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영풍 순환출자 의혹 심사 속도…위법 여부 판단 임박

2026-04-23 05:25:53 게재

와이피씨 활용 지분 구조 재편 쟁점…재계 “판단 결과 파급력 클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영풍의 신규 순환출자 의혹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위법 여부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접수된 신고를 바탕으로 11월 심사 절차에 착수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영풍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은 영풍과 고려아연 간 지분 거래와 관련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사건이다.

핵심 쟁점은 영풍이 국내 계열사 와이피씨(YPC)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이전한 구조가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금지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22조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국내 회사 간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신고 내용에 따르면 영풍은 2025년 3월 100% 자회사인 와이피씨를 설립한 뒤, 보유하던 고려아연 주식 526만여 주(지분율 약 25.4%)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겼다. 이후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 10주를 추가 취득하면서 새로운 지분 연결 구조가 형성됐다는 점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과정에서 ‘영풍→와이피씨→고려아연→해외 계열사→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형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순환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공정위의 법리 판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사안에는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영풍이 의결권 행사 구조를 조정하기 위해 지분 보유 방식을 변경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판단 역시 감독당국의 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풍은 관련 의혹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진행한 합법적인 자산 구조 정비”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회사 측은 기존에 직접 보유하던 지분을 자회사를 통해 보유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일 뿐 실질적인 지배구조 변화는 없으며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법조계와 시장 일각에서는 국내 계열사를 활용한 지분 이동이 순환출자 규제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구체적인 위법 여부는 사실관계와 법 적용에 대한 공정위 판단에 따라 최종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단일 기업을 넘어 국내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운영 방식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 계열사를 활용한 지분 구조 재편이 허용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기준이 보다 명확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순환출자 규제 해석과 관련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공정위 판단에 따라 향후 기업들의 지배구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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