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인도에 26조원 투자

2025-12-10 13:00:01 게재

글로벌 AI인프라 장악 가속

캐나다 포함 총 30조원 투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도와 캐나다에 총 23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단행한다. 이 중 인도에는 약 175억달러(한화 약 26조원)가 집중 투자된다. 이는 MS의 아시아 지역 사상 최대 규모 투자로 2024년 초 발표된 30억달러에 이은 두 번째 대형 투자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동한 뒤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구 트위터)에 모디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MS의 투자는 인도의 ‘AI 우선’ 미래를 위한 인프라, 기술, 주권 역량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에 걸쳐 진행되며 MS는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푸네 등 주요 도시에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고 인도 내에만 2만 2000명을 신규 고용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에는 ‘주권 클라우드(Sovereign Cloud)’ 도입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주권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해당 국가 내에 보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로 데이터 보안과 주권 이슈에 민감한 인도 정부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또 인도 노동부 시스템에 AI 기능을 통합해 구인·구직 매칭과 복지 시스템 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나델라 CEO는 이번 인도 방문에서 MS의 AI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벵갈루루 뉴델리 뭄바이 등 인도 전역에서 관련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자 수만 약 10억명에 달한다. 특히 이공계 중심의 기술 인재 풀이 풍부해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아시아 시장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능력은 아직 제한적이어서 AI 관련 투자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컨설팅업체 콜리어스(Colliers)에 따르면 인도의 데이터센터 용량은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이상인 4.5기가와트(GW)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내 약 75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컴퓨팅 파워다.

구글 역시 지난 10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5년간 150억달러를 투자해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인도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차세대 AI 인프라 경쟁의 핵심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MS는 캐나다에도 향후 2년간 75억캐나다달러(한화 약 8조원)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2027년까지의 누적 투자액은 190억캐나다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MS는 캐나다 전역의 클라우드 용량을 증설하고, AI 스타트업 코히어(Cohere)의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MS는 인도 외에도 올해 포르투갈(100억달러), 아랍에미리트(150억달러) 등지에 AI 인프라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윈도우즈 개발사인 MS를 포함한 미국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은 현재 챗GPT, 코파일럿(Copilot), 제미나이(Gemini)와 같은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충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체 AI 관련 지출은 2025년 기준 연간 4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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