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임금체계 개편 강력반발

2014-03-20 12:53:46 게재

"공무원부터 연공형체계 바꿔야" … 양대 노총 '또 다른 저임금체계 강요'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에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9일 연공급 중심의 현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바꾸는 임금체계 개편방향을 발표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은 '지금의 연공형 임금체계는 과거 정부의 저임금정책에 기인한 기형적인 것임에도, 이에 대한 해결없이 또다른 저임금체계를 강요하고 있다'며 '공무원부터 연공형 임금체계를 바꾸라'고 반발했다.

고용부안 '연공성 축소, 성과급 확대' = 우리나라 노동자의 임금은 대체로 학력이나 근속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학력이 높거나 오래 근무하면 성과와 관계없이 해가 바뀜에 따라 월급봉투가 두툼해지는 구조다. 이를 연공급(호봉제)이라 한다.

고용부는 70% 이상 기업에서 적용하는 연공급이 생산성과 무관하게 근속기간에 따라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고령화 추세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19일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매뉴얼)을 내놓고, 기본급 중심의 임금구성 단순화, 기본급 연공성 축소, 상여금 성과연동 등의 방향을 제시했다. 기본급 연공성 축소는 연공에 따른 자동 상승분을 줄이고, 수당과 상여금을 기본급에 연동하는 방식을 지양하도록 했다.

매뉴얼은 또 과도한 연공급에 기반을 둔 고정급을 줄이고 성과와 연동한 변동급적 상여금이나 성과금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임금체계 개악시도 성공 못해" =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지금의 복잡한 임금체계는 과거 정부의 임금억제 정책에서 기인한 것인데 이에 대한 해결없이 또 다른 저임금체계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성명에서 "그동안 정부의 임금억제 정책으로 인해 사용자는 기본급을 올리는 대신 각종 수당을 신설했고, 적은 할증급을 지급하여 왔고, 그 결과 자연스레 각종 수당이 생겨나 복잡한 임금체계가 생겼으며 노동자들은 장시간노동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세대 간 임금격차도 97년 외환위기 이후 고용구조의 변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비정규직이 전폭적으로 확산되어 임금수준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비정상적인 상황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노총도 성명에서 "젊고 근속기간이 짧은 노동자가 많았던 시대의 저임금 체계를, 중고령 장기근속 노동자가 늘어난 시대의 저임금 체계로 바꾸려는 것"이라며 "사용자에 편향된 임금체계안"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또 "연공급제 임금체계는 우리나라의 부실한 사회보장제도와 업종과 기업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 점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인 임금체계 개악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노사 간 갈등만 키우게 될 것이 뻔하다"라고 비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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