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2025
일본 상하 양원은 21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제104대 내각 총리대신을 선출한다. 일본 언론은 절대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는 가운데 원내 제1당인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외교안보와 경제정책 등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하겠다고 자처한다. 하지만 연립이 유력한 ‘일본 유신회’ 정책을 수용하고, 두 당이 합쳐도 과반의석에 미치지 못해 아베노믹스 계승은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 예고 다카이치 총재는 21일 임시국회에서 총리 선출이 유력하다.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과반의석을 가진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20년 이상 연립정권을 유지했던 공명당이 이탈하면서 ‘비자민 연립정권’ 가능성도 나왔지만 야당의 분열로 자민당 정권의 유지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은 행정부 수반인 총리를 국회에서 뽑는다. 현재 일본 정치지형은 상하원 모두 여소야대 정국이다. 집권 자민당은 하원인
10.17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선배님, 포럼 좋아하지 않으세요? 지식포럼 표 드리면 가실래요?” “오! 그럼 영광이죠. 감사합니다.” 달포가 지나고 메시지를 받는다. 포럼에 등록하라는 QR코드다. 무슨 강연을 들을 것인가. 포럼에는 어마어마한 인물들이 왔다. 눈에 들어온 인물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도파민네이션'의 저자 ‘애나 렘키(Anna Lembke)’다. 그는 지금 스탠퍼드대학 정신의학 교수지만 학부 때는 인문학을 전공했다. 이런 배경을 알고 애나 렘키가 인간문화와 과학기술의 교차점에서 활동하는 인물이 아닐까 추측했다. ‘도파민네이션’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포럼 당일 아침까지 한 페이지도 정독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도서 구독 앱을 열고 책을 다운 받는다. 인공지능 사이트 프로그램 목소리 사용법(TTS) 기능이 쏠쏠했다. 자전거로 강연장까지 가는 길에 머리말과 1장을 들었다. 이 책은 ‘중독’을 다룬다. 부제인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잡기’는 책의 핵심을 함축하고 있다. 실행
10.16
‘미국에서 일하려는 전문직들은 해마다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의 비자 수수료를 지불해라.’ 지난달 19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수수료를 최대 100배 올리는 깜짝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문직 H-1B 비자의 경우 원래 신청 때 1000달러를 지불하면 3년간 유효했다. 미 대통령이 해마다 10만달러 지불로 변경하자 빅테크 기업에서 불만이 폭증했다. 결국 비자 신청 때 한번 납부로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섰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된 후 미 정부는 국내 고용을 우선한다는 이유로 비자 규제도 강화하고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외국인 학생 유치도 간섭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총리실 주도 '글로벌 인재 펀드' 조성 영국을 비롯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 국은 이때다 싶어 미국에서 일하거나 미국에서 구직하려는 글로벌 인재 유치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극우 정당의 이민규제 강화 요구 때문에 유치전 속에서도 비자규제를 강화하는 모순된 정책을
10.15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이 다가오면서세간의 시선은 자연스레 한반도로 쏠리고 있다. 트럼프의 참석여부가 불투명하지만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주요 경제 대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다자주의 경제 정상회의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세계는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등 복합적 도전이 겹쳐 있지만 무엇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요인은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이다. 이런 가운데 주목할 점은 미국 관세정책에 대응하는 동남아의 두 나라, 베트남과 싱가포르의 대조되는 접근 방식이다. 두 나라 모두 개방경제를 통해 성장했고 교역 의존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선택한 길은 달라 보인다. 조용한 실용주의, 신속한 양자 협상 베트남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2024년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1360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30%를 넘었다. 의류 신발 가구 전자제품 등 주력산업 대부분
10.14
수십년 간 백신에 반대해 온 민주당 명문가 후예인 케네디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 지난달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기(Make America Healthy Again, MAHA)’ 운동의 전략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120개 이상의 이니셔티브가 포함되어 있으며 과학 연구 강화, 식품 시스템 개혁, 예방 중심의 보건정책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MAHA 보고서는 미국 보건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과학적 근거의 신뢰성 문제, 산업 로비의 영향, 공공 신뢰도 하락 등 여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 확산과 만성질환 억제라는 의제는 양당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백신에 관한 입장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분열을 초래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와 케네디의 백신 회의론 연합 2024년 케네디는 무소속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트럼프 후보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았을 때, 자신 가족
