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송분야 탄소중립: 기술 다변화와 LCA가 핵심

2026-04-15 13:00:33 게재

전 지구적 과제인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송 부문의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동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현시점에서 모빌리티 전환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핵심 동력이자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이동 수단을 하나의 기술로 대체하는 방식만으로는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 모빌리티의 크기와 용도, 운행 특성을 고려한 정교한 차별화 전략과 기술적 유연성이 함께 요구된다.

차종별 맞춤형 전동화 전략 필요

먼저, 차량 유형에 따른 탄소중립 전략의 최적화가 시급하다. 주행거리가 짧고 도심 운행이 잦은 소형 및 승용차는 배터리 전기차(BEV)가 가장 효율적인 해법이다.

반면 장거리 주행이 필수적이고 적재 중량이 무거운 중·대형 상용차는 건설기계, 특수 목적 차량은 배터리의 무게와 충전 시간의 한계로 인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이 영역에서 에너지 밀도가 높은 수소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수소 활용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수소 모빌리티는 주로 수소연료전지(FCEV)에 집중돼 왔으나, 이제는 수소내연기관(H2 ICE)과 이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수소내연기관은 기존 엔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고, 고부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전기 모터를 결합한 수소 하이브리드 기술은 효율을 높이고 배출 제어를 정밀화할 수 있어 완전한 무탄소 전환기의 현실적 가교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 다변화는 산업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면서도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적 해법이 될 수 있다.

LCA 기반 글로벌 규제 대응 정책 도입

기술의 다변화와 더불어 평가 기준의 전환도 중요하다. 국제 사회는 이제 주행 중 배출뿐만 아니라 원료 채굴, 생산, 운송, 사용, 폐기 및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고려하는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글로벌 규제이자 무역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산업계는 LCA를 반영한 정책과 기술 개발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수소의 생산 방식, 친환경 소재 적용, 제조 공정의 저탄소화, 폐배터리 및 수소 시스템의 재자원화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서 탄소 발자국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LCA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최적화하는 전략이야말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이다.

결국 탄소중립은 특정 기술의 승리가 아니라 다양한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전동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차급별 맞춤형 전략과 수소 에너지의 폭넓은 활용, 전주기 평가 체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박수한 건국대 기계·로봇·자동차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