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외국인 채권 10.2조 감소…사상 최대폭
전 구간 국고채 금리 급등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중동전쟁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10조2000억원 빠져나갔다. 사상 최대폭의 감소다. 국고채 금리는 중동전쟁 영향으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6년 3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는 340조4000억원으로 전월 말(350조6000억원) 대비 10조2000억원 급감했다. 이는 기존 월간 최대 감소 폭이었던 2023년 1월의 6조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3월 중 외국인은 국채를 9조6270억원 순매수했지만 기타채권을 2조4360억원 내다 팔며 총 순매수 규모는 전월 12조840억원보다 4조7000억원 줄어든 7조4000억원에 그쳤다.
외국인의 거센 ‘셀코리아’ 배경은 중동전쟁이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 양상이 격화되면서 달러 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통화스왑(CRS) 금리가 빠르게 치솟았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정거래 유인이 크게 축소되었고, 은행채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국내 채권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했고, 연초 시장에 팽배했던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졌고,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강화됐다. 월 중반 미국 30년물 금리가 5%에 근접하는 등 글로벌 약세가 심화된 가운데, 국내 국고채 금리 역시 전 구간에서 상승했다.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마저 부각되면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고채 2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해 전월 대비 무려 66bp(1bp=0.01%p)나 폭등했다. 다만 월말에는 ‘WGBI(세계국채지수)’의 영향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됐다. 4월 WGBI 편입을 앞두고 3월 말일인 31일 하루에만 외국인의 국채 매수 금액이 4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최근 1년 월말 일평균 매수 금액(1조5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중동전쟁 지속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 소멸로 단기물인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도 2.82%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며 “전례 없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채권 금리가 요동치고 있으나, WGBI 편입 효과가 향후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 이탈을 어느 정도 방어해 줄지가 주요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채권의 발행 및 유통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3월 전체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달보다 18조3000억원 증가한 9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은 전월대비 3조2000억원 증가한 1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회사채 금리상승으로 발행기관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2조6400억원)대비 8220억원 감소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