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부터 모디까지…AI 인프라 기업 유치전

2026-07-07 13:00:08 게재

전력·세제 혜택 총동원

빅테크 CEO 직접 설득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뛰어드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글로벌 기술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직접 설득하는 AI 유치전에 앞장서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BC의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은 올해 들어 세계 최대 기술기업 수장들과 접촉을 늘리며 대규모 투자와 AI 인프라 사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와 생태계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프랑스와 인도는 정상 개인의 인맥과 설득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월 주최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AI 기업 수장들을 초청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가 참석했다. 프랑스 미스트랄 경영진도 함께했다.

앞서 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직접 설득해 프랑스 AI 데이터센터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하도록 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5월, 2031년까지 프랑스에 3.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프랑스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하는 750억유로 프로그램의 일부다.

손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두달 전 직접 만남을 요청해 사업 참여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문자도 주고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원전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고, 애초 제시된 2GW보다 많은 3GW를 소프트뱅크 사업에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회장은 “대통령팀과 정부팀이 매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도 올해 초 인도에서 열린 글로벌 AI 정상회의에 미국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을 초청했다. 그는 2월 회의 개막 연설에서 “인도는 AI에서 행운과 미래를 본다”며 세계 기술기업들에게 “인도에서 설계하고 개발해 세계에 공급하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일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를 만나 아마존의 480억달러 규모 인도 투자를 환영했다. 이 가운데 210억달러는 AI서비스와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전산망 구축에 투입된다.

인도는 아직 첨단 반도체를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하고, 미국이나 중국의 선도 모델에 견줄 대규모 기반모델도 보유하지 못했다. AI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를 잇따라 만나 인도의 AI 생태계 구축 지원을 약속받았다.

인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 최대 투자를 유치했고, 구글은 미국 밖 최대 AI 허브를 인도에 짓기 위해 1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모디 정부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인도에 AI 데이터센터를 짓도록 장기 세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네덜란드 ASML은 인도 타타일렉트로닉스의 300㎜ 반도체 공장에 첨단 노광 장비와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인텔의 립부 탄도 타타일렉트로닉스가 생산하는 반도체의 잠재 구매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도는 해외 AI 모델과 컴퓨팅 하드웨어 의존도가 높아 다른 나라의 수출통제에 취약하다. 모디 총리가 자본과 기술 유치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이런 절박함이 깔려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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