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초경량 건축내·외장재 '노블펄' 인기

2021-01-06 10:58:42 게재

드라이비트 등 대체

노후건물 재생

지난해 10월 울산 남구 33층 주상복합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2층에서 시작된 불은 외부 마감재인 알루미늄 복합패널를 타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아찔한 사고였다.
지난해 12월 불연·초경량 건축내·외장재 '노블펄' 시공으로 리모델링을 마친 경기 안산의 자유센터빌딩. 안산 358거리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했다.


같은해 4월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38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용접작업 중 불꽃이 샌드위치 패널로 옮겨 붙으면서 유독가스를 내뿜어 인명피해를 키웠다.

인명피해가 컸던 화재사고의 대부분은 건물 외벽을 불길에 취약한 알루미늄 복합패널, 샌드위치 판넬 등 가연성 단열재로 마감하거나 드라이비트(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마감재) 공법을 사용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잇단 대형사고에 정부와 국회는 건축물관리법과 건축법을 개정, 지난해 5월부터 화재취약 건축물에 화재안전성능 보강을 의무화했다. 화재취약 대상 건축물은 3층 이상 제1·2종 근린생활시설과 의료·노인·아동·수련·숙박시설 등이다. 이 외에도 다중이용업소인 고시원, 학원, 목욕탕, 산후조리원 등은 연면적 1000㎡ 미만에 필로티 주차장 구조도 포함된다. 이들 건물은 2022년까지 외벽을 불연성 마감재로 교체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건물주에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규제가 강화되자 화재에 강하면서 가볍고 저렴한 내·외장재 '노블펄'이 인기다. 노블펄은 화산용암(흑요석 진주암 송지암 등)이 지표수로 흘러들어 빠르게 냉각되면서 형성됐다. 1000℃ 이상 가열해 원석에 포함된 수분(2~6%)을 팽창시켜 부피를 4~20배까지 늘린다. 팝콘을 만드는 원리와 같다.

이런 특성으로 노블펄은 불에 타지 않고 유독가스도 발생하지 않는다. 비나 눈이 오면 황사나 먼지가 바로 씻겨 내려가 오염되지 않는다. 또 내부 미세공극을 가지는 작은 입자로 구성돼 단열·보온·흡음 효과가 좋다. 게다가 도자기 굽는 방식이라 표면은 대리석과 비슷하면서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노블펄은 시공이 편해 공사기간을 줄여야 하는 화재취약 건물 리모델링에 많이 쓰인다. 2019년 9월 화재가 났던 동대문 A의류상가 인근 B상가, 강원 동해 C요양병원 등 대표적인 사례다. 양금석 노블펄 이사는 "2020년 강원도에서 18곳 요양병원에서 노블펄 시공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노블펄을 사용하는 학교도 증가한다. 지난해 5월 교육부는 학교 외벽을 2025년까지 불연성 자재로 교체하는 내용을 포함한 '교육시설 화재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본관 등 외벽을 노블펄로 교체한 서울 D초등학교, 강원 E초등학교 등이 사례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3년 동안 학교에서 한해 평균 19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또한 노블펄은 물에 뜰 정도로 가벼워 노후건물 리모델링에도 인기다. 지난해 12월 공사를 마친 경기 안산 자유센터빌딩(사진)이 대표적이다. 반월공단 직장인들로 북적거리던 '358거리'의 랜드마크였던 자유센터빌딩(1991년 준공)은 30여년 세월이 흐르면서 노화돼 찾는 발길이 크게 줄었다. 상가소유자 81명은 '자유센터빌딩 리모델링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존 타일외벽을 '노블펄'로 시공했다. 박경남 자유센터빌딩 리모델링공사 위원장은 "입점자 참여 디자인을 통한 상가활성화 사업을 통해 낙후된 상가를 재생시켰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358거리의 상권활성화와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금석 노블펄 이사는 "노블펄은 단열재로 가장 싼 드라이비트보다는 가격이 30% 비싸지만 대리석보다는 15%로 싸다"며 "정부에서 다중이용시설 화재안전성능 강화를 위한 드라이비트 건물 개보수를 지원하고 있어 노블펄과 같은 신기술 건축 내·외장재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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