신호가 될 것이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받지만 연준 자체는 독립기관으로 간주된다. 역사적으로도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 없이 연준 의장을 해임한 법적 선례는 없다. 미 대법원은 1935년 판결을 통해 의회가 대통령의 독립 연방위원회 위원 해임 사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노동관계위원회 위원들을 해임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연방준비제도는 그 대상에서 예외로 분류했다. 당시 대법원은 연준을 “미국의 핵심 금융기관 전통을 계승한, 특수하게
01.05
우크라이나 전쟁은 군사 영역에서 드론(무인기) 전쟁 시대의 본격 진입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그동안 드론은 전쟁 무기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제는 광범위하고 중요한 국면에 사용되면서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드론 전쟁을 준비하거나 대비해야 하며, 그것도 당장에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전에서 드론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드론은 이제 전장의 6대 영역인 정보 화력 기동 방호 지휘통신 전투근무지원 등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면서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이전에 드론은 공중 표적기, 정찰기, 지상 공격기 등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돼 왔다. 가격 싸지고 공격 효과 입증돼 대량운용 드론의 사용 범위가 확대된 배경에는 우선 저가라는 점이다. 중국 기업 DJI의 매빅3 드론은 200만~500만원대에 판매된다. 이 가격은 정보수집과 정찰감시로 주용도를 국한하더라도 다른 기체보다 1/10 이하의 가격이다. 수백억원대의 유인 프로펠러
01.02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12월 미국은 한국 일본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UAE 호주 싱가포르 등 8개국(대만과 캐나다는 특별초청국)과 함께 ‘팍스 실리카(Pax Silica)’ 구상을 제시했다. 이는 ‘탈중국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 기술·경제 안보협의 프레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도쿄 일렉트론, 소니, 구글 딥마인드, ASML 등 핵심 기술기업도 국가 전략과 결합하며 기술안보의 주요 행위자로 완연히 부상했다. 이 구상의 특징은 전례 없는 포괄성이다. 과거 수출통제나 제재가 특정 장비나 반도체 공정에 국한된 규제였다면 팍스 실리카는 핵심광물의 채굴부터 에너지 인프라, 제조 및 후공정, AI 데이터센터까지를 하나의 안보사슬로 통합한다. 동시에 ‘우려 국가’에 대한 접근 통제가 정책적으로 구체화하면서 투자·합작·기술 이전의 기준 역시 안보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다만 미국이 주도하는 이 전략은 동맹을 보호하는 질서라기보다
12.31
2025
인도가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인도의 데이터센터 총 용량은 1.2GW 수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5년 안에 3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빅테크와 데이터센터 운영사, 인도 재벌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인도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 시장으로 손꼽힌다. 인도에서는 이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골드러시가 본격화됐다. 글로벌 신규 데이터센터 가운데 연간 1GW 규모가 인도에서 지어지고 있다. 일본 초대형 통신그룹 NTT,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사 에퀴닉스, 싱가포르 STT 글로벌 데이터센터 같은 대형 기업은 물론 릴라이언스, 아다니 등 인도 대기업까지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심지어 고급 주거단지를 짓던 부동산 개발사들까지 이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미국에 지어지는 데이터센터는 이미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