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북극정책 개정 의견 수렴 중
내달 16일까지
기후·지정학 변화
북극지역을 둘러싼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의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북극정책을 개정하기 위한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23일 발행한 ‘극지해소식’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북국정책을 개정하기 위해 다음달 16일까지 회원국과 북극원주민·지역공동체, 산업계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의견수렴은 지난해 12월 시작했다.
EU가 북극정책 개정 작업에 들어간 것은 북극지역의 급격한 환경변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이번 개정 논의에는 △환경분야 △사회경제분야 △안보분야를 포괄한다.
환경분야는 기후변화 가속화, 해빙 진행의 영향, 신항로 개방과 기반시설 손상 등을 다루고 사회경제분야는 북극지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도전과 비북극지역과의 연계, 디지털·물리적 연결성 문제 등을 다룬다. 안보분야에서는 북극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변화도 포함한다.
EU집행위원회는 북극에서 협력과 대화를 중시하는 건설적 참여자 역할을 계속 수행할 뜻을 명확히 하고 정책 개정 방향은 △평화·안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고 △북극이 생태·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북극정책이 지역 공동체와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아이슬란드의 기온은 역대 12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기온은 섭씨 19.8도까지 올라 2019년 12월 남서부 외라피에서 기록한 19.7도를 경신했다. 아이슬란드 공영방송 RUV는 “겨울철로서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고온”이라고 밝혔고, 기후과학자들은 북극권 전반의 급격한 온난화가 이같은 기온상승의 근본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해양수산개발원은 1979년 이후 북극은 전 지구 평균보다 약 4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가속되는 ‘북극증폭’ 현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해양대기청 노아(NOAA)가 발표한 ‘2025 북극보고서’도 지난해 11월 북극기온은 관측 역사상 다섯 번째로 높았고, 1~11월 평균 기온은 역대 두 번째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NOAA는 북극변화가 지구 전체 기후시스템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향후 20년간 북극환경과 생태계에서 일어날 변화는 북극주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후 시스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변화는 유럽국가들의 안보정책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국가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를 중심으로 북극에서 방어력 증강 노력을 진행 중인 가운데 영국은 지난달 노르웨이에 대규모 해군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그동안 훈련을 위해 겨울철에만 노르웨이에 영국 왕립해병대를 배치했지만 이제 북극에 상시 주둔하게 된 것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노르웨이와 영국 사이에 체결한 포괄적인 방위협정인 ‘루나 하우스’에 따른 것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