10.13
제2차세계대전 직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급증했다. 평화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안도와 기대가 ‘베이비부머(Baby boomer)’ 시대를 열었다. 2차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은 산업화와 세계화 정보화를 이끌었다. 베이비부머들은 인류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번영과 안정과 평화가 깃든 시대를 열었다. 이제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하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는 전세계의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노인학자인 켄 다이크월드(Ken Dychtwald) 박사는 베이비부머들의 고령화와 은퇴로 인한 대전환의 파장을 ‘노령화 물결(Age Wave)’로 명명했다. 다이크월드 박사는 베이비부머들의 ‘노령화 물결’은 단순한 인구변화가 아니라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충격을 수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노령화 물결은 우리가 살고 일하고 배우고 늙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갈파했다. ‘노령화 물
10.10
2025년 5월 말 발생한 태국-캄보디아 국경분쟁은 단순한 외교 사건을 넘어 정치 지형을 뒤흔든 전환점이 됐다.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프어타이당의 패통탄 친나왓 총리를 둘러싼 외교 논란과 국정 불신이 확산되며 퇴진 압박이 거세졌다. 헌법재판소는 7월 1일 친나왓 총리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8월 29일 해임을 확정, 내각 전체가 물러났다. 프어타이당 중심 체제는 붕괴했고 쁘라차촌당이 품짜이타이당을 지원하되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으며 정치구도가 급변했다. 결과적으로 품짜이타이당이 주도하는 새 연립정부가 출범했고 2026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지형은 재편되기 시작했다. 현재 하원 500석 중 쁘라차촌당 142석, 프어타이당 131석, 품짜이타이당 69석이며 나머지 정당은 40석 미만으로 세력이 분산돼 있다. 아누틴 체제, 취약한 권력기반의 한계 패통탄 퇴진 이후 등장한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 체제는 출범 직후부터 안정적인 통치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구조적 제약에 직면했
10.02
우리나라와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다. 사회경제적으로도 닮은 점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있지만 일본에 없는 것도 있다. 반대로 일본에 있지만 우리나라에 없는 것도 있다. 물론 여기서 있다 없다는 100 대 0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70대 30일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있고 없는 점을 살펴보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할 뿐 아니라 자기 나라를 깊이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권력도 나누는 일본, 경제도 독식하는 한국 우리나라에 있고 일본에 없는 것은 ‘독식(獨食)’이다. 승자독식, 즉 ‘winner-takes-all’이다. 독식이 자리잡은 사회에서는 승패를 가르는 경쟁이 치열해진다. 지난 정권은 헌법 위반과 국민 저항으로 무너졌지만 5년마다 치르는 대통령선거가 얼마나 치열한지는 우리 모두 경험하는 바다. 이런 치열함이 일본에는 없다. 마침 일본은 자민당총재 선거가 한창이다. 이번 토요일인 10월 4일에 투개표되는데, 의원표 295표와 지방표 295표,
10.01
장기간 이어져 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2024년에 해제되면서 일본 금융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현재 일본 금융업계는 전통적인 리더로서 막대한 자산과 고객 기반을 보유한 메가뱅크와, 디지털 전환과 혁신적 서비스를 앞세운 인터넷 전용 네트뱅크(일본에서는 ‘네트뱅크’라 불림)의 이중 구조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여기에 유통 계열 은행까지 가세하면서 복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 금융업계의 리더 MUFG 미즈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MUFG),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SMFG),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MHFG) 등 3대 메가뱅크는 2025년 3월기 결산에서 순이익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국내 금리 상승, 해외 사업 확장, 예대금리차의 개선이 수익 향상의 중요한 요인이다. MUFJ는 총자산약 405.94조엔으로 일본의 GDP에 필적하는 (일본 GDP 약 622조엔)일본 금융업계의 리더다. 개인고객 3400만명, 법인 고객 10
09.30
밀브래스 교수는 1989년에 쓴 ‘지속가능한 사회(Sustainable Society)’에서 지구의 물리적인 나이 46억년을 1년 365일로 환산했다. 11월에 ‘삼엽충’ 같은 다세포 동물이 등장한다. 12월 13일에 ‘파충류’가 등장하고 12월 15일 ‘포유류’가 발생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자정 11분 전에 생겼고 인류 문명은 자정 1분 전에 발생했다. 지구상 모든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산업혁명’은 12월 31일 자정 2초 전에 일어났다. 2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지구의 각종 환경오염이 발생했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인류는 100만년 전부터 불을 사용했고 불 사용이 일반화된 것은 40만년 전이다. 다윈은 “언어를 제외하면 인류가 발견한 최대의 작품은 불”이라고 했다. 불은 인류의 수명을 연장했고 더 추운 곳으로 거주지를 넓혔다. 현생 인류는 빙하기의 혹독한 겨울을 매머드 사냥으로 이겨냈다. 매머드는 4톤에 이르는 고기와 두꺼운 털가죽, 움집의 뼈대가 되는 긴 뼈를
