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일구는 사람들 ⑧ 이혜림 키즐링 대표

어린이 숏폼플랫폼 ‘키즐링’ 개발…유해 콘텐츠 차단

2026-04-29 13:00:12 게재

AI 추천 알고리즘과 안전필터링기술 결합한 에듀테크

아이들 중심 안전한 영상창작활동에 교육·재미 연계

“5살 딸 아이 키우며 자극적 영상노출 문제의식 가져”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세계는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수출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 성장은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사람들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짧은 영상이 일상이 된 시대, 아이들의 디지털환경은 여전히 성인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되는 동안 아이들은 성장과는 동떨어진 경험을 반복하고 있다. 7일 서울 광진구 본사에서 만난 이혜림 키즐링 대표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참여하고 스스로 표현하며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은 왜 없는가’를 줄곧 고민했다. 어린이 숏폼플랫폼 ‘키즐링’(Kizling)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키즐링은 단순한 영상시청을 넘어 제작-도전-조언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통해 영상제작이 학습과 성장의 영역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안전필터링과 맞춤형 추천과 교육기능을 결합해 재미·교육·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가 특징이다. 최근 글로벌 무대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키즈미디어시장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7일 서울 광진구 본사에서 만난 이혜림 키즐링 대표가 2026 CES 혁신상 수상과 키즐링의 숏폼 미디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키즐링 제공

●창업 이전 경험과 창업 계기는

창업 이전에는 연구개발(R&D)과 기획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변화를 경험해왔다. 특히 5살 딸아이를 키우며 접한 현실은 문제의식을 더욱 구체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짧은영상 플랫폼을 통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가 검증없이 노출되는 상황을 보며 현재의 디지털환경에 질문을 던지게 됐다. 더 나아가 콘텐츠 소비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아이들의 언어습관, 대인관계 방식, 자아인식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존 플랫폼 구조의 한계도 인식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성인을 기준으로 설계돼 어린이를 위한 보호장치나 성장구조가 충분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참여하고 자신의 재능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창업했다.

●창업초기 어려움과 극복과정에서 기억나는것은.

창업초기에는 시장의 인식이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어린이 대상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공감은 형성됐지만 실제 사업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 특히 투자자와 심사위원들은 시장 규모의 불확실성과 새로운 수요 창출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택한 전략은 철저한 현장검증이었다. 초등학교 교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교육현장 요구를 파악하고 학교에서 실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서비스 실효성을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참여형 콘텐츠에 대한 높은 수요와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검증과정은 시장의 회의적인 시선을 점차 해소하고 사업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다.

●핵심기술과 경쟁력은

핵심 경쟁력은 ‘참여형 교육구조’와 이를 구현하는 기술통합에 있다.

기존 숏폼 플랫폼이 콘텐츠 소비를 중심으로 설계된 반면 이 서비스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창작하는 경험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기반 안전필터링기술을 적용해 유해 콘텐츠를 사전에 차단하고 연령과 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콘텐츠 추천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영상제작, 챌린지 참여, 콘테스트 운영 및 심사, 전문가 조언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영상제작부터 콘테스트심사, 전문가 조언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플랫폼 첫화면. 사진 키즐링 제공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

플랫폼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크게 세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환경이다. 둘째, 디지털 활동이 학습과 연결되지 못하고 단순소비로 끝나는 구조적 한계다. 셋째, 기존 공모전과 대회운영이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발생하는 비효율성이다.

아이들은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제작하고 참여하며 또래와 소통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디지털 활동이 학습과 연계되면서 아이들의 표현력과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디지털 환경이 교육적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난관은

기술개발 과정에서 고민은 ‘안전성과 창의성의 균형’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은 유해 콘텐츠를 차단함과 동시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중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검증기술 정교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사용자 경험설계를 통해 안전한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또한 영상제작부터 콘테스트심사, 전문가 조언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도 중요한 도전이었다. 특히 사용자가 어린이라는 점을 고려해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을 구현하는 데 많은 노력이 투입됐다.

●글로벌 전략과 향후 비전은

현재는 국내 학교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기업간거래(B2B)·정부거래(B2G)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에듀테크 도입이 활발하고 디지털 이해력에 대한 교육수요가 높은 미국 초등교육시장을 주요타깃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교육기관이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세계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디지털 창작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김창배 기자 goldw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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