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OT BOOKS <당신이 더 귀하다>
2025-02-19 12:55:20 게재
사람을 살리는 글쓰기
당신이 더 귀하다
‘소방관’ 하면 방화복을 입고 화재를 진압하거나 조난당한 사람을 구조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아픔의 최전선에서 어느 소방관이 마주한 것들’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8년 차 소방관인 저자가 119 구급대원으로 일하며 현장에서 마주한 삶과 죽음을 진솔하게 기록한 에세이다. 서른세 살에 늦깎이 소방관이 된 저자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다가 글쓰기를 시작했다. 죽음을 준비하는 글을 쓰면서 삶을 돌아본 그는 구급차를 타면서 만난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결심한다.
이 책에는 구급차를 불러 구급대원에게 간편 식품을 계산해달라던 남자, 투신자살한 열두 살 아이, 술 취한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은 고등학생 등 사회의 그림자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았던 아픈 삶이 기록되어 있다. ‘오늘 자살하는 너에게’라는 글은 죽을 마음을 먹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이 글에는 구급대원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저자가 경험에서 우러나는 따뜻한 조언이 담겼다. 세상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하는 작가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책이다. 삶이 힘겨운 이들에게 추천한다.
글 정유미 자유기고가 puripud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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