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호남 반도체 투자’ 계기로 행정통합 재부상

2026-07-02 13:00:0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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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투자 결정에 영향 미쳤다” 강조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2028년 총선에서 통합 추진

전남광주 행정통합이 ‘800조원 규모 호남 반도체산업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면서 잠시 주춤했던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호남 투자에 반발한 추경호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도 2028년 총선에서 행정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결정을 설명하는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전남광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과감하게 통합 결단을 해주신 것이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를 새로 썼다”면서 “이게 사실은 이번 투자 결정을 이끌어낸 주요 동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은 호남 투자에 반발한 지역에 행정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성사될 경우 호남에 버금가는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관심을 받았다.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국토를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재편하는 이재명정부의 국토 균형발전 핵심 전략 중 하나다.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기업 투자 결정을 가능하게 할 제도적 기반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취임사하는 추경호 대구시장 추경호 대구시장이 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현재 행정통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호남 반도체산업 투자 결정에 크게 반발한 대구·경북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1일 취임식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생존과 도약을 위한 필수 전략인 만큼 2028년 행정통합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지사는 같은 날 취임식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격차를 직접 경험했다”면서 “대구·경북이 인구 500만, 지역내총생산 200조원 규모로 운영되는 경제권이 될 수 있도록 반드시 행정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사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안동=연합뉴스

관심을 받은 통합 시기는 2028년 총선으로 제시됐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2028년 총선에서 임기를 2년으로 하는 대구경북특별시장을 뽑자고 제안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기초의원 임기를 2030년까지 보장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는 양 단체장이 행정통합에 강한 의지를 보이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보완하는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연구용역은 주민 수용성과 지역 균형발전, 행정 체계 개편과 재정 특례, 조직·인사·재산 승계 등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핵심 쟁점을 살핀다. 용역이 끝나면 주민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는 설명회를 개최한다.

대구시는 설명회 때 나온 주민 의견을 반영해 국회에 계류 중인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특별법안)’을 수정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수정된 법안이 발의되면 여야 협의를 통해 국회 의결을 추진하며,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발의된 특별법안에는 대구·경북 미래 청사진도 담겨있다. 행정통합이 성사될 경우 특구를 만들어 첨단 과학기술과 미래 신산업 등을 집중 육성한다. 또 외국기업 투자를 집중 유치해 통합 특별시를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지역에서는 호남 반도체산업 투자 유치 성공 사례를 분석해 대구·경북 발전 방향을 찾자는 주장도 나왔다.

특별법안 발의에 참여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팹 투자 발표 이후 대구·경북에서 나오는 반발의 목소리를 지켜봤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감정적인 규탄이 아닌 대구·경북의 백년대계를 위한 냉철한 주도권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준비하는 자에게 다음 순번이 예고돼 있다”면서 “투쟁 대신 기업과 인재가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실리적 대안을 다듬어 정부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 4월 6.3 지방선거에 적용할 전남광주와 대전충남,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심의했지만 의견 차이로 전남광주특별법만 의결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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