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외 투자개발사업, 공공과 민간이 함께 길을 열다
우리 기업들은 세계 곳곳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해외건설 강국으로 성장시켜 왔다. 이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글로벌 인프라 시장은 사업 기획 단계부터 투자와 금융, 운영을 함께 고려하는 투자개발사업(PPP)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공항 철도 항만 에너지 도시개발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다양한 주체가 초기부터 참여해 사업 구조를 함께 만들어간다. 해외건설의 경쟁력이 시공 기술력뿐 아니라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까지 연결하는 종합적인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어려움은 초기 투자 부담이다. 해외 투자개발사업은 사업 초기부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투자 회수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수한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갖추고도 자금 부담 때문에 도전을 망설이는 기업들을 현장에서 적지 않게 만나왔다.
이러한 현실은 공공의 역할에 대해서도 새로운 고민을 던진다. 공공은 단순한 지원기관을 넘어 민간과 함께 위험을 분담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해외 투자개발사업에서는 공공의 신인도와 민간의 기술력, 사업 역량이 결합될 때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
해외사업 시각과 접근 방식 변화 필요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기업매칭펀드(Corporate Partnership fund, COPA)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매칭펀드는 기업이 발굴한 해외사업에 KIND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는 민관 협력 모델이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최대 20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에는 최대 50%,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최대 3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에는 최대 60%까지 투자해 기업 규모에 맞는 맞춤형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정부도 지난해 해외건설 정책 방향을 통해 투자개발형 사업 확대와 정책금융 지원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기업매칭펀드는 이러한 정책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민간의 사업 발굴 역량과 공공의 투자 지원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KIND는 2018년 설립 이후 다양한 해외 투자개발사업에 참여하며 사업 발굴과 투자, 금융조달 사업관리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특정 기관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더 많은 기업과 공유될 때 더욱 큰 가치를 갖는다.
기업매칭펀드는 개별 사업 지원을 넘어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 역량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앞으로 KIND는 기업매칭펀드 외에도 해외 국부펀드, 글로벌 디벨로퍼 등과 다양한 협력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해외 투자개발사업에 보다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가기 위해서다.
해외건설 새로운 도약의 기회
해외건설의 미래 경쟁력은 공공과 민간이 각자의 강점을 연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에서 나온다.
위험은 함께 나누고 기회는 함께 만들어갈 때 우리 해외건설은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