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성과급 산정기준과 영업이익
지난 5월 20일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개시 1시간 전에 극적으로 임금협상안에 합의했다. 주요 내용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유지하면서 반도체(DS) 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다.
연봉 1억원을 받는 반도체 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약 6억원의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합의로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합의 내용을 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영업이익은 미래 영업현금 창출능력 평가하는 기준에 불과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과 그에 대응하는 비용을 단계적으로 대응시켜 다양한 수준의 이익을 보여주는 성과보고서이다. 회사가 고객에게 물건을 팔아서 번 돈인 매출에서 해당 물건을 생산하는데 발생한 재료비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매출원가를 차감하면 매출총이익이 산출된다. 매출총이익은 제품의 기본적인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를 차감하면 영업이익이 산출된다.
영업이익은 미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능력과 지속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하지만 이자비용 법인세 자본비용 등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 중간단계 숫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손익 및 법인세를 차감해야 최종 숫자인 당기순이익이 산출된다. 당기순이익도 자본에 대한 기회비용을 반영하고 있지 않아 완벽한 성과측정치는 아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는 영업이익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제회계기준을 전면 도입한 후 영업이익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2012년 영업이익 산정기준을 별로도 정의했다.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영업이익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기준서 IFRS 18호를 발표했다. 이 기준서에서는 손익계산서를 영업 투자 재무 세가지 범주로 구분한 후 투자, 재무, 법인세, 중단 영업으로 분류되지 않은 모든 손익을 영업이익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한 경영진은 영업성과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한 별도의 성과측정치를 공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회계의 특성상 R&D 투자나 비용이연 등을 통해 일정부분 이익조정도 가능하다. 따라서 영업이익은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기 위한 하나의 측정치에 불과하며, 성과급 재원 기준으로는 사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지급 기준은 주식회사 제도상 주주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상법에서는 주식회사의 주주가 최종적인 사업 위험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선임 및 이익분배에 대한 주주의 고유한 권한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상법은 경영자 보상한도도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주식회사 제도에 적합한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해야
우리나라는 작년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시하고, 이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명문화함으로써 주주 권리를 강화했다. 개정상법은 경영자가 주주의 재산을 함부로 침해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경영자가 주주의 대리인이듯 직원 또한 주주의 대리인이다. 따라서 주주의 동의 없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직원들에게 우선 배분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와 충돌할 수 있다.
만약 경영진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자신들에게 우선 배분하는 보상안을 결정했다면 큰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우수한 인재를 유지하고 동기부여하기 위해 성과급은 필요하며, 성과급은 운이 아닌 노력 및 성과기여 수준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주주, 경영자 그리고 직원이 장기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