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호남 반도체’ 논란 정면돌파

2026-06-29 13:00:25 게재

SNS 연쇄 메시지로 대표 정책 띄우기

“국가적 대의” … 지역주의 공세에 맞불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차 핵심 국정 구상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 특히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야권의 ‘호남편중’ 비판이 제기되자 연쇄 SNS 메시지를 내며 정책 방어의 전면에 섰다. 지역균형발전과 첨단산업육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이재명표’ 대표 정책을 직접 띄우며 논란을 정면돌파하는 한편, 6.3지방선거 이후 지지율 하락 국면을 반전시키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각각 1000조원 안팎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의 투자 규모는 각 1000조원씩 약 20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역 권역별로 특화시켜 호남권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충청·강원권에는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영남권에는 우주항공·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벨트’가 각각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방위 지원 정책을 같은 날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통상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4개 부처의 장관이 이날 보고회에 총출동해 각종 지원책을 설명한다.

이재명정부의 야심찬 정책에 대해 야권에선 국민의힘에 개혁신당까지 가세해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걸린 반도체 산업을 조자룡 헌 칼 쓰듯 아무 데나 막 써댄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이 ‘삼전닉스’ 호남 반도체를 발표하는 순간 청와대로 직권남용 고발장이 배송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재명정권이 팔을 비틀어 ‘삼전닉스’를 호남으로 보낸다”고 관치 경제를 주장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난 27~28일에 걸쳐 X(옛 트위터)에 이번 사업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글 7건을 잇달아 게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일단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이 지역이 최적 입지인 근거 세 가지를 제시했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 조건인 RE100(100% 재생에너지) 충족을 위해 태양광·풍력이 집중된 서남해안이 유리하고, 이미 수도권은 포화상태이며, 지진 위험이 낮고 저개발로 인해 용지 확보가 수월하다는 논리다.

기업의 자율 결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팔 비틀기’라는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이 대통령은 또 “장기 소외에 따른 고통과 설움을 겪었던 호남에게는 지금까지의 이중 차별이 예상치 못한 큰 기회의 원천이 된다”며 ‘소외의 고리’를 끊어내는 국가적 대의 실천이라는 의미도 추가로 부여했다.

이 대통령의 정면 돌파 이후 일부 보수 인사들도 호남 반도체 투자에 찬성한다는 공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8일 페이스북에서 “(호남 반도체 단지 조성은) 정략적인 조치가 아니라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힘을 보탰다.

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나경원 이준석 장동혁 한동훈께 호소’라는 글을 올려 “호남 반도체 검증에 동의하지만 검증이 시작 자체를 위축시키는 방향이 되어서는 된다”며 “산업화 이후 60년, 민주화 이후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대규모 민간투자는 수도권과 충청권, 영남권에 집중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동력 확보가 절실한 시점에 던진 이번 초대형 카드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국정 주도권의 향방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전력과 용수, 교통 등 기반시설 확충과 규제개선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기업들의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국가균형발전의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 반면 지역편중 논란이 장기화하거나 투자계획이 차질을 빚을 경우 거꾸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

김형선·방국진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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