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났지만 평화는 아직 미완성

2026-06-15 13:00:02 게재

핵 검증·헤즈볼라·이스라엘 변수 … 후속 협상 진통 가능성

106일간 이어진 미국·이란 전쟁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마침표를 향해 가지만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 문제와 역내 안보 질서 재편이라는 근본 과제는 여전히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의 가장 큰 배경은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을 지속할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우위를 확보했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와 에너지 운송 비용이 급등했고 이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이란 역시 장기전이 부담이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군사시설과 에너지 인프라가 상당한 타격을 입은 데다 원유 수출까지 크게 위축됐다. 최고지도자 교체 이후 내부 체제 안정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전쟁 지속보다는 제재 완화와 경제 회복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양측은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있었지만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협상 타결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통제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아직 구체적인 검증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포기와 핵물질 처리 문제를 향후 협상 의제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이란도 실익을 확보했다.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는 원유 수출 회복의 전제 조건이다. 여기에 해외 동결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 가능성까지 열리면서 전쟁 이후 경제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합의가 곧바로 중동의 항구적 평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와 국제사회의 검증 체계 수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이행 단계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스라엘 변수도 남아 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란의 핵 활동이 충분히 제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독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헤즈볼라를 비롯한 친이란 무장세력의 향방도 주목된다. 합의에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군사행동 중단이 포함됐지만 현장의 무장세력까지 완전히 통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이번 종전 MOU는 전쟁의 종료라기보다 새로운 협상의 시작에 가깝다. 미국과 이란은 총성을 멈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핵 검증, 제재 해제, 역내 무장세력 관리라는 세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만 진정한 평화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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