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임시국회 ‘반쪽 출발’…여당, 67개 법안 속도전
민주당, 패스트트랙 기간 단축·필리버스터 요건 강화 등도 병행
국힘 “민주당 의총장 만들 셈인가” … 선관위 특검 추천도 대립
7월 임시국회가 여야 강대강 대치 속에서 ‘반쪽’으로 문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한 입법 독주를 예고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국회 일정 거부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에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국회 일정을 거부하자 민주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로 지연된 시급한 민생 개혁 법안들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상임위 배분 갈등 속에서도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6일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를 파행시키면 고생하는 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국민”이라면서 “민생·경제·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법안 처리가 늦어질 때마다 국민은 한 달을, 일 년을, 한 세대를 손해 보실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 발목잡기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당력을 집중할 67개 핵심 입법 과제를 선정하고 처리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민주당은 12월까지 이재명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입법을 모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상임위원회를 11대 7로 배분한 것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의치 않고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한 직무대행은 5일 고위당정회의에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를 개선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면서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기간을 단축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의 요건을 강화해 주요 입법의 장애 요인들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트트랙 기간을 75일로 단축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필리버스터 기준을 올려 입법 방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 직무대행은 또 이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에 당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3대 메가프로젝트는 속도가 곧 경쟁력이고 적기 대응이 곧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골든타임”이라며 “메가프로젝트 조기 현실화에 당·정이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전담팀을 위원회로 격상하고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맡아서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민생과 직결되는 현안에 당력을 집중시켜 야당의 협조를 여론으로 압박하겠다는 계산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고위당정회의 후 “3분기 중점 추진 법안을 선정하고, 부처 간 이견이 없는 법안은 신속 조정하는 등 적기 입법을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본회의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법안이 200개가 넘는다”며 “정기 국회 전 경제 민생 관련 법안을 중점적으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의 일방적인 상임위 운영과 법안 처리를 다수의 폭거로 규정하며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특히 필리버스터와 패스트트랙 제도 개선 추진에 대해서는 국회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하고 다수 의석을 앞세운 입법 독주를 제도화하는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법사위를 독식하는 것으로 모자라 사실상 필리버스터를 없애고 패스트트랙을 강화하겠다고 한다”면서 “국회 본회의장을 민주당 의총장으로 만들겠단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재판취소 특검을 밀어붙여야 하는데 야당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생중계되는 게 두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쟁점 법안 외에도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특검 도입을 둘러싼 줄다리기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특검 추천 방식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한병도 민주당 직무대행은 페이스북에 “통상 특검은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제3자가 추천하고, 그중 1인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전제하며 “민주당은 이번 주, 선관위 특검법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의 특검 단독 추천 요구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를 정쟁으로 몰고 가기 위한 방해 공작이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독립성과 중립성이라는 선관위의 특수성을 고려해 대한변협 등 제3자 추천이 더 현실적이고 공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특검의 중립성을 위해서는 여당 추천을 배제한 야당 추천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특검 수사대상 1호는 대통령의 ‘밥 친구’ 위철환 직무대행”이라면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장 출신이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선언을 했던 과거가 있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이다. 따라서 이해당사자 배제 원칙에 따라 민주당의 특검 추천권은 당연히 배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느닷없이 대한변협 등 제3자 추천을 꺼내들었다. 위철환 대행이 대한변협 회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수용할 수 없다”고 했고 “노태악 대법관이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임했고 현직 판사들이 시도, 시군구 선관위원장을 겸직하는 구조에서 대법원 추천 방식도 검토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소원 이명환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