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교권국’ 현실성 있나…"행정 편의보다 법 개정"

2026-06-15 13:00:04 게재

교권보호위원회 등 강화해야 … 교권침해 연 4000건 넘어

‘교권’ 문제가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으로 인해 다시 논의 중심에 섰다. 드라마 중 ‘교권보호국’을 모델로 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직접 응징하는 방식’의 드라마식 해결책은 현실성이 없고 조직만 만드는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발표한 ‘교육부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방안’ 정책브리핑 보고서는 “드라마 ‘참교육’의 화제성은 학교 현장의 불안을 대중문화가 먼저 포착한 사례”라며 “드라마처럼 응징형 특수기구는 아니지만, 교육부에 ‘교육활동보호국’을 신설해 교육활동 침해 사건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참교육’은 교육부 가상 조직 ‘교권보호국’ 직원들이 교권 침해나 학교 폭력에 개입해 체벌 등의 방식으로 학생들을 훈육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작품 공개 이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등은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참혹하다”며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교육부에 교육활동보호국을 두고 시도교육청에는 교육활동보호지원센터를 법정기구화하고 교육지원청 단위의 현장지원팀을 둬서 교사 개인이 아니라 교육청과 국가가 민원을 우선 대응하는 기관 책임 구조 전환을 강조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13일 페이스북에 해당 보고서를 언급하며 “교권 회복이 시급한 과제이기에 교육부의 결단을 기대한다”며 “경기도교육청의 ‘교권보호국’ 신설 여부에 대한 공개 토론을 제안드린다”고 했다. 안 당선자는 앞서 후보 시절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함께 교권보호 전담기구를 교육감 직속으로 두고 학부모 민원을 일차적으로 교육청과 학교가 응대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13일 논평에서 “이러한 제도가 또 하나의 행정조직을 만드는 데 그치고 새로운 보고 체계와 절차만 늘어난다면 현장의 부담은 오히려 가중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며 “교권 침해와 교실 붕괴에 대한 분노가 체벌에 대한 향수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도서관 자료(Date&Law)에 따르면 교권보호위원회에 접수된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2023년 5050건, 2024년 4234건, 2025년 1학기 2189건(2024년 3월 이후 학교에서 지역교육청 단위 위원회로 이관)이다. 2025년 1학기 사례 중 학생에 의한 침해가 2000건, 보호자 등에 의한 침해가 189건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유형은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한 행위’(26.9%)였고 다음이 ‘모욕·명예훼손’(25.4%)이다. '상해·폭행'도 15.1%나 됐다.

학생에 대한 조치는 출석정지·학급교체(728건) 사회봉사·특별교육이수(498건) 학교봉사(406건) 전학·퇴학(178건) 순이다. 보호자 등에 대한 조치는 사과·재발방지 서약(74건) 특별교육·심리치료(46건) 순이다.

드라마 속 ‘교권국’이 환영받는 것은 현실 속 교권보호위원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교육활동 침해 여부와 조치 수준을 심의·의결하지만, 수사기관이나 법원처럼 강제 조사권·처벌권을 가진 기관은 아니다.

2025년 1학기 피해교원 보호조치 통계를 보면 심리상담 및 조언은 1563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법률지원은 3건에 그쳤다.

교권 침해 사안에서 가장 어려운 쟁점은 교사의 생활지도가 어디까지 정당한 교육활동이고 어디서부터 정서적 학대나 부당한 지도인지 판단하는 문제다.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가 제기되면 교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교사들의 여론이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차염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