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 라파서 최소 35명 사망

2024-05-27 13:00:00 게재

이스라엘군 라파 서부 난민촌 공습 … 하마스는 텔아비브 겨냥해 로켓 발사

26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난민 거주 지역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사회의 만류와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공격중단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텔아이브를 향해 수개월만에 로켓 공격을 진행했다. 주변국들의 중재로 진행 중인 휴전협상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군사적 충돌은 수많은 민간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이 라파 서부의 탈 알술탄 피란민촌에 공습을 가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아직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으며, 이번 공습 지역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라파에 있는 야전병원에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고 다른 병원에서도 많은 환자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라파에서의 공격을 ‘대량 학살’로 묘사했으며 미국이 무기와 자금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라파에 있는 쿠웨이트 병원에 도착한 주민 한 명은 로이터 통신에 “공습으로 텐트가 불탔고, 텐트도 녹아서 사람들의 몸도 녹아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습은 가자지구에서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부를 겨냥한 하마스의 로켓사격이 있은 지 몇 시간 만에 단행됐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로켓 공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여만의 일이다.

하마스 알카삼 여단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성명을 통해 “시온주의 민간인 학살”에 대응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라파는 텔아비브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하마스 로켓 공격으로 텔아이브는 물론이고 헤르츨리야, 크라파 샤리야후, 라맛 하샤론, 페타 티크바 등에서도 로켓 경보가 울리고 방공망인 아이언돔이 작동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 로켓 공격으로 대피 과정에서 1명이 경상을 입은 것 외에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ICJ는 지난 24일 이스라엘에 “라파에서 군사 공격 및 다른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인의 생활 여건 전체 혹은 일부에 대한 물리적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라파에 숨어 있는 하마스 무장세력을 근절하고 그 지역에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질들을 구출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늦게 전쟁 내각을 소집해 라파에서의 지속적인 작전을 논의했고, 실행에 옮겼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 장관 베니 간츠는 라파에서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 방위군이 하마스가 활동하는 모든 곳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요아프 갤란트 국방장관은 라파에서 작전 평가를 갖고 “지하군 작전과 하마스 대대 해체를 목표로 하는 추가 지역에서의 작전 심화”에 대해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세로 팔레스타인인 약 3만6000명이 숨졌다. 이는 하마스 무장세력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0명 이상의 인질을 붙잡은 후 곧바로 시작된 이스라엘군의 하마스 소탕작전 결과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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