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3
2026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력망의 구조적 한계를 노출했다면 이번 이란전쟁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확인시켰다. 미국에선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 전체 전력의 17%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중동에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 차질로 세계 원유 30%, LNG 20%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전력망 병목과 원유·LNG 공급. 위기의 모양은 다르지만 시장의 결론은 하나다. 필요한 곳에서 즉시 전기를 만들 수 있고, 외부 충격에 덜 흔들리는 대체에너지 체계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흐름의 수혜 후보로 블룸에너지, 퍼스트 솔라, 센트러스 에너지가 다시 거론되는 이유다. 블룸에너지 ‘전력은 필요한 현장에서' 블룸에너지(티커 BE)의 주장은 단순하지만 도발적이다. 전기는 더 이상 먼 발전소에서 수백km 송전망을 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수요지 바로 옆에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의 한계가 AI
04.02
2월 28일 감행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그리고 이에 맞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올해 세계경제의 향방을 결정지을 최대 난제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난 달 30일 이란 의회가 영해 통제권 강화를 명분으로 통과 선박에 거액의 통행료를 물리기로 결의하면서 시장을 짓누르던 막연한 공포는 이제 실재하는 리스크로 변모했다. 미국 본토의 기류도 복잡하다. 전역으로 확산 중인 반(反)트럼프 시위(No Kings) 영향 탓인지 지상군 투입에 따른 정치적 부담과 전쟁 장기화가 중간선거에 끼칠 악영향을 극도로 경계하는 눈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한국시간)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능력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앞으로 2~3주 이란을 강하게 타격하며 전쟁을 끝내겠다”고 사실상 종전일정을 밝힌 것도 이번 군사작전의 장기화에 따른 초조함을 보여준다. 결국 실질적인 종전 여부와 상관없이, 개전 6주차를 맞는 시점에 트럼프행정부가 사실상의 종전선언을 강행하며
04.01
1973년 11월 일본 오사카에 있는 한 뉴타운 슈퍼마켓에서 주부들이 두루마리 휴지를 사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와 서로 몸싸움 하는 장면이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된 이후 전국적인 ‘두루마리 휴지 소동’의 출발이 됐다.(마이니치신문 등 당시 언론) 2026년 3월 25일 도쿄에 있는 자민당 본부에서 이례적 집회가 열렸다. 트럭과 택시 버스 등 3개 전국 단체가 주최한 ‘연료가격 급등 경영위기 돌파 궐기대회’다. 유류 가격 상승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운수업계가 행동에 나섰다.(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1차 석유위기 트라우마 195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10%대 경제성장을 통해 1968년 당시 서독을 제치고 국민총생산(GNP) 세계 2위 경제대국에 오른 일본인의 성취감은 대단했다. 하지만 지진과 태풍 등 수많은 자연재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질서와 단합이 체질화된 일본인에게 두루마지 휴지 소동은 충격이었다. 생필품이 극단적으로 부족해서 일어난 소동도 아니다
03.31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5주차에 접어들었다. 전쟁은 이미 레바논을 비롯한 주변 국가로 확산해 전화(戰禍)의 그림자가 서아시아 전체에 드리운 상황이다. 게다가 세계 석유와 가스의 20%가 운송되는 호르무즈 해협의 차단으로 지구촌 경제의 숨통이 막혀버렸다. 전쟁의 당사자는 아니나 유럽은 서아시아 에너지에 의존적이며 미국의 군사동맹 세력으로 이번 전쟁에 긴밀하게 엮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동아시아의 한국이나 일본과 매우 비슷한 상황이다. 유럽도 에너지·경제충격 본격화 우선 경제적인 충격은 즉각적이다. 유럽은 동아시아와 마찬가지로 석유와 가스를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한다. 석유의 95%, 가스의 90%를 수입한. 한국 일본이 유럽보다 걸프만을 경유하는 수입 석유와 가스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존 석유·가스 수입선을 서아시아 방향으로 전환했기에 이번 전쟁의 충격은 심각하다. 전쟁으로
03.30
5년 동안 이란 생활 중 내린 가장 기특한 결정은 ‘이란 국제관계대학교(SIR, School of International Relations)’에서 수업을 들은 일이다. 2013년 8월, 필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란으로 갔다. 근무 발령을 받고 나서야 이란은 아랍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무지의 정도가 심했다. 하릴없이 공부를 해야 했다. 도착하자마자 현지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란은 ‘파르시(Farsi)’라고 부르는 페르시아어를 쓴다. 아랍어와 다른 언어다. 일례로 아랍어에는 P 발음이 없지만 파르시에는 있다. 한두 해가 지나면서 시장에서 혼자 흥정할 정도는 됐다. 물론 시적 언어를 구사하는 페르시아 상인을 상대로 값은 별로 깎지 못했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이란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 근처에 있던 이란 국제관계대학교에 전화해 ‘이란학’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담당자는 당장 외국인을 위한 과정이 없으므로 프로그램이 생기면 연락해주겠다고 대답했다
03.27
