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 힌남노 6일 부산 상륙

2022-09-05 11:31:42 게재

내일 오전 강수 집중, 비 피해 이미 시작

동해안 등 만조시간대 폭풍해일 주의도

전국에 큰 피해가 우려되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빠른 속도로 북상하면서 전국이 초비상이다.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정도의 강한 바람이 5일 오후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5일 밤부터 6일 오전), 동해안(5일 밤부터 6일 오후)을 강타할 전망이다. 6일 동해안에서는 만조 시간대를 중심으로 폭풍해일까지 일 수 있다.

태풍 오는 제주 |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5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 해안에 파도가 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제주도 육상 전역과 제주도 앞바다에 태풍경보를 발효했다. 연합뉴스


5일 기상청은 "유동성이 크지만 힌남노 최근접 시기는 6일 이른 새벽에 제주도, 아침에 경남권 해안이 될 전망"이라며 "6일 오전 9시 부산 북북동쪽 약 80㎞ 부근에 육상(태풍 강도 '강')할 수 있고 태풍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가운데 만조가 있을 예정이라 남해안 중심으로 폭풍해일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6일 만조 시간은 △서귀포 오전 5시 20분 △목포 오전 9시 36분 △여수 오전 5시 5분 △마산 오전 4시 48분 △부산 오전 4시 31분 등이다. 폭풍해일이란 해면이 부풀어 올라서 해수면이 이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5일 오전 9시 최대 풍속 50㎧, 중심기압 930hPa(헥토파스칼), '매우 강' 상태로 북진 중이다. 태풍 강도는 '중, 강, 매우 강, 초강력' 등으로 나뉘며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위력이 강하다.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역대 최악 태풍인 '사라' '매미' 등 보다 더 낮은 상태다.

5~6일 전국 예상 강수량은 100~300㎜다. 특히 6일 오전 강수가 집중될 예정이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주도 산지 예상 강수량은 600㎜ 이상이다. 5~6일 순간 최대 풍속은 제주도와 전남 남해안, 경남권 해안 등 40~60㎧다. 최대 풍속이 44~54㎧ 미만이면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갈 정도의 위력을 가진다.

태풍이 접근하면서 제주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이미 비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3일부터 내린 누적 강수량이 300㎜를 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로 5일 오전 6시 집계 기준 주택 8채와 상가 3동, 차량 1대가 침수됐다. 비는 전국에서 내렸다. 이 비로 부산 남·동구 주민 85세대 105명이 일시 대피했다. 경북 상주에서도 많은 비에 일시 대피한 주민이 1명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숙박시설이나 마을회관 경로당 등 임시주거시설에서 생활하며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태풍에 대비한 통제도 확대됐다. 국립공원 22곳 609개 탐방로가 출입이 통제됐다. 남해안 일대 46개 항로 66척의 여객선도 발이 묶였다. 경북 20곳, 울산 12곳, 서울 6곳 등 전국 둔치주차장 47곳이 폐쇄됐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재택·유연근무나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를 요청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역 283개 학교에 대해 휴업이나 단축·원격수업을 결정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태풍 상륙이 임박해지자 4일 오후 4시 30분 위기경보를 '주의'(1단계)에서 '심각'(3단계)으로 바로 격상하고 최고 수준의 대응태세를 갖췄다. 최근 5년간 16건의 태풍 관련 중대본이 가동됐지만 1단계에서 3단계로 바로 격상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민 중대본부장은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공공기관은 최고 수준의 대응단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국민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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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김신일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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