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개혁 두고 여야 ‘정치 셈법’ 분주

2026-06-29 13:00:2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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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개헌해야 감사원 선관위 감사 가능 … 특검 당론 추진”

야 “시간 끌기, 대통령 연임 포석” … 정치자금 사찰 우려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쇄신 방향을 놓고 여야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6.3 지방선거 부실 관리로 선관위 개혁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실현 방법을 둔 여야의 수싸움이 정치적 계산 속에 진행되는 모양새다.

여당이 내민 ‘선관위 개혁을 위한 개헌’ 카드를 두고 야당은 다른 정치적 속내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개헌론을 정국 주도권을 흔들고 선관위 부실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하려는 ‘방탄용’이자 ‘시간 끌기’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 직무 감찰이 진행될 경우 정부에 의한 ‘야당 정치자금 내역 사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실상 ‘개헌론’이라는 거대한 정쟁의 늪으로 이슈를 끌고 가려 한다면 이는 선관위의 부패 구조를 비호하기 위한 철저한 방탄막 치기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개헌론 제기가 이재명 대통령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29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또다시 황당한 개헌 카드를 들고 나왔다”면서 “왜 그토록 개헌에 집착하는지 속내는 뻔하다. 아무리 그래봐야 이재명 연임,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시간 소요가 큰 개헌 대신 선관위법 개정을 통한 ‘선관위 내부 감사위원회 설치’가 거론된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관련 세미나에서 “개헌 없이도 선관위를 감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선관위 내에 여야가 추천하는 내부 감사위원회를 상설 독립기구로 만들어 선관위 내부 감사를 실시하고 국회에 대한 보고 의무를 갖게 하자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윤 의원은 “한번 개헌으로 가면 완전히 블랙홀처럼 빠지게 된다”면서 “원포인트 개헌 이전에 법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개헌을 통해 대통령 소속기관인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 감찰이 허용될 경우 선관위가 보유한 야당 의원들의 정치자금 내역 등의 정보가 정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관위 직무 감찰이 정부의 입맛에 맞춰 야당을 압박하는 사정 도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민주당은 하위 법령이나 단순 법 개정으로는 선관위 개혁에 한계가 명확하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가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 만큼 헌법을 개정해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해철 민주당 대변인은 28일 서면브리핑에서 “중앙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며 “그 조직과 권한은 헌법에 근거하고 있는 만큼 조직 개편과 권한 재설계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은 개헌 논의 없이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억지 정쟁과 정치공세를 거두고 개헌과 국정조사 논의에 책임 있게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이 19일 선관위 개혁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여당의 움직임에는 한층 힘이 실린 모양새다. 민주당 ‘국민참정권 수호 선관위 개혁 TF’ 단장인 송기헌 의원은 26일 “현행법상 감사원의 기능과 관련해서도 헌법 규정을 바꿔야만 감사원이 선관위를 감사할 수 있다”면서 원포인트 개헌을 통한 선관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 소속기관’이 ‘선거기관’의 중립성·독립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듯 “저희 당은 기본적으로 감사원 자체를 (대통령 소속에서) 국회에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검을 피하기 위한 개헌론 제기라는 야당의 계속된 공세에 ‘특검 당론 추진’으로 맞불을 놓았다. 29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특검도 당론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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