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양자암호 경량화 기술 개발

2026-06-13 23:55:05 게재

공개키암호학회 최우수 논문상 국내 첫 수상

신용카드·사물인터넷 기기 적용 가능성 높여

국내 대학 연구진이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한 차세대 암호 기술을 소형 기기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관련 연구는 공개키 암호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에서 국내 연구진 최초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는 정보보호대학원 이창민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양자내성암호 전자서명 기술인 ‘에스큐아이사인(SQIsign)’을 고정된 크기의 정수 연산만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5월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공개키 암호 분야 국제학술대회 ‘공개키암호학회(PKC) 2026’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전 세계에서 제출된 259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한국 연구진의 PKC 최우수 논문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현재의 공개키 암호체계는 해독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스큐아이사인은 암호키와 전자서명 크기가 작아 스마트카드, 가입자식별모듈(USIM), 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eSIM),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복잡한 계산 과정 때문에 대규모 연산 프로그램이 필요해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암호 계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수의 범위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입증하고 핵심 연산을 고정 정밀도 정수 연산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별도의 대규모 연산 프로그램 없이도 에스큐아이사인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스마트폰 가입자식별모듈, 신용카드, 교통카드, 하이패스 단말기, 사물인터넷 기기 등 메모리와 연산 능력이 제한된 환경에서 양자내성암호 적용 범위를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채널 공격 대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민 교수는 “에스큐아이사인은 작은 키 크기라는 장점에도 복잡한 연산 구조 때문에 실제 기기 적용이 쉽지 않았다”며 “제한된 메모리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구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금융·국가 기반시설의 양자내성암호 전환에 기여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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