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수사권 개편의 기본은 ‘국민’이다

2026-04-29 13:00:01 게재

정부와 여당은 검찰개혁 관련 막바지 입법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조직법 개정에 이어 올해 3월 공소청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이 통과돼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새롭게 출범한다. 현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놓고 여론을 수렴하는 중이다.

검찰개혁의 기본원칙과 방향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와 국민 인권보호다. 검찰이 담당해왔던 공소(기소)와 공소유지 기능은 공소청 검사가 담당하고, 기존 검사의 수사 지휘권, 영장집행 지휘권, 특별사법경찰관 지휘감독권 등은 삭제됐다. 또 검찰의 수사 기능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으로 이관된다. 당초 중수청 수사 개시 시 공소청에 통보하도록 한 조항은 당정청 논의 과정에서 삭제됐다.

공소청 검사에 보완수사권을 줄지 논란

남은 핵심 쟁점은 직접 수사기능이 사라진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줄지 여부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보완수사권을 없애고, 보완수사요구권으로 정리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은 ‘형사소송법 개정 단계에서 공론화해서 논의하기로 이미 합의’한 바 있으므로, 정부조직법 개정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이후 정부는 형소법이 사법체계의 근간을 설계하는 법률인 만큼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중심으로 3~4월 보완수사의 필요성에 대해 집중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찬성론과 “보완수사권도 강제성을 갖는 수사권인만큼 보완수사권도 주면 안된다”는 반대론이 대립하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수사·기소 분리 이후 수사 지연을 방지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박탈할 경우 수사기관(경찰과 중수청 등)을 감시·감독·통제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져 견제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건이 복잡한 증권범죄 금융사기 기술유출 등 화이트칼라 범죄와 같은 거악을 막기 위해 기존 검찰의 수사 노하우(특수부 내지 반부패부)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형사절차는 수사-기소-공판-집행이 상호 연결돼 있는 하나의 유기체인데 수사와 공소를 단순 분리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형사절차의 특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송치된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도록 규정하거나, 이를 벗어나는 수사를 할 경우 공소기각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는 방안을 제시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예외적으로라도 검사의 직접수사권인 보완수사권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형사절차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이나 피해자보호를 위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사도 중요하지만 적법절차를 준수해 인권을 보장하고 표적·조작·별건 수사를 막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완수사권을 인정하게 되면 공소청 검사는 수사권을 갖게 되고 상당한 규모의 수사인력이 공소청에 남는다. 모든 지역공소청과 광역공소청이 수사권을 갖고 언제든 개입하고 싶은 사건에서 표적수사 조작수사 별건수사를 자행할 위험성이 있는 만큼 보완수사권도 부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예외적인 상황과 사유들은 보완수사요구 및 검찰과 경찰의 긴밀하고 즉각적인 수사협조 등으로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수사권에 대한 감시·통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든 하지 않든 제도 운영상 문제점이 없을 수는 없다. 문제는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 하는 점이다. 국가의 수사권 집행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강제성을 띠기 때문에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수밖에 없는 양면성을 띤다. 그래서 수사권을 가진 국가기관에 대한 감시와 감독, 통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조작수사와 별건수사로 나아갈 가능성을 차단할 장치가 필요하다. 반대로 보완수사권을 없애면 경찰과 중수청의 비대한 수사권을 견제할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넘어 보다 정교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논의의 출발점은 ‘국민’이어야 한다. 수사권 개편의 성패는 기관간의 위상 정립이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형사서비스의 질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2일 우리나라 형사사법시스템은 가보지 않은 시험대에 오른다. 철저한 법리적 보완만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이선우 기획특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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