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학교로 가다 4.0 | 우수 탐구 보고서 발표대회
10개 고교생들 4개월간 기량 대결, 청소년 농업 관심도 상승
6개 팀 최종 온라인발표, 1위 경민고·2위 선덕고 … 네번째 대회에서 대규모 설문조사 등 객관성 확보, 지난해 비해 소재·분석법 수준 높아져
11월 27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 본사에서 ‘FTA, 학교로 가다 4.0’의 우수 탐구 보고서 발표 대회가 열렸다. 올해 수업에 참가한 10개교 중 학교별 심사와 최종 심사를 통과한 6개교가 온라인 화상 회의에서 발표한 결과, ‘한국 커피 수입시장에 대한 FTA 영향 분석’을 탐구한 경기 경민고가 1등을 차지했다.
‘FTA, 학교로 가다 4.0’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최하고 내일교육과 내일신문이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2~3일에 걸쳐 ‘FTA 데이터를 활용한 통계와 회귀분석 실습’ ‘FTA 이행과 농업 부문의 파급 영향’ 수업을 들은 후 조별 탐구 주제를 선정해 보고서를 작성·발표한다.
대학 교수가 직접 통계 및 회귀분석법, FTA와 우리 농업 시장을 직접 알려준다는 점, 일선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데이터 교육과 깊은 탐구·새로운 진로 탐색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 네번째로 열린 프로그램은 ‘미국 관세 정책 사례로 본 FTA의 이해와 전망’을 수업에 반영, 세계적 이슈인 미국발 관세 압박과 FTA를 연계해 눈길을 끌었다.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전국 10개 고교에서 300명이 참여한 올해 프로그램에선 강원 평창고, 경기 경민고, 대구 혜화여고, 대전외고, 서울 선덕고, 전북 남성고 등 6개 팀이 발표대회에 진출했다.
심사위원으로는 김영준 강원대 교수, 순병민 충남대 교수,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 송치성 서울 염광고 교사가 참여했다.
발표 대회에 오른 6팀은 ‘FTA 체결 전후 한국의 월별 팜유 수입량’(강원 평창고), ‘한국 커피 수입 시장에 대한 FTA 영향 분석’(경기 경민고), ‘FTA 체결이 한국의 쌀 시장에 미친 영향 분석’(대구 혜화여고), ‘한미 FTA와 한국 문화(K팝)가 한국산 라면의 미국 수출에 미친 복합적 영향’(대전외고), ‘FTA 체결 이후 한우 소비 유지 요인 분석 및 경쟁력 제고 방안’(서울 선덕고), ‘FTA가 비만율에 미치는 영향 분석’(전북 남성고)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했다. 이들은 FTA 체결 전후 농축산물 수입량이나 가격 변화 등 다양한 관련 데이터를 회귀 분석(관찰된 연속형 변수들에 대해 모형을 구한 뒤 적합도를 측정해 내는 분석 방법) 했다. 이를 통해 FTA 체결이 국내 시장과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경민고, FTA와 한국 커피 시장 상관관계 탐구 = 1등을 차지한 경기 경민고의 탐구 주제는 ‘한국 커피 수입시장에 대한 FTA 영향 분석’이었다.
이들은 국내 원두 수입량 3위인 콜롬비아와의 FTA 체결이 한국 커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브라질과의 FTA 체결 또한 국내 커피 산업의 안정성과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우선 커피 원두 수입량, 국내총생산 GDP, 커피 원두 생산량, 환율, FTA 체결 여부 및 관세 비율 자료를 수입, 2010년부터 2015년까지 15개년을 회귀 분석했다.
하지만 결과가 예측과 달라 국어 시간 지문에서 본 DID 이중차분법을 활용해 다시 분석했다. FTA 시행 여부와 체결 여부를 더미 변수로 설정해 두 변수의 상호작용항을 통해 FTA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순수한 정책 효과를 추정하고, 환율, GDP, 커피 생산량 등 거시경제적 요인을 고려해 분석의 정확성을 높여 유의미한 결괏값을 얻었다.
심사 위원들은 일상에서 접하는 커피를 주제로 다룬 점이 신선했고,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교과 수업에서 접한 DID 분석까지 활용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선덕고·대전외고, 색다른 접근 눈길 = 2위는 ‘FTA 체결 이후 한우 소비 유지 요인 분석 및 한우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탐구한 서울 선덕고가 차지했다. 이들은 한·미 FTA 체결 이후 미국산 소고기 수입 증가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한우 시장이 오히려 성장한 것을 확인, 소비자가 한우를 선택하는 핵심 요인을 맛·안전성·애국소비·프리미엄 브랜드 요소 등으로 나눠 회귀 분석해 국내 농수축산물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대전외고는 ‘한미 FTA와 한국 문화(K팝)가 한국산 라면의 미국 수출에 미친 복합적 영향’을 분석해 3위에 올랐다. 이들은 한국산 라면의 미국 수출액, 미국 GDP, 미국의 한국산 면류 관세율, BTS 빌보드 200 진입을 변수로 설정해 회귀분석을 했다.
이를 통해 한류 확산이 관세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순병민 충남대 교수는 “선덕고는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한 점이 우수하다”라며 “대전외고는 FTA를 수출 제품과 연관해 연구한 점이 차별성이 있으며 K컬처와 K푸드의 시너지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주제를 택한 점이 좋았다”라고 호평했다.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은 “작년에 비해 소재나 분석법이 한층 더 수준이 높아졌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첨단기술과 만나 블루오션으로 거듭나고 있는 우리 농업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라고 전체 심사 소감을 밝혔다.
내일교육 취재팀·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취재지원 : 2025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