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혁신을 일구는 사람들 ② 김은우 글렉 대표
“정확한 데이터 있어야 물류탄소 감축”… 글로벌 표준에 도전
탄소 배출 측정 도구 없어 … 인공지능 기반 탄소·안전통합플랫폼 개발
CES 2026서 혁신상 수상 … 비영리단체 활동으로 글로벌생태계 구축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세계는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의 늪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수출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 성장은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사람들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차량 단말기에서 인공지능(AI)을 통해 안전과 탄소데이터를 동시에 관리하게 했다. 국제표준에 맞춘 탄소배출량 산정과 보고까지 자동화했다.
지난달 11일 인천 스타트업파크에서 만난 김은우 글렉 대표는 “기술은 기준을 바꾸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창업이전 ESG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기업과 정책현장을 모두 경험한 전문가다. 글렉은 기술개발을 넘어 글로벌 비영리 생태계 구축까지 시야를 넓히며 물류 탄소측정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창업을 결정한 이유는
창업 전에는 ESG컨설턴트로 활동하며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전략과 탄소배출 관리체계를 설계했다. 서울시 청년정책위 기후환경분과 위원으로 참여해 도시차원의 탄소감축 정책에도 관여했다. 그 과정에서 공통된 한계를 발견했다. 기업들은 탄소감축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탄소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는 점이었다. 특히 물류·운송 분야는 탄소배출 비중이 크지만 산정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정확한 측정이 있어야 감축도 가능하다는 문제의식이 글렉 창업의 출발점이다.
●창업초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기술과 시장인식 사이의 간극이 가장 컸다. 기업들은 필요성은 느끼지만 표준이 없다는 이유로 당장 도입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반면 국제사회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시한 14083과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규제를 빠르게 강화하는 상황이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ISO-14083 국제표준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기술적으로 구현한 시스템자동연결(API)플랫폼을 개발했다. 정부 연구개발(R&D) 과제와 데이터바우처 사업에 선정되며 초기자금과 인력문제를 해결했고 기술 완성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기술의 핵심 경쟁력은
수상 기술은 ‘GLEC AI 타코그래프’(DTG)다. 차량 단말기에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직접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기술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200억개 파라미터 기반모델이 실시간으로 운행데이터를 분석해 사고위험을 낮추고 운전패턴을 정밀하게 파악한다. 특히 ISO-14083 국제표준을 그대로 구현해 탄소배출량을 자동으로 산정하고 각국 규제에 맞춘 보고서를 생성한다. 글렉의 기술은 안전과 환경을 동시에 관리하는 운행데이터 플랫폼이다.
●이 기술을 통해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나.
물류현장의 가장 큰 문제는 신뢰할 수 있는 탄소 데이터의 부재와 안전운전 관리의 한계다. AI 타코그래프는 국제표준기반 데이터가 자동으로 축적돼 기업이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탄소감축 전략수립뿐 아니라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해외 공시규제 대응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동시에 위험운전 패턴을 분석해 사고위험을 20~40% 낮출 수 있어 안전성과 효율성을 함께 높인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차량환경에서 LLM을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차량은 온도 진동 전력 제약이 크고 실시간 처리속도도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델경량화 온디바이스 최적화 엣지컴퓨팅 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반복적인 실험 끝에 안정성을 확보했고 이 점이 CES 혁신상 심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시장과 향후 전략은
현재는 북미와 유럽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는 물류 디지털전환 속도가 빠르고 유럽은 탄소규제가 가장 강력하다. 유럽에서는 규제가 곧 시장진입 장벽으로 작동한다. 향후에는 북미법인 설립, 유럽 물류기업과의 공동협력, ISO-14083 기반 솔루션의 글로벌 표준화, API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탄소는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물류경쟁력의 기본값이라고 보고 있다.
●설립계획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단체 한국지사 역할은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준과 생태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국제 물류·탄소 감축을 목표로 한 비영리단체 ‘스마트 프레이트 센트레’(Smart Freight Centre)의 한국지사 설립이 최근 확정됐다. 4월에는 글로벌 회장단을 대상으로 한국운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단체는 물류기업과 관련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국제표준 기반 탄소측정 확산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핵심으로 한다. 정부의 정책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기준과 민간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선택이다.
인천=김창배 기자 goldw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