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합돌봄 서비스는 케어매니저 상담과 안내로 시작된다

2026-01-05 13:00:05 게재

올해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될 예정이나 정작 예산과 전문인력 배치의 미흡으로 통합돌봄이 제대로 시행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의결된 최종 편성된 통합돌봄 예산은 애초 777억원에서 137억원이 증액된 914억원에 머물렀다. 동 주민센터에 배치될 사회복지사, 간호사등 통합돌봄 전문인력도 1.5인에 머물러 전담조직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에초 기대했던 대상자 발굴과 사례 조정 기능을 기대하긴 매우 어려워졌다.

통합돌봄은 본질적으로 행정력에만 의존해서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 영국 스웨덴 독일 일본등 여타 복지선진국에서 보듯 민간의 돌봄자원과 인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직하고, 이를 위해 민관협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통합돌봄의 성패가 달라진다.

민관협력 어떻게 하느냐에 통합돌봄 성패

돌봄의 대상자가 발굴되면 케어매니저가 처음 만나고 요양 의료 돌봄이 필요한지 사정을 해서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에 연계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케어매니저가 없으면 통합돌봄이 원활하게 이루어 질수 없다. 동주민센터에 배치되는 사회복지사 간호사 1.5인만으로 케어매니저의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물론 공공분야에 배치된 케어매니저가 전문적인 교육훈련을 받았다는 것을 전제하더라도 행정 인력만이 이일을 하긴 어렵다. 민간에서도 케어매니저가 있어야하고 여러 돌봄 조직을 잘 파악해서 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분들과 잘 연계시켜야 한다. 지역에서 케어매니저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지금 한국은 다학제 주치의팀제, 통합돌봄, 장애인 건강권, 장기요양 재편, 통합돌봄지원법 시행이 동시에 진행되는, 드물게 찾아오는 제도 재설계의 창을 맞이하고 있다. 이 시기에 '주치의–다학제팀–케어매니저–지역 거버넌스'를 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할 수 있느냐가 향후 10년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초고령·만성질환 시대, 한국 의료·돌봄 체계의 화두는 '병원에서 동네로, 분절적 서비스에서 통합돌봄으로'의 전환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주치의제와 통합돌봄은 이 전환의 핵심 축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누가 전체를 책임 있게 설계·조정할 것인가' '서로 다른 직종이 어떻게 진짜 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아 있다. 이 두 질문에 답하는 제도적 장치가 바로 케어매니저 제도와 다학제 직종 간 협력 문화다.

​통합돌봄 대상자의 삶을 들여다보면, 의료·요양·복지·주거·정신건강이 뒤엉킨 복합욕구가 한 사람 안에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지방복지·민간서비스가 각기 다른 자격·수가·정보체계로 움직이며, 그 사이의 틈을 메우는 책임 주체가 사실상 부재하다. 결과적으로 돌봄은 '서비스 묶음'이 아니라 '서류 묶음'이 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이 가장 복잡한 길 찾기를 강요받고 있다.​ 해결 대안은 무엇인가?

돌봄대상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비결은

첫째, 케어매니저(사례관리자)를 법과 지침 속에 명확히 위치시켜야 한다. 자격 기준, 교육·실습 체계, 직무 범위, 윤리·책임, 주치의·다학제팀과의 관계, 보수·수가 구조를 법령과 지침에 명문화하고, 건강보험·장기요양·지방비·기금이 결합된 재원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케어매니저를 '사업별 단기 인력'이 아니라 통합돌봄의 상설 인프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둘째, 주치의팀 안에 케어매니저를 공식 구성원으로 포함시키고, 역할과 권한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의료적 의사결정은 주치의가 맡더라도, 서비스 설계·연계·모니터링·가족 지원·지역 자원 조직화는 케어매니저가 책임지는 구조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간 관리료·다학제 회의료·방문 패키지 수가 등 혼합형 지불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셋째, 협력 문화를 ‘교육과 리더십’의 문제로 보아, 체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다직종 공동 교육, 팀 기반 시뮬레이션, 정기 피어 리뷰, 팀 리더(주치의 또는 매니저)의 협업·갈등조정·집단 의사결정 교육이 제도 차원의 필수 요소로 들어가야 한다. 통합돌봄지원센터와 지역케어회의를 '문서 결재 회의'가 아니라 '다학제 학습과 협력의 장'으로 재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관 협력과 협동의 문화 진작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사못 달라질 것이다.

임종한 한국커뮤니티케어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