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
“기초행정 한계 없다” 미술·정원도시로 입증
10만명 몰린 인상파 전시·정원도시 선도
‘세금이 아깝지 않은 구청장’ 약속 지켰다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지난 6.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16년만에 처음으로 지방선거 기간에 다른 사람들의 선거를 지켜보는 시간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시·구의원 후보들이 현장에서 들은 주민들 의견을 그에게 전달했다. 그는 “일을 못했으면 ‘그만했으면 좋겠다’라고들 하셨을 텐데 아쉬워한다는 얘기가 많이 들렸고 직접 만난 주민들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15일 노원구에 따르면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인상파 찬란한 순간들’ 전시를 찾은 관람객이 무려 10만명에 달한다. 규모가 작은 자치구 전시공간에서 기록적인 ‘대박 흥행’을 한 셈이다. 구에 따르면 통상 기초지자체에서 1년간 기획전시 관람객을 합산해도 10만명을 달성하기 쉽지 않고 멀리서 원정 관람을 할 정도로 화제가 돼도 5만명 수준이다.
‘문화도시’를 앞세워 거둔 이 성과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8년 전 “동네에서 고흐의 그림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뒤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노원아트뮤지엄을 재단장해 세계적인 작품을 내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근현대 거장’ ‘뉴욕의 거장들’ 기획전시를 이어가면서 역량을 축적했다. 오승록 구청장은 “전국 문화 전문가들 사이에서 노원이 어느새 ‘미술의 도시’로 입소문이 나 있다”며 “기초 콤플렉스를 벗었다”고 자신했다.
그가 말하는 ‘기초 콤플렉스’는 ‘기초에서 뭘 할 수 있겠냐’ ‘정부나 광역에서 할 일’이라며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일이다. 오 구청장은 “기초에서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며 “행정 영역을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인상파 전시만 해도 주민들이 콕 집어서 요구하진 않았지만 정말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잠재적 욕구를 파악했고 공무원들과 함께 ‘취향 저격’하도록 공들여 준비했다.
노원구에 ‘압도적 정원도시 1위’라는 평가를 안겨준 서울 첫 자연휴양림 ‘수락휴’도 마찬가지다. 침구류와 판매하는 음식까지 직접 챙긴 결과물에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스위스관에 이탈리아관까지 더한 노원기차마을 성과는 최근 열린 ‘기차마을축제’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동네축제라 크지 않은 규모로 준비했는데 세살부터 10살까지 아이를 동반한 보호자들이 몰려왔다. 방문객 70%가 노원구 이외 지역 주민이었다. 오승록 구청장은 “주민들 의견 수렴은 하되 쫓아가기만 할 게 아니라 구청장이 기획하는 행정으로 동네에 색깔을 입혀야 한다”며 “주민을 위한 행정 범위는 무제한”이라고 말했다.
오승록 구청장과 공무원들은 여전히 벤치마킹에 분주하다. ‘도심형 수목원’ 방향을 잡고 설계하기 위한 발걸음이자 다양하게 들어설 도서관 내부를 어떨게 꾸밀지 살피기 위한 출장이다. 그는 “압도적 정원도시 1위라고 하지만 시설을 그대로 두면 정체되고 이용률이 낮아진다”며 “대규모 시설물이건 축제건 끊임 없이 정보를 분석하고 주민들 의견을 실시간 확인해 대응하고 보완해야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민선 7기부터 8년간 노원구는 ‘직주락 콤팩트시티’ 방향을 정했다. 민선 9기에는 그 싹이 틀 전망이다. 그가 그려온 ‘미래지향적 자족도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마지막 날까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챙기겠다”며 “충전과 채움의 시간을 갖는 동시에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