09.29
한때 동남아 국가들은 ‘아시아의 새끼 호랑이들’로 불렸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주요 회원국들은 풍부한 자원과 젊고 값싼 노동력, 인구 6억의 거대한 시장을 기반으로 연간 6~7%의 고도성장을 이어갔다. 지난 20여년 동안 이 지역 주요 국가들의 1인당 국민 소득은 세 배 이상 늘었다. 베트남 국민들은 2000년 대비 무려 11배나 높은 소득을 누리고 있다. 그런 동남아 국가들이 단체로 ‘중진국 함정’에라도 빠진 걸까? 동남아 성장세가 큰 폭으로 꺾이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국들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간 무역갈등과 그에 따른 세계공급망 재편 등으로 동남아는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던 지역이었다. 그런 동남아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특권층 부패에 Z세대 분노폭발 글로벌투자사 록펠러인
09.26
최근 “평가방식을 개선하면 AI의 환각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런데 “AI의 환각은 수학적으로 불가피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로 상반되는 이 주장들은 ‘오픈AI’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그것도 2025년 9월 4일 같은 날에. 이들 여러 기사들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 보고 그 출전을 찾아 보면 결국 ‘오픈AI’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단지 하나였고, 서로 다른 제목을 단 기사들은 알고보니 동일한 ‘오픈AI’의 논문에 대해서 쓴 것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코프 체인에서 시작된 확률 게임 거대언어모델(LLM)은 어느날 갑자기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 아니다. 이 기술의 시초는 물리학 수학 전자공학 경제학 전공자들 사이에는 이미 익숙한 1900년대 초에 발표되었던 ‘마코프 체인’이다. 이는 선후로 발생하는 두 사건 사이에는 확률이 존재하고 이를 잘 활용하면 숨겨진 패턴 법칙을 파악할 수 있다는 유용한 결과를 유발한다. 예를 들어
09.25
지난 4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합법 체류자를 포함한 300여명의 한국인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면서 다시 한번 트럼프정부의 무차별적인 이민단속의 무자비함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또한 이들이 일주일 동안 갇혀 있었던 구금시설의 반인권적인 상황이 인터뷰를 통해 폭로되면서 이민자 구금 시설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유린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조지아 구금시설의 한국인 인권유린 현재 미국에서 운영되는 이민자 구금 시설 200여 곳 중 대부분은 정부기관이 아닌 영리업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ICE에 구금된 이민자 중 거의 90%가 민간기업 소유 시설에 수감되어 있다. 이들 중 가장 큰 기업이 GEO그룹과 코어시빅(CoreCivic)이다. 한국 노동자들이 수감된 곳 또한 GEO 그룹이 운영하는 시설이었다. 모든 구금 시설이 법무부 산하 국가 시설인 한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른 미국이다. 정부의 위탁을
09.24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 코어위브(CRWV), 네비우스(NBIS), 인텔(INTC)은 단순한 엔비디아 협력업체가 아니라 운명을 함께하는 ‘혈맹’이다. 서버·클라우드·인프라·CPU와 패키징 등 각자 맡은 영역에서 엔비디아 생태계를 떠받치며 엔비디아 성장동력을 책임지고 있다. 규모를 들여다보면(엔비디아의 8월 말 분기 공시)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2곳이 2분기 매출의 39%를 차지한다. 모건스탠리는 코어위브가 엔비디아 AI 가속기 연간 생산의 약 8% 정도 사용한다고 추정했다. 여기서 보듯이 이들 네 기업은 엔비디아 칩을 우선 확보하며 수요를 뒷받침하고, 엔비디아는 지분 투자로 이들과 이익을 공유한다. 서로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 되는 완벽한 윈-윈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결속이 강해질수록 엔비디아 제국의 성장동력은 더욱 탄탄해진다. SMCI, 권장 사양 서버 대표 공급사 SMCI(Supermicro Computer)는 데이터센터용 서버와 저장장치, 일체형 서
09.23
지난 8월 이후 트럼프정부는 한국에게 15% 관세 조건으로 350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재명 대통령은 무리한 요구라면서 수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은 심각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라는 쌍둥이 적자의 압박 속에서 동맹국에 과도한 투자와 양보를 요구하며 사실상 비용 전가를 시도하고 있다. 이제 미국은 예전의 ‘아메리칸 드림’의 나라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등장한 관세인상과 ‘미국 우선주의’ 외교로 말미암아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증대하고 있다. 약화된 미국의 경제력으로 인해 이제 달러는 ‘절대적 안전자산’이 아니다. 약달러 기조에 아시아 통화는 안정적 환율 추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5년 8월에서 9월 중순까지 아시아 통화들과 달러 사이에선 대체로 달러 약세 흐름을 보였다. 한국 원화는 달러당 1400원대 초반에서 점진적으로 안정돼 1387원 부근까지 내려왔다. 위안화는 8월 말 7.13대에서 9월 중순 7.10 수준으로 내려왔다. 엔화는
09.22
