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더 중요해진 국채금리 안정적 관리

2026-07-07 13:00:04 게재

요즘 주식시장의 핫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반도체 대호황이다. 반도체 산업의 대호황으로 올해와 내년 법인세가 엄청난 수준으로 걷힐 전망이다. 이에 따라 초과세수(명목 GDP성장률 추세에 부합하는 세수에서 일정 편차를 벗어나 더 걷힌 세수로 정의) 활용 방안이 점차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300조원(지난해 45조원), 220조원(지난해 43조원) 수준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전년대비 5~7배 수준이다. 작년 법인세는 88조3000억원이 걷혔고 올해 세입예산에는 101조3000억원으로 계상하고 있다.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 전망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두 회사의 법인세 납부액만 10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27년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이 초과세수(30조원 이상 전망)를 어디에 얼마를 쓸 것인가가 정치·경제적 논쟁거리로 부각될 것이다.

초과세수의 일부 국채 상환에 사용하는 것 필요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있어야겠지만 현재 정부는 이 자금을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저소득층 지원 등을 위한 재원으로 쓰려는 듯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거시경제의 안정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므로 초과세수의 일부를 국채 상환에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단지 국가부채비율을 낮추는데 그치지 않는다.

최근 미국·이란간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압력 등으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했고 미연준도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으며 한국은행도 다음주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등 전세계가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리인상 싸이클을 타고 진행되므로 앞으로 글로벌 금리인상은 적어도 2~3회 진행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3년만기 국고채금리와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가 통상 50~80bp 정도 벌어진다. 3일 현재 3년만기 국고채금리가 3.75%로 동 스프레드가 125bp까지 벌어졌으니 앞으로 1년 이내에 2~3회의 금리인상이 이미 선반영된 셈이다. 특히 지금처럼 금리인상기에는 국채수요까지 줄어드는데 여기에 확장적 재정정책까지 가세한다면 국채금리는 상당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케빈 워시 미 연준의장이 제시한 5가지 TF중 미연준의 대차대조표 정상화가 그것이다. 케빈 워시는 양적완화 같은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이 시장의 지나친 위험 추구를 조장하기 때문에 미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 미연준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미국채금리를 더욱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나라 장기금리는 미국채와 동조화가 심한 편이라 이러한 연준의 움직임도 하반기 국고채금리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잠재적 요인이다.

단기 국채금리 급등은 정권 무너뜨릴 수도 있어

예상을 뛰어넘는 국채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가계소비 및 민간투자 등 내수의 회복을 저해하고 취약차주들의 재무상황을 악화시키는 등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는 한 정권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 2022년 10월 단기간 국채금리 급등이 영국 리즈 트러스(Liz Truss) 정부를 몰락시킨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보수당 총리 트러스는 집권후 재원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영국의 재정적자 우려를 낳았고 채권자경단(bond vigilantes)의 국채 투매로 이어지면서, 취임 한달 만에 10년 국채금리가 1.7%p 급등하고 파운드화도 7%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발생했다. 결국 이 혼란은 취임 45일 만에 트러스의 감세정책 철회와 사임으로 막을 내렸다. 국채금리의 안정적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황 성 전 한국은행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