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에너지효율 향상, 우리 모두의 과제다

2026-06-15 13:00:02 게재

중동전쟁이 길어지면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에너지 효율정책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졌다. 에너지효율을 개선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 확보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이다.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에너지효율이 제1의 에너지 자원으로 불리는 이유다.

인공지능 확대로 증가하는 전력사용량에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믹스에 따른 발전소 건립은 필수적이다. 태양광 풍력발전처럼 신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이나 가스발전도 시의적절하게 배치해야 할 것이다.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년)은 ‘바람직한 에너지믹스’와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로운 활용’을 뼈대로 잠정안을 도출했다.

잠정안에도 첨단산업(반도체) 신규투자와 데이터센터 확대, 전기화 확산 등의 영향을 수요전망에 반영했다. 적절한 에너지 공급뿐 아니라 에너지 수요관리를 포함한 에너지효율도 병행 추진한다. 고효율 기기 보급과 효율화 사업을 기반으로 2038년 수요관리 목표보다 12.4%(2040년) 높였다.

2029년까지 에너지원단위 8.7% 개선 목표

에너지효율은 에너지원단위로 수치화할 수 있다. 에너지원단위는 1차 에너지 공급량(TOE, 석유환산톤)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에너지효율 순위가 하위권에 처져 있다. 반면 미국 일본 독일 등 에너지 선진국들은 경제성장과 1인당 에너지소비가 탈동조화(디커플링) 모습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2029년까지 에너지원단위를 2024년대비 8.7% 개선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자발적 협력을 강조한다. 제철 반도체 등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참여하는 에너지효율혁신 파트너십(KEEP 30)사업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KEEP+사업을 통해 수요관리에 나섰다.

독일의 접근법은 더욱 강력하다. 독일은 에너지효율법(EnEfG)을 통해 연간 2.5GWh 이상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에 폐열 회수 의무를 부과했다. 신규 난방 시스템 역시 에너지 사용량의 65%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요구한다. 시장의 자율에 맡기기보다 법적 의무와 벌칙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하향방식이다.

일본정부는 녹색전환(GX) 추진 전략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150조엔 규모의 녹색전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20조엔 규모의 GX 경제이행채를 선제적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에너지 사용합리화에 등에 관한 법률(에너지절약법)에 따라 일정량 이상 에너지를 사용하는 사업자에게 에너지효율 개선 의무(연평균 1% 이상 개선)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절약법 개정을 통해 단순한 소비절감뿐 아니라 비화석 에너지 전환과 전기화 확대도 에너지 절약 활동으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에너지효율개선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수요보다는 공급위주였다. 2000~2010년 사이 우리나라 에너지원단위 연평균 개선율은 1.7%였다. 2010~2020년에는 1.5%에 그쳤다. 개선 속도가 더 떨어진 셈이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2.0%에서 2.4%로, 일본은 0.9%에서 2.6%로, 독일은 1.6%에서 4.0%로 개선율이 올랐다. OECD평균도 1.4%에서 2.2%로 상승했다.

목표 달성하려면 제1의 에너지정책으로 추진해야

2029년까지 에너지원단위 8.7%를 개선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 모든 국민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1인당 에너지효율 투자 규모는 독일(300~450달러)이 가장 높고, 한국(60~100달러)은 미국(150~250달러), 일본(80~120달러)에 크게 뒤졌다. 제도화도 미흡하다. 미국 26개주와 워싱턴DC는 에너지공급자의 의무를 규정한 ‘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를 운영중이다. 2023년 기준 EERS 시행지역의 평균 에너지 절감률은 미시행 지역보다 3배 높았다. 우리나라는 한전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중이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 우선정책에서 에너지효율 우선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에너지효율 목표달성을 하려면 몇몇 정부부처나 에너지공기업뿐 아니라 모든 정부부처와 국민 개개인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너지효율 투자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효율성 높은 제품을 연구·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육성함으로써 새로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에너지효율 선순환이 되도록 해야 한다.

범현주 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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