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대통령에 ‘부동산 면담’ 거듭 요청
집값 상승, 전월세 품귀 … 대책 시급
정부-서울시 민생협력 가능성 주목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대책을 놓고 마주 앉을까.
7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대통령실에 부동산 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설명하기 위한 면담을 거듭 요청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정상화와 공급 확대 방안, 서울 부동산 시장 동향 등을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대통령실 입장에선 야당 소속 서울시장과 별도 회동을 하는 데 따른 부담이 적지 않다. 국무회의라는 공식 채널에서 의견을 개진하면 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이같은 정치적 셈법만 따지면서 적당히 넘어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표에서 위기가 드러난다. 지난 3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향후 1년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55%로 내릴 것이라는 응답(14%)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46%로 ‘잘하고 있다’(26%)보다 20%p 높았다. 서울 아파트값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매매시장 불안은 전세시장으로 번지고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비중 확대는 실수요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과 청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은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착공 감소와 공사비 상승이 맞물리면서 몇 년 뒤 공급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도 공급 부족을 인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향후 2년간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 9만5000호를 매입임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민간 공급만으로는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공공주택 사업 역시 인·허가 지연과 사업비 증가 등으로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곳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 확대를 위한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역할 분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택시장의 방향은 수도권은 물론 지방 주요 도시의 가격 흐름과 기대심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며 “적어도 주택 분야에서는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정책 공조가 다른 지방정부와 협력 보다 더 크게 주목받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셈법 보다 정책 협력을 = 6.3 지방선거 역시 부동산 민심을 확인한 선거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집값과 전월세 부담, 공급 부족 문제가 생활밀착형 이슈로 부상하면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표심에도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 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시장 안정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치적으로만 보면 회동이 성사되기 어렵지만 가뜩이나 불안한 시장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며 해법을 찾는 모습은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집값과 공급은 민생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부동산은 지방정부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며 “정치적 유불리나 회동 성사 여부와 별개로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통로는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시장엔 주가, 금리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들만 잔뜩 포진해 있다‘면서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불안 등 복합 위기가 증폭될수록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정책 협력 차원의 만남과 대화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