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국 총력전' 태세

2019-09-09 14:13:44 게재

긴급의총 비상대기

황교안 "정권몰락 좋다면"

손학규 "레임덕 못 본 척"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놓고 '대통령의 시간'이 막바지에 다다르는 가운데 야당이 공세의 활시위를 팽팽히 당겼다. 자유한국당은 연일 극단적인 표현을 꺼내들며 대대적인 원내·장외 강공 준비에 들어갔다. 바른미래당은 조국 이슈를 '문재인 이슈'로 전환시키기 시작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정권이 몰락해도 좋다면 조국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라"며 경고를 날렸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민적 분노와 저항을 잠시 짓밟을 수는 있어도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을 수 밖에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발언하는 황교안 대표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그는 "지금 많은 국민들은 조 후보자에 대한 문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면서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검찰 수사를 계속 훼방하고 끝내 임명을 강행한다면 특검과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불법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청와대와 국민의 가교역할을 하는 여당이 아닌 청와대를 더 궁지로 몰아넣는 여당"이라며 "육사신 중 간신을 넘어 망국신이 되지 않도록 여당이 여당 역할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내에서 비상대기 태세에 들어갔다. 원내지도부는 조 후보자 임명이 이뤄지는 즉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 향후 투쟁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키로 했다.

한국당은 임명이 강행될 경우 먼저 당 소속 의원들이 전원 참석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전국적인 대정부 장외투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추석 연휴 이후에도 '조국 이슈'로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의 전국 거점을 순회 규탄대회 △전 당협 동시다발 집회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에게 연휴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없다. 그(추석) 기간에도 강력한 투쟁을 할 것"이라며 "잘못된 결정을 하면 강력한 투쟁을 할 것이고, 지역에서도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기 위한 총력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에서도 △특별검사 △국정조사를 비롯해 △내각 총사퇴 요구 △해임건의안 발의 △일부 의사일정 보이콧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바른미래당도 조 후보자 지명철회를 압박했다.

손학규 바른미래 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 및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조국 이슈가 문재인 이슈로 전환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무너지고 검찰 개혁은커녕 법무장관이 검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국가기강의 기초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더 이상 레임덕이 왔다는 사실을 못 번 척 하지 말라"며 "조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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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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