이란전쟁이 에너지 파동뿐 아니라 글로벌 식량위기를 촉발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전쟁으로 비료원료인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시설들이 파괴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비료 운송이 막히고, 원유가격 상승으로 농산물 생산 비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해상운송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와 비료의 약 1/4이 통과하는 글로벌 물류의 핵심 동맥이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기름값 상승과 비료 부족으로 전세계 농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페르시아만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온 밀과 옥수수 쌀 대두 설탕 등으로 생활을 한다. 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으면 이 지역 6000만여명의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글로벌 식량 시스템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라고 불리는
미국시간 3월 24일, 플로리다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미국정치, 이란과의 전쟁,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마러라고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의 사설 클럽 이름이며 대통령 트럼프의 등록된 주소지다. 트럼프는 1985년 이 지역의 저택을 사들였고 1994년 저택을 개조해 ‘마러라고 클럽’이라는 이름의 회원제 리조트를 열었다. 미국에서는 마러라고를 트럼프의 ‘겨울 백악관’ 혹은 ‘남부 백악관’으로 부른다. 여름 몇달을 제외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금요일 오후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마러라고에 가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백악관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시진핑 현 중국 국가주석, 저스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등 세계 여러나라 정상들이 초대받아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고, 지금도 트럼프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국가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트럼프의 집이자
03.26
요즘 워싱턴과 예루살렘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뒷얘기는 대체로 ‘개인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트럼프가 국내 정치의 부담을 덮기 위해 외부충격을 택했다거나, 네타냐후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 전쟁을 선택했다는 식이다. 정치가 인간의 약점을 동력으로 삼아 움직이는 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몇몇 개인사의 조합만으로 중동전쟁을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지금 벌어지는 사태의 뼈대는 훨씬 구조적이며, 핵심은 미국의 전략문서가 제시한 대외인식과 행동양식이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되고 있는가에 있다. 최근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과 같은 문서들이 보여주는 방향은 선명하다. 중국을 경쟁의 중심축으로 놓고 경제와 기술, 공급망, 금융과 물류를 안보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흐름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서들을 개별 군사행동의 직접 설계도로 읽는 것이 아니라, 워싱턴이 각각의 사태를 어떤 큰 틀 속에 배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가를 보는 일이다
03.25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의 대변신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일본 최대급 종합 화학 기업으로 기능성 제품, 첨단 소재, 헬스케어, 산업가스 등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 시황의 회복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초화학제품, 제철용 코크스, 아크릴수지 원료인 메틸 메타클레이트(MMA) 등 세 개 사업은 구조개혁을 향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11월, 2035년까지의 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경영 전략 ‘카이테키 비전 35(KAITEKI Vision 35, KV35)’와 ‘신중기경영계획 2029’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기존 경영방침이었던 ‘구조개혁의 완수’에서 한단계 나아가 ‘성장으로의 전환’을 새로운 기조로 설정했다. 콩글로머리트형 경영에서 탈피해 진정한 스페셜티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2035년까지의 장기 비전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소재의 힘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그린·스페셜티 기업이 된다”는
03.24
미국은 오랫동안 민주주의의 기준을 만들어온 국가였다. 그런데 최근 국제사회로부터 그 미국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언론 사법 선거제도 전반에서 나타나는 미국의 변화가 다양한 국제 평가와 보고서를 통해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와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민주주의 연구소(V-Dem)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표에 주목해보자. 이 지표들은 선거의 공정성, 언론의 자유, 사법부의 독립성, 권력분립과 같은 핵심 요소들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미국의 민주주의 점수는 2025년 84점에서 2026년 81점으로 3점 떨어졌다. 이렇게 단기간에 3점이나 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더 긴 흐름으로 보면 하락 폭이 더 뚜렷하다. 2005년에는 93점이었던 점수가 2026년에는 81점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 등은 90점대 중반 점수를 그대로 유지했고, 캐나다 역시 1점