일본은행은 19일 보유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년부터 연간 3300억엔(약 3.1조원)씩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 장부가격 기준(37조엔)을 고려하면 전량 매각에 걸리는 기간은 112년이다. 일본 언론은 이번 결정으로 아베노믹스의 한축인 금융완화정책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평가했다. 막대한 유동성 공급을 통해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려는 일본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실험이 10여년 만에 끝났다는 의미다. 중앙은행이 기업의 대주주 일본은행이 ETF를 매입하기 시작한 때는 2010년부터다. 당시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는 금융완화의 일환으로 시장에서 ETF를 매입했다. 당초 미미한 수준이던 매입 규모는 2013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취임하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임명한 구로다 총재는 2013년 이른바 ‘차원이 다른(異次元) 금융정책’을 내걸고 시장에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구로다 총재 취임 전 1조엔
09.19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단순한 의례적 행사가 아니라 양국의 전략적 기술동맹을 제도화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로이터 16일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테크 프로스퍼리티 딜(Tech Prosperity Deal)’을 체결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반도체 통신 원자력 등 첨단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공동 투자와 규제 조율에 나선다. 이번 합의에는 거대 기업들의 직접적인 투자 계획도 포함됐다. 엔비디아는 영국 전역에 12만개의 GPU를 배치하겠다고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310억달러(약 43조원)를 들여 런던 인근에 초대형 AI 슈퍼컴퓨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데이비드 호건 부사장은 “영국을 AI를 만드는 나라로 만들고, AI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나라가 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협력이 “양측의 경제성장과 국가안보 모두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16일부터 18일(현지시간) 일정으로 진행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상단을 4.50%에서 4.25%로 내렸다. 이는 경기둔화와 고용약화를 고려한 조치로 올해 10월과 12월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하가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 그리고 앞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 동향을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심리지수다. 2025년 9월 이 지수 예비치는 55.4로 8월(58.2)보다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 장기 평균인 82.3을 크게 밑돌았다. 구성요소 중 ‘현재 경제상황’보다는 ‘미래기대’ 지수 하락폭이 더 컸다. 응답자 가운데 중·저소득층의 심리가 더 위축되었다. 미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조짐 미시간대학의 조사에 응답하는 가계의 체감경기는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깝다. 실제로 소비가 줄어들고 물가는 오를 것인가? 그 확률이 매우
09.18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서방 지도자 가운데 최고 베테랑이다. 2017년부터 프랑스 대통령을 역임하면서 줄곧 국제무대를 누벼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해 집권에 성공했으나 2020년 재선에 실패하면서 4년의 공백기를 거쳐 돌아왔다. 국제무대 다자간 회의에서 경력자는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발휘하기 마련이라 트럼프가 마크롱을 특별히 눈엣가시로 여기는 배경이다. 9월 들어 마크롱은 프랑스 국내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8일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정부 예산을 두고 의회에 신임을 물었다가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낙마했다. 마크롱이 지난해 6월 의회를 해산하고 치른 총선 이후 불과 15개월 만에 두명의 총리와 내각이 무너진 셈이다. 유럽 기구에서 잔뼈가 굵은 브렉시트의 협상가 미셸 바르니에 총리, 그리고 이번에는 프랑스 중도정치의 역사를 대변하는 바이루 총리, 둘 다 마크롱의 소수정부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고 수건을 던지게 되었다. 정부의 불
09.17
4년 차에 접어든 인공지능 시대,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그동안 클라우드 거대 기업들이 엔비디아 범용 그래픽 칩(GPU)에만 의존해 연산 성능을 끌어올리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제는 각자의 필요에 딱 맞춘 맞춤형 AI 칩(ASIC, 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개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AI 열풍 초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데이터센터 설비투자를 폭증시켰다. 하지만 최근 이런 투자 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그룹에 따르면 세계 11대 클라우드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2024년 55%에서 2025년 56%, 2026년 26%로 급격히 둔화할 전망이다. 칩 공급 부족이 해소되고 AI 칩 성능이 향상되면서 같은 비용으로도 더 큰 연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동시에 초기 투자 대부분이 엔비디아 범용 칩에 몰렸지만, 이제는 맞춤형 AI 칩 도입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