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민심이 서울시 조직·인사 바꿨다

2026-06-30 13:00:13 게재

주택공급·청년정책 중심으로 조직 재편

“확실한 성과 필요” 핵심 간부 전진 배치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 조직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30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 재배치에 나섰다. 오 시장의 새 임기를 맞아 부서 명칭을 바꾸고 기능을 조정하는 수준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민선 9기 오세훈 서울시의 우선순위가 확인된다. 주택 공급은 더 빠르게, 청년 정책은 더 두텁게, 미래 먹거리인 AI 산업은 더 공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곳곳에 녹아 있다. 여기에 오 시장과 시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력을 핵심 보직에 전진 배치하며 실행력을 높이려는 인사도 맞물렸다. 지방선거 직후 단행된 이번 조직개편은 결국 ‘선거에서 확인한 민심을 조직으로 옮긴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마련한 행정기구 개편안의 키워드는 ‘핵심사업 추진 기반 마련’이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단순한 조직 손질을 넘어 오 시장의 다섯번째 임기를 맞아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실행체계 재편 성격이 짙다.

주택 분야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주택실에 청년주거과와 주거복지과를 신설하고 기존 주거환경개선과와 전략주택공급과를 모아주택과로 재편했다. 청년층 주거 지원과 주거 안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모아주택 등 공급 정책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개편이다.

오 시장은 그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확대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해 왔다.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서울 민심을 가른 핵심 변수였다. 집값 불안 못지않게 공급 부족 우려와 세금 부담에 대한 경계심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가 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까지 손질한 것은 이러한 민심을 정책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청년 정책 역시 무게감이 커졌다. 미래청년기획관은 경제실 일자리정책과가 맡던 청년일자리 업무를 넘겨받았다. 청년정책담당관이 AI 활용 기회 제공과 일경험 지원까지 함께 담당하면서 정책 기획부터 취업 지원까지 기능을 한데 묶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청년취업사관학교, 청년월세 지원, 청년 대중교통비 지원, 서울청년센터 운영 등으로 쌓아온 정책 기반을 한단계 확장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20~30대 지지세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시가 펼친 청년 정책이 2030 세대 체감도를 높였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민선 9기에는 이를 시정의 핵심 축으로 더욱 키우겠다는 의지를 조직개편으로 드러냈다.

미래 산업 육성도 눈에 띈다. 경제실은 창조산업과를 K컬처전략과로, 첨단산업과를 AI전략산업과로 각각 바꿨다.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을 콘텐츠와 인공지능으로 옮기겠다는 취지다. K콘텐츠 경쟁력과 AI 산업을 서울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조직에 반영한 셈이다.

기획조정실에는 도시경쟁력담당관이 새로 생긴다. 도시 브랜드와 경쟁력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행정국에는 국제행사지원과를 신설해 대규모 국제행사 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대외협력 기능은 하나로 묶었다.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시설국 안전관리과를 본부장 직속 안전·품질관리담당관으로 격상하고 잠실 스포츠·MICE 사업 본격화를 위해 MICE총괄과를 신설했다.

이번 조직개편과 함께 추진 중인 ‘인사’도 방향은 같다. 주요 핵심 보직에 시정 철학을 공유하는 간부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직후 업무에 복귀한 오 시장이 핵심 사업의 ‘속도전’을 연이어 주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통해 확인된 민심을 행정체계에 반영하고 남은 임기 동안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실행체계를 갖추는 과정에 가깝다”며 “주택 공급 확대와 청년 투자, AI 산업 육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실행력 구축이라는 네가지 키워드로 조직·인사 재배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