03.23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이 더 이상 ‘대체투자’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조1000억달러에 달하며, 은행·보험·연기금·개인 자금까지 깊숙이 얽히며 사실상 ‘그림자 금융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은행이 담당하던 중소기업 대출을 사모펀드가 대체하면서 금융 중개 기능이 비은행 영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변화가 규제 밖에서 진행되며 시스템 전반의 위험이 더 복잡한 형태로 재배치됐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면 사모신용은 안정적인 고수익 자산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부구조를 들여다보면 유동성과 신용이 동시에 취약한 특성을 지닌다. 최근 환매제한, 자산평가 손실, 부실증가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던 위험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사례는 2008년
03.20
캐나다 대학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교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며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아예 폐교를 선언한 대학도 있다. 세계 각국에서 유학생들이 몰려들던 캐나다 대학들이 갑자기 위기를 맞은 것은 연방정부의 정책 전환 때문이다. 자유당정부는 1년여 전부터 심각한 주택난과 의료 및 공공서비스 위기를 이유로 유학생과 임시노동자 유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교육계를 넘어 캐나다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학생비자 승인 25% 수준으로 축소 캐나다정부는 작년 말 유학비자 승인 인원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2026년에 15만5000건,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15만건의 신규 학생비자만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캐나다 유학생은 2023년 65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15만여건의 학생비자 발급은 3년 전과 비교하면 25%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2024년의 36만건, 2025년의 43만7000건과 비교해도 꽤 가파른 감축이
03.19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 중의 하나가 고유가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은 원가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시키기 쉬우나 중소기업은 그러기 힘들고, 대기업은 평소에 환리스크를 관리하나 중소기업은 그럴 여유가 없다. 문제는 더 근원적이다. ‘트럼피즘’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행동은 한 개인의 성향을 떠나 전후의 국제질서가 이미 종언을 고했고 세계는 격변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란 공격에서도 그 효과를 입증한 인공지능(AI) 기술 역시 그것이 초래할 금후의 파장을 예측하기 힘들어 기술혁신이 새 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려준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경제사회는 과연 지속가능할지 그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중소기업이다. 사회의 다수가 중소기업에서 일한다는 게 큰 이유이지만, 일반적으로 변화 대응 능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이처럼 격변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전망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03.18
우크라이나 대평원에서 타오른 불길이 가자와 페르시아만으로 번졌다.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가 끝나고 세계가 다극체제로 가기 위한 전환 비용이라고 하기에는 고통의 정도가 너무 크다. 이제는 전쟁이 일상화된 혼돈의 시대다. 그나마 4년을 끌어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대한 변화가 시작된 것이 반가운 소식이다. 2026년 1월 말 아부다비에서 종전 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3자협상이 시작되었다. 미국이 위협 제재 모호한 약속 등으로 즉각적인 휴전을 유도하던 정책을 포기하고 포괄적인 분쟁 해결로 역할을 변경했기에 가능했다. 미국의 태세 변경을 끌어낸 것은 러시아의 공세적 대응이었다. 평화협상을 회피하고 전투 행동의 격화만을 유도하던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스템 등 도시 공공 인프라를 집중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및 재건 비용을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고통을 안긴 것이다.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방어 체계를 무너뜨리고 진격 작전을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미국 유럽연합(EU) 우크라
03.17
필자가 미얀마(버마)를 처음 방문한 것은 1997년 1월로 이미 30년이 지났지만 그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과 충격은 아직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정전이 되어 촛불을 켜 놓고 출입국 관리를 하던 공항을 나서자마자 맞닥뜨린 수도 양곤의 풍경은 사진 속에서 보았던 식민지 시대 랑군의 모습과 흡사했다. 영국 식민지풍의 건물이 늘어선 거리를 론지라고 불리는 치마를 입은 남녀들이 평화롭게 걸어 다니는 모습은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즈음 미얀마 대사관에 근무했던 한 외교관은 '시간이 멈춘 땅 미얀마'라는 책을 썼는데 그 제목처럼 시간이 멈춰 서 있는 듯했다. 그런데 정작 그 거리의 첫인상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그리고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남아 최고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버간 만달레이 인레 호수의 그 기막힌 풍광들보다도 더 큰 감동을 준 것은 바로 미얀마 사람들이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심성 인성 국민성이라
