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교육교부금, 토론과 숙의가 먼저다

2026-06-30 13:00:15 게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환경 변화를 이유로 제도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고, 교육계는 초·중등 교육재정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한다. 이런 공방은 낯설지 않다. 역대 정부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반복됐다. 하지만 교육환경 변화에 맞춰 교육재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좀처럼 깊어지지 못했다.

교육교부금은 국가가 시·도교육청에 안정적인 초·중등 교육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1972년 도입한 제도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일정 비율과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학교 운영과 교원 인건비 등을 지원하며 공교육의 기반을 떠받쳐 왔다. 교육 기회 확대와 교육 여건 개선에 기여한 제도였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반세기 동안 교육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학령인구는 감소했고 저출생과 고령화,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교육 수요도 다양해졌다. 1972년 제도 도입 당시 1000만명을 넘던 초·중·고 학생수는 현재 400만 명대로 급감해 학생 1명당 교부금은 크게 늘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후보들의 공약남발로 “교부금이 교육감의 쌈짓돈이냐”라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예산이 시급한 고등교육(대학)은 이 돈을 쓸 수가 없다. 올해 대학의 상당수가 등록금을 인상한 것도 변화한 교육여건과 재정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렇다고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만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없다. 학생수가 줄었다고 학교 운영에 필요한 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와 교실, 돌봄과 특수교육, 급식과 안전관리 등은 학생수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재정이 필요한 영역이다. 교육계가 교육교부금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지금의 논란은 변화한 교육환경 속에서 교육재정을 어떤 원칙으로 설계하고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아쉬운 것은 이런 논의가 번번이 ‘재원’의 분배에만 국한된 찬반공방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하지만 제도를 유지할지, 손질할지를 먼저 결론낼 사안이 아니다. 제도의 장점과 한계, 변화한 교육환경이 요구하는 새로운 재정원칙을 차분히 검토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려는 노력이 먼저다.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미래세대에게 도움이 될지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그렇다면 교육재정 역시 시대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논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교육교부금을 유지할지, 손질할지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할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결론을 서두르는 일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재정의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사회적 숙의다.

장세풍 기획특집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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