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약품 부족, 재고보다 경험이 중요”

2026-06-13 23:55:03 게재

미국 공급 부족 사례 4741건 분석

위기 대응 경험 많은 공장, 회복 36일 빨라

의약품 공급 부족 사태를 줄이기 위해서는 재고를 늘리는 것보다 과거 위기 대응 경험을 축적하고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경영대학 이현석·노인준 교수 연구팀은 2015~2020년 미국에서 발생한 의약품 공급 부족 사례 4741건과 완제의약품 생산공장 136곳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급 차질 해결 경험이 많은 공장일수록 이후 유사한 위기에서 정상화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제조 지연이나 품질 문제 등 내부 요인으로 발생한 공급 부족의 경우 관련 경험이 풍부한 공장은 그렇지 않은 공장보다 공급 회복 기간이 평균 21.5%(약 36.4일) 짧았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데이터와 공급 부족 기록을 연계해 공장별 생산 품목과 공급 차질 기간을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여러 종류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다양한 공급 부족 사례를 경험한 공장일수록 문제 원인을 신속히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선택하는 역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료 공급 차질이나 수요 급증 등 외부 요인에 따른 공급 부족에서는 학습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공장이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는 과거 경험을 활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현석 교수는 “의약품 부족 문제는 생산량 확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위기 대응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능력이 다음 위기의 회복 속도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노틀담대 이중희 교수,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캠퍼스 브래들리 스타츠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경영학 분야 국제학술지 매니지먼트 사이언스(Management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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