03.16
16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그래픽처리장치 테크놀러지 콘퍼런스)의 관전 포인트는 더 이상 GPU만이 아니다. 2023년과 2024년 AI 투자 사이클의 첫번째 병목이 GPU였고, 그 다음이 HBM(고대역폭 메모리)이었다면 이제 시장의 시선은 한단계 더 깊은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칩 사이를 어떻게 더 빨리, 더 멀리, 더 적은 전력으로 연결할 것인가.” 이번 GTC가 단순히 더 빠른 칩을 공개하는 자리를 넘어 차세대 AI 네트워크 구조와 광통신 생태계의 방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GTC의 주인공이 GPU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행사를 앞두고 업계 곳곳에서 주목받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광트랜시버다. 엔비디아가 최근 광트랜시버를 분기당 20억달러 규모로 매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작은 부품이 AI 인프라 투자의 새로운 핵심으로 떠올랐다. GPU가 아무리 강력해도 칩 간 데
03.13
언제나 각성하게 되는 것은 여행이 끝날 때쯤이다. 아이들 겨울방학을 맞아 떠난 대만 타이중 가족여행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귀국편 항공기 탑승을 앞두고 있다. 여러번 왔던 대만이라 이번에도 그저 먹고 마시고만 가기에는 마음 한 곳이 찔렸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까지 1시간이 남았다. 짬을 내 타이중국제공항 내 서점을 유심히 살핀다. 벽면 한쪽에 커다란 인물들의 전기가 놓여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자서전,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책, 대만적체회로제조공사(台灣積體電路製造公司,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이 쓴 자서전이 나란히 놓여 있다. 물론 필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만에서 기업을 일군 모리스 창이다. 그의 자서전은 750대만달러였다. 우리 돈으로 치면 3만5000원 정도다. 기념으로 사갈까 수십 번 고민하다가 결국 내려놓는다. 돈도 돈이지만 중국어를 배우지 못했기에 짐이 될 게 뻔하다. 번역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03.12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폭발했다. 미증유의 천재지변에 한없이 나약했던 사람들은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능 누출이라는 ‘인재’ 앞에서 분노했다. 당시 민주당 정부는 전국 54기의 원전에 대해 전면 가동을 중단하는 ‘원전 제로’ 정책을 결정했다. 하지만 아베정권 이후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재가동에 나서면서 현재 전국에서 15기가 가동중이다. 2040년까지 원전 비중 20%로 상향 일본정부는 지난달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원자력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전체 발전량에서 원전 비중은 9.7% 수준이다. 올해는 10.1%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전국 각지에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빠르게 재가동에 나서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세계 최대 원전단지인 니가타현 가시와자키 원전 6호기가 올해 1월 14년 만에 재가동을 시작했다. 이 원전
03.11
호르무즈 해협은 좁은 물길이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은 33km에 그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에서 출발한 유조선들은 이 해협을 지나 인도와 중국 일본 한국 등으로 향한다. 하루 약 2000만배럴의 기름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하루 2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가 이곳을 지난다. 이는 전세계 석유 소비와 LNG 해상 교역의 약20% 규모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경제의 ‘목줄’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로켓과 드론 공격을 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200여척의 유조선과 수백 척의 상선이 페르시아만 일대에 묶여 있다. 세계경제의 ‘목줄’이 눌리고 있다. 지난 2월 배럴당 7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는 이란전쟁 발발 후 10여일 만에 110달러선까지 급등했다가 현재는 9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
03.10
크리스티나 놈(Kristi Noem)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3월 5일 전격 경질됐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장관 해임이다. 후임으로는 오클라호마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이 지명됐다. 사업가이자 전직 프로 이종격투기 선수라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지닌 그는 트럼프가 ‘마가 (MAGA) 전사’라고 부르는 확고한 트럼프 정책 지지자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국토안보부 장관 놈은 트럼프 2기 정부의 대표적인 충성파로 알려져왔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였던 놈은 작년 1월 임명된 이후 트럼프정부의 반(反)이민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하면서 트럼프 2기 정부 장관들 중 지금까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숱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무차별적인 이민 단속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피로감이 쌓이고 심지어 일부 공화당원조차 그녀가 국토안전부 장관 직무에 적합한지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