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제도 규제 대폭완화, 수출물류 지원 나선다

2023-08-09 11:26:43 게재

비상경제장관회의서 논의 … 물류 최적화 추진

신설 진입장벽 낮추고 중소기업 활용도 높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진을 거듭하던 수출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수출투자대책회의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대책 회의에 참석해 최근 경제 상황과 수출 확대를 위해 논의될 의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그는 "어제(8일) 발표된 6월 경상수지는 최근 1년 내 최대치인 59억불 흑자를 기록해 상반기에 총 24억불 흑자를 시현했다"며 "수출도 월별 변동성은 있으나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긴장 끈 늦추지 않겠다" = 전날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5월 19억3000만달러 흑자에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로 나타났다. 상반기 적자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평가를 뒤집어 1~6월 누적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248억7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추 부총리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의 지연 가능성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 상황과 관련해서는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21만1000명 증가했다. 지난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2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추 부총리는 "기상악화와 집중호우 등의 영햐응로 건설업, 농업 등의 취업자가 감소하며 증가폭이 둔화했다"면서도 "고용률은 63.2%로 7월 기준 역대 최고, 실업률은 2.7%로 7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세 세관절차 간소화 추진 = 이날 회의에서는 보세제도 관련 규제완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산업단지내 보세창고 신설과 보세공장 세관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관련 규제를 완화해 반도체·조선·바이오 등의 첨단 산업의 수출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보세제도는 수입 물품의 과세를 보류하는 것을 말한다. 과세 보류 상태의 수입품을 일시 보관할 수 있는 보세창고, 과세 보류의 수입품을 제조·가공할 수 있는 보세공장 등이 있다.

우선 정부는 수출·중계무역 등의 최신 물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보세창고에 대한 기업 진입 장벽을 해소하기로 했다.

농공단지를 제외한 산업단지 800곳,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 15곳에 대해서는 보세창고 신설 요건 가운데 물동량을 배제한다.

물동량과 관계 없이 산업단지면 보세창고 신규 특허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출입문 등 현재 물류 여건과 맞지 않는 불필요한 시설 요건도 삭제한다. 시설·장비를 공유할 수 있는 공동보세창고제도도 신설한다.

중계무역 물품 등에 관한 보관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단순 조립 등 자유무역지역(FTZ)과 동일한 수준의 물류 작업을 허용한다.

◆지역별 물류 최적화 추진 = 지역별로 물류 최적화 방안도 마련한다.

부산에서는 국제무역선으로 보세 운송할 수 있도록 하고 인천에서는 콜드체인 보세창고 등의 사업 모델을 지원한다. 광양·당진·포항 등에서는 철강재와 관련해,평택에서는 자동차와 관련해 물류 규제를 완화한다.

보세공장과 관련한 세관 절차 등 규제도 완화해 반도체·조선·바이오·디스플레이 등의 첨단산업을 지원한다. 이들 산업은 보세공장을 활용한 수출 비중이 90% 내외에 달할 정도로 보세공장이 핵심으로 꼽힌다.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 등은 보세공장 외부 공정과 관련한 사전 허가 절차 등에 대해 자율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원재료 등 신속한 물류 지원이 필요한 물품은 반출입·수출입 신고 즉시 자동 수리되고 불량 분석 목적의 물품은 야간·공휴일에도 수입신고 없이 반출할 수 있게 된다.

제조공정과 관계없는 물품도 보세공장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 반입 물품의 보관 기한 규제는 완화되고 관련 수입신고 지연에 따른 행정제재는 폐지된다.

◆관세 전자통관시스템 고도화 = 중소기업 등에 대한 보세공장 특허 신설 기준이 완화되고 임차한 시설이 포함된 경우에도 특허 기간을 보장해준다.

권역별 전자상거래 통관 인프라는 확충한다. 통관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문제 인식에 따라 인천항·군산항·부산 등 수도권 외 지역에도 전자상거래 거점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전면 개편 사업을 통해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은 고도화한다.

인천공항·부산항 등 주요 공항만에서는 실시간 물류 데이터 공유와 반출입 신고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디지털 물류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정부는 수출 회복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지역·품목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신속 통관, 세관 허가·신고절차 간소화 등 이를 뒷받침할 수출 지원 인프라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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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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