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고유가 부담 비상경영 돌입
연료비 2배 이상 치솟아
아시아나 운항회수 줄여
대한항공이 4월부터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한진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역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항공유 가격이 폭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치솟은 데 따른 조치다.
지난달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우기홍 부회장 명의의 사내 공지를 통해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 부회장은 “회사 차원에서 연료비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비해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유가 수준별 단계적 대응 조치를 즉시 시행해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우 부회장은 “4월 급유단가가 갤런당 450센트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사업계획 상의 기준 유가인 갤런당 220센트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당사가 목표로 한 연간 사업계획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로벌 에너지 리서치 기관인 S&P글로벌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574.47센트로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223.75센트)과 비교해 157% 폭등했다.
대한항공의 비상경영 선언 이후 한진그룹 소속 저비용항공사(LCC) 3사도 모두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박병률 대표 명의의 사내 공지를 통해 4월부터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박 대표는 “수익성 극대화와 불요불급한 지출 최소화가 필요하다”며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와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산하 항공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모두 비상경영을 시작하게 됐다.
대한항공의 비상경영 선언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티웨이항공(3월 16일), 아시아나항공(3월 25일)에 이어 세 번째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4~5월 중국과 캄보디아 4개 노선에서 왕복 총 14회의 항공편 운항을 줄인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LCC 위주의 국내 항공사들이 4월 이후 운항편을 줄이며 손실 최소화에 나선 상태에서 대형 항공사 중에서 운항을 감편하는 첫 사례다.
항공업계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다른 항공사들도 연쇄적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운항편을 줄여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