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현역의원 수십 명 징계 심의
한동훈 지원·대표 사퇴 요구·공천 비위 3가지 혐의
6일 윤리위 … 징계 확정되면 ‘초유 징계 사태’ 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공언한대로 당 윤리위의 ‘징계 심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장 대표는 ‘당 기강 확립’을 앞세워 원칙적인 징계 심의를 예고했다. 윤리위에는 이미 현역의원 수십 명이 제소됐다고 한다. 초유의 무더기 징계 사태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30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리위에는 현역의원 수십 명이 제소됐다. 크게 3가지 혐의로 나뉜다고 한다. 첫째 6.3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박민식) 대신 무소속 한동훈 후보를 도왔던 의원들이 ‘해당’ 혐의로 제소됐다. 친한계(한동훈) 의원 대부분이 제소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장 대표를 향해 반복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복수 의원이 제소됐다. 초재선 의원 중심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이 주된 제소 대상으로 꼽힌다. 장 대표는 지난 26일 유튜브 ‘펜앤마이크’에 출연해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기가 막히게 적과 싸워야 할 때는 뒤에 숨어 있다가 당내에서 지도부를 공격할 때는 맨 먼저 나와서 가장 목소리를 높인다”고 지적했다. 셋째 6.3 지방선거 당시 공천 비위 혐의로 현역의원들에 대한 제소가 잇따랐다고 한다. 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 대가로 금품수수 등이 이뤄졌다는 혐의다.
윤리위는 오는 6일 첫 회의를 열고, 제소된 현역의원과 당직자·당원들에 대한 징계 심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심의 대상이 워낙 많아 심의에만 상당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기강 확립’을 강조한 만큼 실제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현역의원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경우 당사자들은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가처분신청을 통해 가까스로 징계 위기에서 벗어났다. 당쪽에서도 배현진·김종혁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법적 공방’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가 확정될 경우 ‘법적 공방’과는 별개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현역의원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물론 동료의원들까지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친한계 인사는 30일 “지금은 다수 의원이 그냥 지켜보고 있지만, 무더기 징계가 확정되면 의원들 사이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는 얘기가 돌면서 단체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파가 ‘침묵하는 다수 의원’을 상대로 징계의 불가피성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