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포용’·국힘 ‘윤석열 절연’…지방선거 민심수용 시험대
민주당, 선관위 국조·원구성·인사청문회 등 타협 주목
‘지지율 하락’ 이재명 대통령도 메시지로 ‘포용’ 주문
국민의힘, 의원총회서 ‘윤석열 절연’ 논쟁 확대될 듯
장동혁 지도부, 지지율 상승 근거로 ‘부정선거론’ 강화
6.3 지방선거에서 민심을 확인한 거대 양당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완승’을 기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탈환에 실패했고 국민의힘은 충청으로 대표되는 중원과 보수성이 강한 강원을 잃었다. 유권자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입법 독주 등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고 국민의힘에게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압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거가 끝난 직후 거대 양당이 선거 민심을 읽고 변화를 꾀할지 주목된다.
15일 민주당 모 중진 의원은 “민주당은 민심을 확인한 만큼 협치에 주목해 원내를 운영할 것”이라며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이나 인사청문회, 상임위 배분 등에서 야당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 계획서와 관련해 쟁점인 국조위원장과 위원 배분, 조사 범위 등에 대해 야당과의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선관위 국정조사는 전 국민의 공분을 산 관심사”라며 “국정조사위원장은 고집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협상의 여지를 보였다. 여론조사에서 선관위의 부실선거 논란이 여당과 대통령의 책임으로 평가받으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신속한 국정조사에 방점을 찍어놓았다. 그만큼 국민의힘 요구를 열어놓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구성 협상 역시 민주당이 17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는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식 국회의장과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이전에 ‘모든 상임위원장을 가져갈 수 있다’는 으름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표심을 확인한 민주당은 ‘독주’보다는 ‘협상’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을 ‘그릇’에 비유하며 포용을 연이어 강조한 대목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 이후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며 일부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역전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민주당의 독주 강도는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민주당은 입법을 차단할 수 있는 법사위는 양보할 수 없지만 굵직한 상임위원장 자리는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정부 2년 차 첫 인사청문회인 한성숙 총리후보자 청문회의 경우도 민주당의 협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후보자의 아킬레스건은 부동산이다. 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공언해 놨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시장을 탈환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도 부동산 정책이었다. 한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을 맡기지 않겠다’는 다주택자인 데다 최근엔 불법 증축 논란까지 휩싸여 있다. ‘공정’에 대한 인식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부동산 문제와 후보자 자격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중요해진 이유다.
국민의힘에 대한 지방선거 표심인 ‘윤석열 절연’ 가능성도 주목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거 패배를 물어 장동혁 당대표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부정선거를 앞세워 재선거를 요구하는 장 대표의 행보에도 부담이 큰 편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강성지지층과 함께 부정선거론과 재선거론을 내세우며 버티고 있다. 이번 주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거취 문제와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바가 없다”며 “당내에서 여러 가지 분열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에 답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선관위의 부실 관리 사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지금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계속되고 있는 국민의 외침에 응답해야 하며, 집회에 나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 또한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통한 국민의 평가가 있었고, 공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반등하고 있다”며 “장 대표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또다시 이미 답을 정해놓은 듯한 당대표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그룹인 대안과미래 소속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당의 대표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당권을 유지하면서 실제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리더십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썼다.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는 오는 17~18일 중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당일 오전 10시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통보했다.
박준규 박소원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