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전형별 합격기

정시_염도헌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2025-07-03 15:09:33 게재

이른 정시 파이터는 오히려 독! 기본기 닦아 재도전 성공했죠

염도헌

염도헌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1학년 (서울 중산고)

염도헌씨는 두 번의 도전 끝에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에 입학했다.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현대자동차 계약학과로 재학 중 학비와 생활비가 지원되고 학·석사 5년 통합 과정으로 운영되다 보니 합격선도 높다. 도헌씨는 2학년 1학기까지는 내신을 챙기고 학교생활을 성실히 했으나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정시 파이터’를 선언했고 그 후에 다소 나태해졌다. 그 때문에 기대했던 첫 수능에선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를 교훈 삼아 기본기부터 철저히 쌓았고 두 번째 도전에서는 가파른 성적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Q. 정시에 주력하게 된 이유는?

2학년 1학기까지는 친구들처럼 학교생활에 충실했고 평균 내신은 2.7등급을 받았어요. 선생님과 상담해보니 해당 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제 목표와는 거리가 있더라고요.

학교 시험은 학습 내용을 철저히 암기한 뒤 선생님의 출제 유형을 숙지하고 수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학업 역량이 비슷한 학생이 많은 모교는 변별을 위해 수능형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가 많아 내신과 수능을 함께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수능은 한 번 실패하면 1년을 허비하게 된다는 위험 부담이 있어 고민했죠.

하지만 내신 성적을 더 높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수능은 성적 향상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 정시에 마음이 가더라고요. 내신 대비 모의고사 결과가 훨씬 좋기도 해서 결국 정시를 주력 전형으로 선택했어요.

Q. 고등학교 생활과 첫 수능은?

정시로 방향을 바꾼 후 학교생활은 눈에 띄게 느슨해졌습니다. 저는 롤 마스터를 찍을 정도로 게임을 좋아했어요. 내신을 챙길 때는 학교생활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시간이 없어 게임과도 거리를 뒀는데 정시로 마음을 굳힌 뒤엔 수능까지 시간이 많다는 생각에 점점 나태해졌습니다. 그 때문에 고2 여름방학부터 고3을 앞둔 겨울방학까지 공부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수능에서 선택한 과목, <물리학Ⅰ> <화학Ⅰ> 은 내신 공부가 수능 대비라고 생각해 열심히 했고 도움도 됐으나 다른 과목은 놓아버렸죠. 국어 내신은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는데 수능에서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면서 그마저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요.

수학과 화학은 공학 계열로 진학하려는 목표가 있어 열심히 공부했어요. 고3 모의고사 성적이 상승세여서 내심 수능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했죠.

그러나 과도한 부담감을 안고 임한 첫 수능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나니 크게 당황했고 국어 4등급, 영어 3등급, 화학 3등급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받았어요. 고난도 문제를 꾸준히 푼 수학만 1등급을 받았어요. 결국 첫 번째 도전에선 원서 접수만 하고 대비는 안 한 논술전형부터 정시까지, 지원한 대학에 한 곳도 합격하지 못해 재수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Q. 두 번째 수능 대비는 어떻게 했나?

패인을 분석해보니 2학년 때 일찌감치 ‘정시 파이터’를 선언하면서 각 영역의 기본기를 소홀히 했던 것이 문제였어요. 그래서 9월까지는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며 정공법을 택했어요. 국어는 틈나는 대로 소설 등의 글을 꾸준히 읽는 습관을 들이면서 기출문제 위주로 반복 학습했습니다. 이후 9월부터 수능까지는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고요. 수학은 9월까지는 난도 높은 문제를 하나라도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사고력을 키웠고, 9월 이후에는 실전 모의고사를 반복하며 시간을 단축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과학탐구도 공부법은 수학과 비슷했습니다. 영어는 9월까지는 어휘 암기와 문장 단위의 정확한 해석을 주로 했고, 9월 이후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 내에 고득점을 얻는 훈련을 했습니다.

전체적인 성적 향상을 위해 9월까지는 취약 과목인 국어를 위주로 공부하는 동시에 영어와 화학에 집중했고, 9월 이후에는 수학과 과탐을 중심으로 점수를 지킬 수 있도록 공부 계획을 짰습니다. 무엇보다 공부량이 늘고 실력이 올라가니 시험 부담감은 줄어들고 어떤 결과에도 상심하지 않을 정도로 담담함이 생기더라고요. 그 결과 국어와 영어는 2등급, 수학과 과탐은 모두 1등급으로 성적이 향상됐습니다.

Q.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공부도 편식이나 기복은 좋지 않습니다. 한 번에 쏟아붓듯 과하게 몰입하고 이내 지쳐 손을 놓아버리기보다는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해요. 과한 기대감이나 벅찬 부담감을 갖기보다는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르리라는 담담한 믿음으로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두 번의 도전을 통해 얻어낸 저의 깨달음이기도 하죠.

흔히 재수를 쉽게 얘기하는데, 외향적인 제게 동료와의 대화를 차단하고 공부에만 몰두하게 하는 종합 학원은 견디기 힘들었어요. 주말 중 하루는 친구들과 모여 종일 게임만 하며 보내거나 국어 성적 향상을 위해 의무감으로 시작한 소설 읽기를 취미로 삼으며 그 시간을 견뎌냈죠. 여러분도 나만의 방법을 찾아 고된 수험 생활을 이겨내기 바라요.

TIP 내게 맞는 과목 선택 & 탄탄한 기본기로 점수 향상

“내게 맞는 과목 선택”

수능 선택 과목은 <화법과 작문> <미적분> <물리학I> <화학I>을 택했다. 취약 과목인 국어는 고득점에 유리하고 나와 잘 맞는 <화법과 작문>을 택했다. 재수 시절 6월 모평 때 <언어와 매체>를 시도해봤으나 더 낮은 점수가 나와 <화법과 작문>으로 복귀했다. 과탐은 2학년 때 배운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중 유전 영역이 어려운 <생명과학Ⅰ>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과목을 택했다. <물리학Ⅰ>은 역학의 최고난도 문항을 빼면 나머지 영역은 비교적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다. <화학Ⅰ>은 선택자 수가 줄고 점수 변동성이 커서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했다.

“탄탄한 기본기로 점수 향상”

가장 취약한 과목인 국어는 어렸을 때부터 누적된 독서 부족이 원인이라는 생각에 자투리 시간을 모두 털어 소설 읽기부터 시작했다. 영어도 마찬가지로 쉬운 문장부터 정확히 해석하는 정독을 통해 기본 실력을 키워갔다. 국어는 김승리 강사의 인강이 도움이 됐는데 낮은 등급에서 실력 향상을 꾀하는 방법을 잘 알려줬다. 자투리 시간에 독서를 권한 것도 김승리 강사였다. 영어는 이명학 강사의 강의가 도움이 됐는데 꽉 짜인 논리와 정확한 독해를 강조해 영어 공부 습관을 교정할 수 있었다. 화학은 김강민 강사의 강의로 각 단원의 핵심을 이해했고 만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취재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