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천형의 땅?…반도체 정쟁에 '발끈'
오늘 청와대 국민보고회 앞두고
광주·전남 정·관계 일제히 반발
광주·전남 정치권과 지자체가 청와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를 앞두고 연일 정치 쟁점화와 지역 편가르기를 시도하는 보수진영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29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등 보수진영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인재, 땅, 물 부족 문제 등을 연이어 제기하며 ‘호남 불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 도시 광주가 이제 부강한 도시로 나아가려는데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광주는 물·땅·전력·인재 모두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팹 2기 이상을 가동할 만큼 용수는 충분하고, 부지는 미래차 산단(102만평), 공군탄약고(63만평), 첨단 3지구(10만평 이상), 광주 군공항 이전부지( 185만평) 등을 거론했다.
또한 전력은 영광 한빛원전과 신장성 변전소 건설 등으로, 인재는 AI 영재고·AI 융합대학·반도체 연합 공대·AI 사관학교 등 ‘인재 양성 사다리’로 각각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용수 부족’ 문제를 해명하는데 집중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일부에서 제기되는 물이 부족해 농업용 저수지까지 전용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반도체 용수 확보 근거로 영산호·영암호·금호호 등 3개 담수호의 저수량을 들었다.
세 담수호의 총 저수량은 6억3100만톤에 달하며, 버려지는 물(갈수기 191만톤, 우기 2632만톤)만 활용해도 반도체 팹 4기 가동에 필요한 하루 취수량인 80만~120만 톤을 공급하는데 충분하다는 것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인재’ 문제에 대해 “반도체 공장이 전남광주에 들어오면 이미 수도권으로 간 호남 출신 인재는 돌아오고 지역의 고교와 대학은 반도체 공정·설비·소프트웨어 인력을 키우는 교육과정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 출신 국민의힘 인사의 반응도 이목을 끌었다. 이정현 전 국민의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나경원, 이준석, 장동혁, 한동훈께 호소’라는 글을 올려 “호남 반도체 검증에 동의하지만, 검증이 시작 자체를 위축시키는 방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지역시민단체들은 지역간 편가르기를 경계하고 있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 논쟁의 본질은 전남·광주 대 대구·경북의 지역 대결이 아니다”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수도권에 계속 집중시킬 것인지, 아니면 전력 용수 탄소규범 송전망 지역소멸이라는 현실 제약을 고려해 비수도권으로 분산할 것인지에 관한 국가전략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형배 당선인은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에 맞춰 반도체 투자를 지원할 ‘전략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