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위험 다시 고개…브릿지론 넘어 본PF로 확대

2026-07-14 13:00:0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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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이후 미분양 사업장 빠르게 증가

정리·재구조화 둔화에 건전성 ‘빨간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착공 이전 단계인 브릿지론에서 준공 이후 본PF 사업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완공 이후에도 미분양과 매각 지연으로 자금 회수가 어려운 사업장이 늘면서 본PF 부실이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리·재구조화 속도까지 둔화되면서 PF 건전성에도 다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1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동산PF 전 금융권 현황 점검을 벌인 결과 올해 2분기 경·공매를 추진 중인 PF 사업장의 평균 잔액은 11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경·공매 사업장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본PF 사업장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경·공매 추진 본PF의 분기 평균잔액은 1분기 1조5700억원에서 2분기 2조4300억원으로 55% 급증했다. 전체 경·공매 사업장에서 본PF가 차지하는 비중도 16.8%에서 20.6%로 높아졌고 6월말에는 23.6%까지 확대됐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일부 사업장이 완공 이후에도 분양 진척 및 매각이 지연되면서 부실우려 사업장으로 분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기존에는 브릿지론 단계의 미착공·미준공 리스크가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완공 이후에도 분양성과 부진 또는 매각 지연으로 회수 가능성이 저하되는 본PF 사업장의 리스크가 점차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장 형태별 잔액 비중을 보면 오피스텔(15%), 기타주거시설(15%), 기타업무시설(13%), 근린생활시설(11%), 물류센터(11%) 등이다. 주로 완공된 지방 오피스텔, 수도권 기타주거시설 및 물류센터 사업장의 신규 유입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신평은 “본PF 만기도래와 분양성과 부진 장기화 흐름을 감안할 때 본PF 사업장의 편입 증가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법원경매정보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경매 매각률과 매각가율이 24년 하반기를 피크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 5월 기준 매각가율은 58.2%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리·재구조화 속도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지난해 3분기 3조8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규모는 지난해 4분기 2조원으로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4000억원까지 급감했다. 전분기 대비 경·공매·수의계약·상각 등을 통한 정리 규모는 1조5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재구조화는 5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사업성이 악화돼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 또는 ‘부실우려’로 분류된 PF 사업장의 신규 유입은 2조1000억원 증가했다. 한신평은 시장금리 상승과 부동산시장 양극화 등 비우호적인 시장여건이 지속되면서 사업장 정리·재구조화 실적이 둔화되고 유의·부실우려 사업장도 다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 결과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올해 3월말 금융권 PF 익스포저는 169조8000억원으로 2023년말 231조1000억원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사업성 평가와 구조조정으로 PF 규모 자체는 꾸준히 줄고 있다. 하지만 ‘유의’ 또는 ‘부실우려’ 사업장은 지난해말 14조7000억원에서 올해 3월말 16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P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에서 9.7%로 상승해 건전성 개선 흐름이 4개 분기 만에 꺾였다.

사업장 정리가 지연되는 배경에는 경매시장 위축도 자리하고 있다. 경매시장 악화로 매각가율이 급락하면서 담보 처분 가격이 낮아지고, 이는 경·공매를 통한 사업장 정리 지연으로 이어져 담보가치 회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2분기 평균 잔액 기준 경·공매 추진 사업장 잔액은 지방이 5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인천·경기는 4조5000억원(40%), 서울은 1조원(8%)이다. 인천·경기는 올해 상반기 들어 아파트 및 물류센터 사업장의 재편입, 기타주거시설의 신규 편입 등이 이어지며 전 지역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한신평은 “지방의 경우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경·공매 추진 사업장 잔액이 증가하거나 해소가 정체되는 모습”이라며 “부울경은 전분기 중 일부 사업장 정리가 이뤄졌으나 2분기에는 완공 오피스텔, 의료시설, 근린생활시설 및 경남 소재의 대규모 부지 유입으로 잔액이 재차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대전·충남·충북은 완공 오피스텔·기타업무시설과 대규모 주상복합 부지 편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제주 역시 연립주택 및 타운하우스 사업장 편입으로 잔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강원과 광주·전남·전북은 유의미한 사업장 정리가 제한되면서 잔액 해소가 지연되고 있다.

서울은 올해 1분기까지 경·공매 추진 사업장 규모가 감소세를 보였으나 2분기 중 대규모 기타주거시설 목적의 부지가 신규 유입되면서 잔액이 늘었다.

한신평은 “향후 본PF 사업장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는 과정에서 분양성과 부진 및 매각 지연이 지속될 경우, 관련 익스포저의 자산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낮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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